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맨 끝줄 소년> 관람후기

8월의 공연들이 소개되었을 때,

"맨 끝줄 소년"에 왠지 모를 끌림이 있었습니다.

강렬한 포스터에서 오는 궁금증이 시선을 끌었고

쓰여진 공연 소개를 보며 무슨 내용일지 기대되었습니다

공연 날짜가 임박하였을 때 설렘을 느끼며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으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도 뜨거웠던 주말의 오후 그나마 부는 바람에

공연장으로 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1층 로비에 도착하여 티켓을 배부 받고

준비되어 있는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습니다.

공연시간은 총 110분인데 인터미션이 없었습니다.

약 2시간 가까이 공연이 진행된다는 정보에

살짝 긴장감도 들었습니다.

더욱이 공연의 특성상 늦게 입장하게 되면

2층으로 안내가 된다 하여 공연에 특별한 시설이

준비되어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공연장에 입장하니,

넓은 무대 위 기다란 테이블과 의자 8개 그리고

화려한 샹들리에 조명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과연 어떤 전개가 진행이 될까요?

공연은 교사가 작문 숙제를 점검하며 시작됩니다.

고등학교 문학 교사인 헤르만은 작문 숙제를 통해

학생들의 실력을 보고자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의 숙제 내용은 형편없었고

점수는 작은 점수에서 맴돕니다.

그러던 중 클라우디오의 숙제를 발견하고

흥미를 느끼게 됩니다.

클라우디오는 교실 맨 끝줄에 앉아 있는

존재감 없는 소년입니다.

그의 숙제는 같은 반 친구인 라파의 가족을 관찰하며

글을 쓴 거 같으면서 소설 같기도 한 작문이었습니다.

내용에서는 가족에 대한 클라우디오의

이상한 욕망이 드러나 있었고

헤르만의 아내는 그의 글이 위험하다며

당장 글쓰기를 중단해야 한다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헤르만은 개인 지도까지 해가며

글을 완성시키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클라우디오는 도덕적으로 위험한 상상을

현실로 옮기며 글을 썼고

헤르만에게도 위험이 도사리게 되며,

결국 클라우디오는 글을 쓰기를 마무리하며 끝이 납니다

클라우디오의 작문을 읽는 행위와 함께

클라우디오를 설명하며 전개되는 무대 위는

읽는 사람과 등장하는 사람 등 빠르게 변화되어가는

여러 장면들이 한 곳에서 이루어지며 이상하지만

이해가 되는 기획력이 매력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특별한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평범한 가족의 일상

속에 침투하여 자신이 본 내용에 관점을 입혀

글을 써 내려가는 클라우디오의 연기는

잔잔하면서도 섬찟한 느낌을 전달해 주었습니다.

헤르만은 클라우디오를 계속 지도하던 중

자신의 아내에게 다가가는 관점이 있는 글을 읽게 되어

결국 클라우디오에게 작문을 중단할 것을

요청하며 극은 마무리됩니다.

더 이상의 글을 쓰지 않겠다는 클라우디오의 다짐은

무엇이었을까요?

극은 마무리가 되었지만 무대 위에 남겨진

<상하이 5번가의 창문>이라는 제목의 그림이 주는 의미

그리고 “비 조차도 맨발로 춤추지 않는다는” 상징적인

이야기들이 주는 혼란스러움은 관객의 몫이겠지요.

"중요한 건 문학은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는 거야

우리는 더 좋은 사람들로 만들지 못해.

일반적으로 예술은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아"

-대사중-

예술이란 무엇인가?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는 예술을 통해

우리는 삶에서 무엇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을까요?

제공된 공연 안내장에서 제공된 글이 연극을 보고 난 후

예술과 결합된 내용의 그것이었음을 이해해 봅니다.

110분이 조금 넘은 시간의 연극의 마무리는 상징성,

예술성 그리고 관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다음 달의 공연도 다양한 것을 느낄 수 있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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