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일 전
도덕산 여름 꽃길 걸어요
도시민의 삶은 숨 가쁘게 돌아간다.
그래도 산에 안기면 여유를 찾는다.
숲을 보고, 꽃 냄새를 맡으면 복잡한 머리가 맑아진다.
그래서 시간만 되면 도덕산에 오르는 이유이다.
산으로 가는 길에 꽃과 눈 맞춤이 즐겁다.
먼저 눈길을 잡는 꽃은 수국이다.
탐스러운 보라색 꽃송이가 꽃다발처럼 풍성하다.
야생화공원에 접근한다.
산수국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꽃이 핀지가 한참 지났는지 생기는 없다.
도덕산 야생화공원이다.
하지를 지나고 여름 문턱을 넘었지만 꽃들이 피고 있다.
바다채송화라고 부르는 송엽국이 반짝거린다.
손바닥만한 야생화공원을 한 바퀴 돌아간다.
한편에 늦둥이 붓꽃이 보인다.
이미 씨방을 맺고 있는 시기에 뒤늦게 핀 꽃이 애처롭다.
여름꽃인 금계국이 노란 물감을 뿌리고 있다.
늦은 봄부터 초가을까지 피는 꽃인데 이른 폭염에 많이 시달린 모습이다.
어제 비가 내렸지만 형색이 초췌하다.
야생화공원에 생소한 꽃들이 등장하고 있다.
매년 공원을 가꾸면서 외래종을 많이 식재하고 있다.
이 꽃 역시 올해 처음 보는 꽃이다.
왕원추리가 하늘 높이 자라고 있다.
참나리 꽃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지금 야생화공원 언덕에 왕원추리가 주인공인다.
기린초를 끝으로 야생화공원 꽃탐방을 마감하다.
공원 중심으로 가는데 빨간 꽃이 유혹한다.
금계국 옆에 접시꽃이다.
빨간 접시꽃이 매혹적이다.
접시꽃 주변을 한참 머물다가 산으로 간다.
산허리를 돌아서 도문산으로 출발한다.
호젓한 길이 길게 이어지고 굽어지며 휘돌아간다.
산 허리를 들어 올리지만 가파르다 할 정도는 아니다.
도문산 정상까지 구간도 짧다.
도문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 까치수영이 피었다.
이곳에 며느리밥풀꽃이 있던 곳이다.
등산로를 정비하면서 며느리밥풀꽃이 사라졌다.
도문산 정상으로 헉헉 거리며 오른다.
길가에 중나리가 피어 있어야 하는데 보이질 않는다.
길섶이 예초기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중나리와 눈 맞춤을 못한 아쉬움 뒤로하고 오르니 도문산 정상이다.
어제 비가 내린 덕분에 하늘이 맑다.
저 멀리 인천방향이 가깝게 다가온다.
도문산 정상에서 도문산 사거리로 발길을 옮긴다.
중나리를 만나지 못했지만 하늘말나리를 기대한다.
길가 산초나무 가지 거미줄에 바람을 타고 가다 덜컥 걸린 나비가 발버둥 친다.
능선길에 숲이 울창하다.
인공폭포 출렁다리를 지나서 도덕산으로 간다.
길섶에 기웃거리며 풀꽃이 줄기마다 어제 내린 빗물을 머금고 윤기가 흐른다.
도덕산이 정상이 눈앞이다.
잠시 숨을 고른 안부에 노각나무 꽃이 보인다.
도문산 초입에 핀 노각나무는 모두 졌는데 도덕산 노각나무는 지금이 한창이다.
드디어 도덕산 정상에 도착했다.
팔각정 아래는 점심상이 푸짐하다.
산에서 먹는 밥상은 언제나 꿀맛이다.
도덕산 정상을 넘어서 수양고개로 내려선다.
아들과 아빠가 힘차게 산으로 오른다.
함께 가지만 둘은 말이 없다.
하늘말나리를 찾아 간다.
봄철 꽃길은 잡풀이 우거지고 길이 사라졌다.
가시밭길에 농익은 빨간 산딸기가 유혹한다.
우거진 숲 사이로 하늘이 보인다.
저 먼 곳 아파트 숲 너머 관악산이 다가온다.
울창한 숲속에서 하늘을 보면서 숨을 고른다.
하늘말나리 영접하기 참 어렵다.
우거진 숲은 정글이다.
깊은 곳에 숨어서 핀 하늘말나리가 보물이다.
드디어 찾았다. 하늘말나리
아는 사람 눈에만 보이는 꽃이다.
하늘말나리가 딱 한 송이 피었다.
나머지는 꽃봉오리만 하늘을 쳐다 보고 있다.
도문산에서 중나리 눈 맞춤은 못했지만 도덕산에서 하늘말나리 영접으로 만족한다.
도덕산 여름 꽃길 산행 발걸음이 가볍다.
광명시 온라인시민필진 학다리 (박성만)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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