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시줄다리기 첫째날에 열린 제례행렬

충남 당진시에서 4월 10일부터 13일까지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일원에서 기지시줄다리기 축제가 열렸습니다. 올해는 기시시줄다리기축제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오른지 10주년을 맞는 해로 당진시는 이를 기념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는데요.

특히 올해 축제에는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 공동 등재국이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기지시 마을 당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기지시줄다리기 축제의 막이 오르는데요. 오늘은 첫날 진행한 마을 당제 현장을 밀착 취재해 소개하겠습니다.

당제기수단은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로 이뤄지는데요.특히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어 기수단들이 이동할때 중심잡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축제 봉사활동 중 당제 기수단 활동이 제일 어렵고 힘들어 자원하는 분들이 적은데요. 해마다 해파봉사단과 세한대학교 학생들이 당제기수단으로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지시 일원에서 진행한 당제의식은 국가무형문화재 공개행사인데요. 제례의식은 재난을 예방하고 풍년을 기원하며 지역주민들의 화합을 상징하는 당제와 용왕제, 마을기원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지시 줄다리기 보존회와 신암사, 대성사가 함께 진행한 전통제례의식은 유교와 불교, 무속 신앙이 합동제로 진행되는 것이 큰 특징인데요.

해파봉사단과 세한대학생들이 농기를 앞세우고 줄다리기보존회 풍물단과 세한대전통연회학과 학생들의 풍물놀이로 행렬이 시작됩니다. 줄다리기박물관에서 시작한 행렬은 틀못광장을 지나 차부로 향하는 중이예요.

신명나게 풍악을 울리며 기지시 차부를 지나는 풍물공연과 대형 농기를 들고 행진하는 모습이 거룩한 행렬처럼 장엄합니다. 마을 주민들도 덩실덩실 춤을 추며 화답하기도 하고, 카메라를 들고 사진과 영상을 찍으며 제례행렬을 담고 있네요.

풍물단으로 활동하시는 분들 중 고령자들도 많은데 마을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한다는 일념으로 힘차게 국수봉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국수봉엔 마을의 역사를 배우기 위해 방문한 기지초등학생들이 있어 기수단들과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는데요. 마을의 역사와 전통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아이들이 있어 참 든든합니다.

국수봉 당제는 제단에 유·불·선 삼도의 습합축제로 올리는데요. 당제의 순서는 유교식 제의로 시작해 불교식 제의, 무당의 축원으로 이어집니다.

유교식 제의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지는데요. 제관들은 헌관 복장을 하고 국수당 앞에 섭니다. 초헌관은 오성환 당진시장이 맡고, 아헌관은 보통 축제위원장, 종헌관은 전통적으로 그해 당주가 맡는다고 하네요.

다음으로 불교식 제의가 이뤄집니다. 불교식 제의는 제수는 같지만 돼지머리는 쓰지 않는다고 하네요. 신암사와 대성사 주지스님이 제의를 거행합니다.

스님들은 불경을 외며 부처님의 자비를 기원하는데요. 신도들은 스님을 따라 자신들의 소망을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무당이 나와 축원굿을 올립니다. 악사들의 흥겨운 악기연주가 시작되고 만신이 등장합니다.

만신의 흥겨운 굿판이 벌어지는데요. 굿판은 만신이 깃발, 방울, 신칼 등을 번갈아 들어가며 축원굿을 합니다.

이때 다섯가지 색의 깃발을 뽑아 운세를 점치기도 합니다.

국수봉은 한때 지방군의 군사훈련과 봉화로 통신연락을 하던 유명한 산이었다고 합니다. 국수봉 정상에 오르면 주위의 아름다운경관이 일목요연하게 내려다보여 하늘의 신이 강림할만한 곳이라 무속인들 사이에 기도명당으로 입소문이 자자했다고 하네요.

마침 당제가 있던 날은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여기저기서 인생사진을 찍느라 분주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유교식 제관과 도포를 갖춘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 공동 등재국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사진도 찍습니다.

사진 뒤 왼편에 보이는 국수당 옆 수백년 된 느티나무가 무성하게 가지를 뻗고 우뚝 서 있는데요. 산정상에 우람하게 우뚝 서있는 나무의 가지는 하늘을 승상하는 듯 하고 뿌리는 땅을 근본으로 굳건히 의지하고 있어 힘이 넘치는 신목입니다.

이 신목과 더불어 원초부터 하늘신이 강림하는 하강처로 유구한 역사를 지탱해 지역민의 신앙을 상징하는 당목으로 숭배의 대상이었다고 하네요. 전설에 의하면 옛날에 어느 목동이 국수봉에 올라갔다가 당목의 나뭇가지를 마구 자른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후 그 목동은 온몸에 신열이 나고 온몸이 아파 백약이 무효해 장기간 굿을 했더니 국수당 신의 노여움이 풀려 완쾌하였다고 하네요. 국수봉 상의 당목은 오랫동안 지역민 신앙의 상징수로서 마을 사람들이 정성으로 보호하고 있습니다.

국수봉 당제에 얽힌 설화도 전해지고 있는데요. 옛날에 한선비가 청운의 뜻을 품고 열심히 학문을 연마했다고 합니다. 선비는 한양에 올라가 과거를 보았으나 불운하게도 번번이 낙방하였다고 하네요.

그러던 차에 국수봉에 올라 시름을 달래다 깜빡 잠이 들었습니다.

꿈속에서 큰 구렁이와 큰 지네가 공중에 나타나 서로 엉키어 싸우다가 두마리가 다 죽어 땅에 떨어졌는데요. 그때 색동치마 저고리를 입은 부인이 나타나 하는 말이 '해마다 이곳에 당제를 지내고 줄다리기를 하여야 당신은 과거 급제를 할 것이며 마을은 풍년이 들고 평화스러울 것이다'라고 해서 꿈을 깼다고 합니다.

꿈이 하도 이상해 즉시 마을 주민들을 모아놓고 꿈 이야기를 했는데요. 마을 사람들이 그 꿈을 국수당의 신령이 내린 계시로 받아들여 더욱 정성을 들여 당제를 모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국수봉 당제를 마치고 대동우물제를 지내기 위해 길을 떠나는데요. 제례행렬은 기지시의 골목골목을 지나 흥척동 대동우물에 도착했습니다.

대동우물제는 유·불·선 삼도의 습합 축제로 성대하게 이루어지는데요. 초헌관에는 지역의 덕망가가 맡고, 아헌관에는 상수도관리 책임자가 종헌관에는 줄다리기 축제위원회 부위원장단에서 맡아 진행합니다.

도집례와 대축은 보존회 전승자 중에서 선발한다고 하네요.

용왕제의 제물은 당제 제물과 같으나 단지 떡(편)만은 붉은 떡이 아니라 흰떡(백설기)으로 합니다. 흥척동 광장에 있는 대동샘 옆의 용왕제단으로 가서 유교, 불교, 민속신앙으로 농사와 생활에서 물의 풍족을 빌며 용왕제가 진행됐는데요.

용왕제가 끝나고 잠시 농악연주의 흥겨운 가락과 함께 유·불·선이 함께하는 제례의 막이 내립니다.

용왕제 후 기지시 시장에서 열리는 시장기원제가 이어졌는데요. 기지시 시장터에는 시장기원제를 관람을 위해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이 많은 분들이 모여 있습니다.

잔치에 음식이 빠지면 팥소없는 찐빵이겠지요. 기지시부녀회와 행사관계자가 전과 떡을 주셔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시장기원제는 무교만 진행되는데요. 세한대 전통연희학과 학생들의 신명나는 풍물놀이로 시장기원제의 흥을 돋웁니다.

시장굿(마전굿)은 시장터의 기를 눌러주고 상인들이 장사가 잘 되도록 기원하는 제의인데요. 옛날에는 시장한복판 지역의 농산물 중 곡물을 사고 파는 거래장소를 마전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마전은 시장 중에서도 제일로 중요시 하는 장소이기에 마전굿이라고 했다고 하는데요. 지역의 무속인들이 중심이 되어 굿을 하던 것이 이어져 지금의 시장기원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시장은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기에 시장터의 기를 눌러주기 위해 시장굿을 했는데요. 또한 시장 상인들이 장사가 잘 돼 많은 이익을 볼 수 있도록 기원을 하는 의식입니다.

시장기원제는 시장상인들과 주민들의 참여로 흥미를 더하는데요. 다섯가지 색의 깃발 중 하나를 뽑아 한해의 운세를 점치며 무속인의 덕담도 함께 내려집니다.

시장상인들과 시민들과의 소통이 충분히 이뤄진 후 시장기원제의 막이 서서히 내리는데요.

유·불·선 3교가 함께하는 제례의식을 따라 걷다보니 '줄로 하나되는 세상'이라는 기지시줄다리기 정신이 마을 곳곳에 고스란히 배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국적을 초월한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서로 한마음 한뜻으로 나라의 안녕과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이들의 열망이 전통이라는 이름의 꽃으로 더욱 찬란하고 아름답게 피어나길 기원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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