
3일 전
[기회기자단] 마을에서 자란 청년, 마을을 바꾸는 시민으로
[천고은 기자]
청소년, 청년, 마을을 잇는
MZ청년활동가 박기병 님 인터뷰
2000년생 청년 박기병 님은
고양시 청년정책협의체장,
화정1동 주민자치회 부회장,
마을공동체 ‘달빛누리’ 대표로서
고양시 곳곳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청소년재단에서의 참여 활동으로 시작해,
선배 청소년, 청년 정책활동가,
마을 공동체 활동가로 이어진
그의 여정은 개인의 성장이
마을의 변화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그의 진심과 실천을 더 깊이 들여다봤습니다.
Q. 자기소개와 현재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박기병이고요,
그냥 마을에서 놀고 있는 청년입니다.
마을에서 자란 청소년이었고,
지금은 청년이자 주민으로서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 현장에 참여하고 있는
한 사람의 시민이에요.
돌아보면, 제가 해온 모든 활동은 결국
‘참여와 자치’라는 키워드로 수렴됩니다.
청소년, 청년, 마을이라는 세 키워드를 바탕으로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현장에서 실천하며,
정책적으로 풀어내 보고자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Q. 청소년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고등학교 시절 학생부장쌤의 호출로
고양시 청소년의회를 접했어요.
1대 의장을 맡으면서
청소년 참여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당시엔 몰랐지만, 그때의 경험이
9년째 청소년 정책 현장에 머무르게 한
큰 원동력이 되어주었네요.
영국 정치학자 캐롤 페이트먼이 말했듯,
참여는 참여에 필요한 바로 그 역량을 배양합니다.
청소년분들께,
학교나 지역 청소년시설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넓은 단위로 참여 경험을 넓혀가길 추천해요.
당사자로서 경기도 청소년참여위원회나
최근 출범한 경기도미래세대재단에서
다양한 참여 기회를 활용해 보세요.”
Q. 청소년 활동에서 느낀
가장 큰 가치는 무엇인가요?
“조금 평범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저는 ‘효능감’이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뭔가를 바꿔볼 수 있다는 믿음이죠.
변화를 상상해 볼수록,
실천할수록,
들여다볼수록
이 효능감은 높아집니다.
나의 제안이 실현되었을 때의 성취감은
청소년 시절에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성장동력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2019년에 제안해 채택·실현된
‘청소년 조언 자판기, 마음선물’이 떠올라요.
청소년의 제안이 그저 서류 몇 장에 그치지 않고,
예산을 투자할 만큼 가치 있음을
보여준 순간이었어요.
이 조언 자판기는 현재까지도
화정청소년자유공간 앞에서 조언과 위로가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선배 청소년이 직접 작성한 조언과
선물을 연결해 주고 있습니다.
Q. 청년정책협의체장으로서의
비전과 목표를 말씀해 주세요.
“이제 청년정책은 단순 예산지원을 넘어
인구 정책의 일환으로 봐야 해요.
주거, 일자리, 결혼, 문화, 커뮤니티 등
모든 의제에 대해 각각의 당사자만큼이나
깊이 알기란 어려워요.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참여 경험을 바탕으로
그분들과 최대한 가깝게 놓여보고자
치열하게 고민해 보려 합니다.
나아가 청년 당사자의 삶과 목소리가
지역사회로 연결되고 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는
기반을 시도해 보려 해요.
마을과 청년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순환고리를 만드는 일이
제가 맡은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저는 청년세대를 어른과 청소년을 잇는
사회적 연결고리의 지점으로 봐요.
각각의 세대가 단절이 아닌
연속선상에 놓일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특히 청소년기부터 멋지게 성장해 온 청년들이
지역 안에 머물며 지속적으로 연습할 수 있도록,
참여 기반과 여러 중간 지원 조직이 어울려 작동하는
구조를 갖추는 데 기능해 보고 싶습니다.”
Q. 마을공동체 ‘달빛누리’에서의
활동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달빛누리’는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달빛마을1단지) 주민들과 구성한
작은 실험실이에요.
함께 내어보고 참여하려는 ‘주민’의 가능성을
마주하는 공간입니다.
‘머물며 생각하지 않고 실천하기’라는 슬로건처럼,
주민이 직접 우리 마을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 방안을 실행에 옮기는
리빙랩(Living Lab)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사무소에 불만을 이야기하며
단순히 해주길 바라기보다는,
그 에너지를 ‘우리가 직접 해보자’는
실천 동력으로 전환해봐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이건 단순히 아파트 단지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Q. 앞으로의 활동 목표와 방향은
무엇인가요?
“생짜 시민은 없어요.
참여도 엄청난 훈련과 연습이 필요하죠.
지난 9년간 마을에서 참여의 감각을 익혀왔어요.
먹고사는 문제도 있으니,
그간 벌려놓은 일을 정리하며
‘지속가능한 주민자치 모델’을 정립해 보려 해요.
모쪼록 ‘달빛누리’에서 주민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작은 실천들이 하나의 생활 속 실험이자
좋은 공동체 사례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민이 직접 제안하고 실천하며
때론 실패도 겪는 그 과정에서
자생적인 공동체를 가꿔나갈 수 있다고 믿어요.
그런 크고 작은 사례들이 고양시를 넘어
더 넓은 지역의 공동체 담론으로 확산되길 바랍니다.
이런 참여의 이야기를 학문과 현장, 정책이라는
세 가지 축을 가지고 계속해서 풀어가고 싶네요.”
Q. 마지막으로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참여는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게 아닙니다.
저는 여러분이 ‘처음’만큼은
꼭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사는 동네와 마을에서 좋은 이웃들과 연결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경험은
생각보다 큰 자산이 됩니다.
학교 안·밖에서, 집 근처에서,
내가 속한 공동체에서부터 시작해 보세요.
때가 되면, 평생 머무를 줄 알았던
학교를 졸업하거나, 직장을 옮기는 등
자연스럽게 소속감이 흔들리는 순간이 옵니다.
그럴 때 마을에서 함께할 수 있는 이웃이 있다는 건
생각보다 든든한 힘이 됩니다.
지금은 경시되곤 하지만,
그 연결된 감각, 공동체성의 매력을
더 많은 청소년과 청년들이 맛보았으면 해요.
당사자로 용기내어 참여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변화를 만들어내는 주민입니다.”
지금까지 MZ청년활동가
박기병 님과의 인터뷰였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며
단순한 직책이나 활동을 넘어,
한 사람의 청소년이 마을의 청년이 되고,
시민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따라가 볼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고양시민으로서
화정역 근처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청소년 조언 자판기 마음선물’이
박기병 님의 제안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참여가 실제로 마을의 모습과 사람을 바꾼다는 걸
새삼 실감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인터뷰 내내 박기병 님이 강조한 ‘당사자성’은
주민자치와 정책 참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였습니다.
제안을 하는 사람,
문제를 인식하고 실천하는 사람,
그 당사자의 자리에서
더 많은 청소년과 청년,
그리고 주민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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