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가져다준 자연의 정취와 고요함을 느낄 수 있는 '대청정'

입동이 지나고 나니, 서서히 찾아오던 가을이 온 세상을 물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급격한 기온 변화 탓인지 단풍이 들기도 전에 낙엽이 떨어지는 모습이 조금 허탈하게 다가왔습니다.

나뭇잎들이 단풍이 들기도 전에 서둘러 땅으로 떨어져 버리는 모습에서 기후의 변화 영향을 받은 계절이 우리에게 주는 잔잔한 아쉬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대청호를 따라 펼쳐진 대청정으로 가는 길목에는 ‘로하스 가족공원(대청호 로하스 캠핑장)’이 일시 폐쇄 중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습니다.

연간 4만여 명의 야영객이 찾는 대전의 명소 ‘대청호 로하스 캠핑장’ 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금강청)이 상수원보호구역에 위치한 이 캠핑장에선 야영·취사를 해서는 안 된다며 사실상 ‘폐쇄’ 통보를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청댐 옆에 위치한 보조여수로는 여전히 장엄한 모습을 유지하며, 강렬한 햇살이 반사되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대청댐 보조여수로는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 빗물을 저장하고 대청댐의 물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그 풍경은 넓은 대청호와 달리 또 다른 강렬함을 주는데, 날카롭게 빛나는 태양과 호수 위로 반사되는 햇살이 만들어내는 강렬한 빛을 사진으로 담다 보니 눈앞에 검은 잔상이 생겨 한동안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해야만 했습니다.

대청정으로 이어지는 지명산 둘렛길에는 노랗고 붉은 낙엽들이 가득 쌓여 발걸음을 더디게 하지만, 동시에 마음을 가볍게 해줍니다.

그 길목을 따라 걷다 보면 문득 억새 군락이 호수에 비친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장면은 입이 벌어질 만큼 아름답습니다. 억새들은 한결같이 바람에 흔들리며, 호수 위로 반영된 그 모습은 정적이면서도 역동적인 가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둘레길 산책로에는 한때 구절초가 무성하게 피어났던 곳이 있지만, 이제는 듬성듬성 몇 송이만 남아 예전의 화려함을 아련하게 떠올리게 합니다.

예전에 자작나무 숲을 조성하기 위해 심어졌던 자작나무들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운 자작나무 몇 그루는 기후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쓰러져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자작나무는 추운 지방에 잘 적응하지만 따뜻하고 습한 기후에는 취약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기후 변화에 따라 그 생장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 모습에서 자연의 순리와 기후 변화의 엄중함이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대청정으로 이어지는 나무 데크길에서는 조리개를 조여 빛 갈라짐 현상을 포착할 수 있는 장면들이 이어졌습니다. 가늘게 퍼져 나가는 빛살과 카메라 렌즈의 플레어는 고민이나 잡생각을 떨쳐주는 길잡이가 되어 준 것만 같았습니다.

올해 장마로 인해 대청정으로 가는 길이 잠겼었지만, 지금은 안정된 모습을 되찾아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호수와 단풍이 어우러진 광경이 방문객들을 맞이합니다.

대청정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다 보면 가을이 남긴 평온함과 함께, 세월의 흔적들이 겹겹이 쌓인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대청정 안에서 바라본 호수는 고요하게 우리를 맞이하며, 잔잔한 가을날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대청정에서 맞이한 가을의 풍경은 계절이 가져다주는 자연의 정취와 고요함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입동이 지났어도 여전히 깊은 가을을 품은 대청정은 사색의 길을 따라 조용히 걷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습니다.

약 1km 정도만 걷다 보면 대청호의 고요함과 아름다움을 나만의 것으로 느낄 수 있는 '대청정'을 찾아 산책해 보는 것을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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