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 가득한 인생 2막

‘청춘카페’

남은 인생 중 가장 젊은 날은 바로 오늘이다. ‘청춘카페’의 실버 바리스타들은 즐거운 오늘과 기대되는 내일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곳에서는 인생 2막의 새로운 꿈이 피어나고 있었다.

글. 두정아 사진. 김경수


여주박물관 여마관 ‘청춘카페’에서 본 바깥 풍경

노인 일자리로 찾은 새로운 행복

밝고 활기찬 고령사회를 위한 노인 일자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요즘, 바리스타로 인생 2막을 시작한 이들이 있다. 바로 여주시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의 일환인 ‘청춘카페’의 바리스타들이다. 만 60세 이상의 바리스타 자격증을 소지한 어르신들이 카페에서 일하며 행복한 노후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근로 능력이 있는 어르신들에게 안정된 노후 생활을 보장하는 시장형 노인 일자리인 ‘청춘카페’는 지속적인 사회 참여 활동 및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건강개선과 사회적 관계 증진, 소득 보충 등을 통해 활기차고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여주에는 세 곳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2018년 첫 지점이 여주시노인복지관 내 1층에 문을 열었고, 2021년 3월 여주프리미엄아울렛에 2호점을 개점했다. 같은 해 11월 여주국민체육센터에 오픈한 3호점은 올해부터 여주박물관 로비로 이전해 새롭게 운영 중이다. 현재 1호점과 2호점에 각각 20명, 15명이 근무 중이며 3호점에는 15명의 실버 바리스타가 하루에 4시간씩 주 1~2회 근무 중이다. 실버 바리 스타들은 모두 근로계약서에 따라 일정한 급여를 받는다.

어르신들을 위한 일자리 사업은 노년층의 경제적 도움과 건강증진 모두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노인 일자리 사업 정책효과 분석 연구’에 따르면,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의 경우 건강 증진 및 의료비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업 참여 노인이 미참여 노인보다 의료기관 방문 횟수는 0.5회, 앉아서 보내는 시간은 88분 적게 나타났으며, 총 의료비 지출도 54만 6,000원이 낮았다. 또한, 자아 존중감과 삶의 만족도는 다소 증가하고 고립감은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나는야 행복한 실버 바리스타

‘청춘카페’ 3호점에서 일하고 있는 김순녀(73) 씨는 6년 차 베테랑 바리스타다. 그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재미도 크지만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출근하는 즐거움이 더 크다”라고 말한다.

“처음에 바리스타 자격증을 딸 때는 용어가 죄다 외국어라 어려움이 많았어요. 또, 머릿속으로는 이해가 되는데 몸이 잘 안 따라 줄 때도 있었죠.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선배님들이 조언도 해주고 도와주면서 열심히 이끌어줘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출근하면 ‘오늘은 어떤 손님이 오실까’ 기대감도 생기고 동료들과 함께하는 즐거움도 커서 행복합니다.”

순녀 씨는 어느덧 고참이 되어 ‘청춘카페’ 3호점의 반장도 맡고 있다. 자신을 도와줬던 선배들의 뒤를 이어 이제는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는 ‘내리사랑’을 실천 중이다.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료와 친절한 서비스를 만날 수 있는 ‘청춘카페’ 3호점은 여주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숨 쉬는 여주박물관 1층에 위치해 남한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박물관을 관람하는 가족 단위의 손님들뿐 아니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책도 읽고 휴식을 취하는 젊은 손님들도 눈에 띈다.

인기 메뉴는 아메리카노를 비롯해 생강차, 대추차 등의 전통차다. 미숫가루나 스무디, 에이드 등 봄과 여름철에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다양한 메뉴도 마련돼 있다. 음료와 곁들어 먹으면 좋은 콩빵과 다양한 과자류도 어린이 손님에게 인기다. 가격대는 점포마다 상이하지만 ‘청춘카페’에서 판매하는 메뉴와 레시피는 동일해 여느 프랜차이즈처럼 지점마다 같은 맛을 만날 수 있다. 순녀 씨는 “‘청춘카페’는 가격대가 저렴하지만, 좋은 원두를 쓴다”라며 “커피 맛이 너무 향긋하고 좋다는 칭찬을 들으면 어깨가 으쓱해진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청춘카페’는 여주에서 열리는 축제 때마다 푸드트럭으로 변신해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새로운 꿈 키우는 노년의 행복

‘청춘카페’는 최상의 서비스를 위한 고민도 함께 나눈다. 지난해 자격증을 취득한 ‘병아리 바리스타’ 박영선(61) 씨는 선배들의 도움을 받으며 카페 업무를 익혀가고 있다. 영선 씨는 “카페라테는 거품이 생명인데, 아직은 좀 더 수련이 필요하다”면서 “그래도 손님들이 ‘이 나이에도 이렇게 멋있는 일을 할 수 있구나’라며 ‘나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하실 때 큰 보람을 느낀다”라며 활짝 웃었다. 업무를 익히는 과정과 고객과의 소통에서 얻는 성취감은 출근을 즐겁게 하는 이유다.

조경희(63) 씨는 대안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7년 전, 바리스타 자격증에 도전했다.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를 제공하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한 것. 새로운 경험을 하고 다양한 일에 도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교육을 위해 자격증을 땄지만, ‘청춘카페’를 통해 인생 2막을 살게 되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오늘은 남은 인생 중 가장 젊은 날이잖아요. 건강이 허락한다면 행복을 더 적극적으로 누려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듯이,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지 느끼고 있습니다.”

카페 일이 익숙해지면서 스스로 한층 성장했다는 보람도 느꼈다는 경희 씨는 “도전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라며 “내가 행복하고 즐거워질 수 있다면 뭐든 도전해보기를 추천한다”고 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다 보면 또 다른 꿈을 그려보기 마련이다. 영선 씨는 “나중에 사랑방 같은 작은 카페를 운영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라며 “소중한 인연을 이어갈 수 있는 공간, 힐링을 할 수 있는 공간이면 좋을 것 같다”고 말 한다. 삶의 활력을 찾고 새로운 꿈을 꾸기도 하는 공간. ‘청춘카페’에는 오늘도 바리스타들의 행복한 웃음꽃이 피어오른다.


여주 ‘청춘카페’ 투어 어때요?

1호점

여주시 여흥로160번길 27 여주시노인복지관 내

2호점

여주시 명품로 360 여주프리미엄아울렛 내

3호점

여주시 신륵사길 6-12 여주박물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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