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이 된 <서오릉>에 방문했습니다

2024년 5월 17일,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새롭게 출범하였습니다. 재화적, 사물적 개념을 가지고 있던 ‘문화재’에서 유네스코 등 국제 기준에 좀 더 부합하고 미래의 가치를 담은 ‘국가유산’으로 대대적인 명칭 전환을 시도한 것입니다. 이 ‘국가유산’의 가치를 많은 국민과 함께 누리기 위하여 5월 15일부터 5월 19일까지 전국 총 76개소 유료 관람 국가유산을 무료로 개방하였습니다. 무료 개방되는 국가유산에 고양시의 서오릉이 포함되어 방문을 해 보았습니다.

서오릉 입구 옆에는 역사문화관(관리소)이 있어 입장하기 전에 역사문화관에 들렀습니다. 서오릉을 포함한 ‘조선왕릉’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능, 원, 묘로 분류하는 왕실 무덤의 종류 등이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서오릉의 전경을 VR로 살펴볼 수 있었는데요. 무덤을 보호하기 위해 무덤 주변에는 접근할 수가 없지만 이 VR을 통해 무덤 주변에 세워진 동상들을 눈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서오릉에 입장하기 전에 역사문화관도 꼭 들러보세요!

서오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조선왕릉 중 하나로, ‘서쪽에 있는 5기의 능’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구리 동구릉 다음으로 규모가 큰 조선왕릉군입니다. 창릉, 경릉, 명릉, 익릉, 홍릉 등 5기의 능과 순창원 및 수경원 등 2기의 원, 대빈묘 등 1개의 묘로 구성됩니다. 능은 왕과 왕후, 황제와 황후의 무덤, 원은 왕의 친부모, 왕세자와 왕세자빈, 황태자와 황태자비의 무덤, 묘는 왕족과 후궁, 폐위된 왕과 왕후의 무덤을 가리킵니다. 조선 왕실의 무덤은 신분에 따라 명칭을 다르게 했고, 무덤 규모와 장식물의 개수도 다르게 하였다고 합니다.

조선왕릉 중 두 번째 규모이자 총 8개의 무덤이 있는 만큼, 서오릉은 매우 큰 규모를 자랑했습니다. 평소에 잘 걷지 않는 저는 약간 힘이 들었지만 서오릉을 산책하며 푸르른 5월의 자연을 만끽하는 관람객들이 많았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은 건축적 가치뿐만 아니라 도심 속에 보존된 생태계로서의 가치도 인정받았습니다. 서오릉은 인구 100만의 고양특례시의 대표 문화유산이자, 허파의 역할, 최고의 자연 휴식처가 되고 있었습니다.

또한, 제가 방문한 5월 17일에 서오릉에 새로운 역할이 추가된 것을 보았습니다. 바로 문화공간인데요. 다음 날인 5월 18일에 예정된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익릉 앞 마당에 무대와 의자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음악 속 왕릉 이야기’라는 제목의 공연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창작주체 지원사업에 선정된 작품입니다. 조선왕릉의 이야기가 담긴 음악과 인류무형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음악까지 다채로운 국악 공연이 펼쳐졌을 서오릉의 모습을 상상해 보니 다음 공연에는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왕과 왕후의 무덤이 있는 서오릉에는 능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석물이 있었습니다. 관복을 입고 왕을 보좌하는 문인 모습의 석물인 문석인, 갑옷을 입고 왕을 호위하는 무인 모습의 석물인 무석인, 문석인과 무석인 뒤나 옆에 두는 말 모양의 석물인 석마, 왕의 혼이 노닌다는 석상(혼유석)이 그것인데요. 멀리서나마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역사문화관 VR을 통해 자세한 모습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우리 지역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방문은 처음이었습니다. 이번 방문은 우리 지역을 잇는 과거와 현재를 재발견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소중한 우리의 국가유산을 함께 나누고 지키며 미래 세대에 온전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