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충남 논산시 양촌면 중산리에 위치한 천년고찰 쌍계사와 부도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쌍계사 입구에 승려들의 사리와 유골을 봉안한 부도 9기를 모아놓은 부도군이 있습니다.

그동안 낡은 철재 울타리로 경계를 쳐 놓았는데요. 최근 한옥 양식으로 부도군을 새롭게 조성했습니다.

충청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쌍계사 부도는 조선시대의 부도 양식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라고 합니다.

9기의 부도 중에서 6기는 종 모양의 종형부도이며 나머지 3기는 지붕돌을 갖춘 방형부도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부도군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문이 열려 있었는데요.

크고 작은 모양의 부도들이 일렬로 가지런히 앉은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동안 쌍계사의 부도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쌍계사를 주차할 곳이 없어서 쌍계사를 둘러본 후

일부러 부도를 보기 위해 걸어서 이동하는 것이 불편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부도군을 새롭게 조성해 놓으니 쌍계사 경내와 함께 꼭 둘러봐야 할 장소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지붕돌을 얹은 방형부도입니다. 130cm 정도로 종형부도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연꽃무늬 기단부와 사각의 지붕돌 장식이 아름답습니다.

종형부도 중에 혜찬대사의 부도입니다.

쌍계사 부도군에서 유일하게 부도의 주인을 알려주는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종형부도도 지붕돌을 얹은 방형부도와 마찬가지로 연꽃무늬 지대석에 놓여 있는데

어떤 것은 앉은 채로 입적한 어느 고승의 자태처럼 느껴지도 합니다.

옛 부도군에 없던 제단이 새로 생겼습니다.

그동안 많은 사찰의 부도를 보았지만 제단이 있는 부도군은 처음인 듯합니다.

제단은 원시종교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제사를 지닐 때

재물을 바치는 유교문화에 의해 축조되고 일반화된 것으로 압니다.

그런데 불교 승려의 묘탑에 제단이라니 제단을 만든 연유가 궁금합니다.

부도의 끝자락에 쌍계사 중건비가 있습니다.

앞면에는 쌍계사의 중건 시기와 내력이 적혀 있고,

뒷면에는 시주자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중건비에 의하면 쌍계사는 고려 후기에 중건되었지만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조선 영조 15년에 건립되었다고 합니다.

▲ 쌍계사 봉황루

그동안 쌍계사를 찾을 때마다 봉황루부터 시작해

대웅전, 관세음보살 좌상, 그리고 마지막에 부도를 둘러보았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반대로 부도부터 찾게 되었습니다.

주객전도라는 말처럼 새로 단장한 쌍계사 부도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기 때문입니다.

봉황루 밑을 지나 계단을 올라서니 강아지 한 마리가 보입니다.

어미 개는 목줄을 묶어 놓았지만 강아지는 탁발하러 나온 어린 승려처럼 경내를 돌아다니며 방문객의 사랑을 독차지합니다.

▲국가유산 보물로 지정된 논산 쌍계사 대웅전

쌍계사 대웅전은 1964년에 보물 제408호로 지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가유산 지정번호 제도가 개선되면서 그냥 보물로 지칭하게 되었습니다.

쌍계사 대웅전의 볼거리 중 으뜸은 보물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과 닫집, 문살에 새겨진 꽃무늬입니다.

대웅전의 문짝마다 연꽃, 난초, 모란, 국화, 작약, 무궁화 등 6가지의 꽃무늬가 새겨져 있는데

단언컨대 우리나라 최고의 꽃살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쌍계사의 또다른 보물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 위에 지은 적멸궁, 칠보궁, 만월궁을 닫집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으며 섬세하고 화려한 장식이 돋보입니다.

▲ 논산 쌍계사 관세음보살 좌상

보물로 지정된 쌍계사 대웅전,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 충청남도 문화재자료인

부도와 함께 불자, 방문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관세음보살 좌상입니다.

문화유산도 아니고 근래에 만들어진 석불인데 '비가 와도 얼굴이 젖지 않는 불상'으로 유명합니다.

제가 쌍계사를 방문한 날도 소나기가 내렸는데 여전히 신비로운 현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논산 쌍계사의 부도군부터 대웅전, 관세음보살 좌상까지 둘러본 후 대웅전 처마 밑에서 잠시 소나기를 피했습니다.

쌍계사는 논산 시내에서 제법 떨어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서 쉽게 찾기 어려운 곳인데요.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는 말처럼 누구나 쌍계사를 한 번 방문하면 반드시 다시 찾게 될 것입니다.

여름 더위가 꺾일 줄 모르고 연일 무덥기만 합니다.

하지만 불가의 말씀 중에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라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처럼 무더위도 마음먹기에 따라 다스릴 수 있을 것입니다.

논산 쌍계사를 여행하며 여름 산사가 주는 청량한 향기를 맡아보시기 바랍니다. [서포터즈 장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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