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된 문화예술에 있어서 지역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지역 예술인들의 지속 가능한 활동 지원 및 성장의 발판이 되기 위해 1981년 부산지역 작가들이 합심하여 기획된 '부산청년비엔날레'. 이번에 소개드릴 <2024 부산비엔날레>는 지역 예술인들의 포부를 계기로 발동된 '부산청년비엔날레'의 정신을 계승해 지난 2002년 '문화에서 문화로'라는 슬로건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매년 22년간 개최되고 있는 명실상부 부산·경남 미술계를 대표하는 예술축제입니다.

부산현대미술관

부산근현대기념관 - 금고미술관

본 미술축제는 단지 미술계의 발전과 성장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전시가 아닌 부산의 역사, 문화 그리고 자연과 연계된 주제와 소재를 공통 주제로 한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이고요. 해외 유명 작가들이 직접 참여한 연출 및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글로벌 전시로 전세계의 미술 트렌드를 확인하고 식견도 넓혀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특히 작품성과 작품관을 인정받고 있는 유수의 신진작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미술제이기도 해서, 전 세계를 주름잡는 메이저 갤러리가 주목기에 신진 작가들에게는 데뷔 등용문이 되기도 합니다.

한성 1918

초량재

지난 8월 17일부터 10월 20일까지 65일간 <2024부산비엔날레>는, <어둠에서 보기 (Seeing in the Dark)>라는 주제로 부산현대미술관, 부산근현대역사관, 한성1918, 초량재 총 4곳에서 전시가 동시에 진행되는데요,

'어둠(Dark)'이 지닌 사전적 의미들을 비교하고 사회에서 나탄는 또 다른 의미를 참여 작가들의 독특하고 독창적인 언어(작품관)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어둠'의 이미지가 지닌 부정적인 의미를 벗어나 어둠을 회피하지 않고 이해하고, 탐구하며 포용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며, 우리 사회가 지향할 유토피아와 개개인의 주체적 자아에 관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전시 기간 : 2024.08.17 ~ 10.20

관람시간 : 10:00 ~ 18:00

입장마감 : 17:00(부산현대미술관), 17:30 (부산근현대역사관, 한성1918, 초량재)

전시장 : 부산현대미술관, 부산근현대역사관, 한성1918, 초량재

입장료 : 일반 (16천원), 청소년 (8천원), 어린이(5천원)

※ 부산현대미술관은 입장권이 필요하며, 부산근현대역사관, 한성1918, 초량재에서는 무료로 입장 가능합니다.

부산현대미술관

낙동강 하구는 철새 서식지와 늪지로 다양한 수생동식물의 터전이 되는 곳인데요, 살아있는 지역 생태계와 함께 부산현대미술관이 지어졌습니다. 부산비엔날레가 아니더라도 지역 미술제, 상설전시를 통해 을숙도의 자연적 가치와 자연보호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전시를 꾸준히 제공하고 있는데요,

전시 작품 이외에도 이곳 만의 장점이 있으니, 2층으로 이뤄진 넓은 공간과 층고의 전시장으로 대형 설치 미술 및 미디어 작품들을 공간적 한계에 제한되지 않는 자유로운 작품까지 관람하실 수 있는 곳입니다.

이번 <2024 부산비엔날레>에서는 메인 전시장의 역할을 맡으며, 이에 걸맞은 지하/1층/2층에 이르는 넓은 전시장 운영과 미디어, 회화, 설치, 조각, 텍스타일 등의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는데요. 넓은 전시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작품과 작품이 이어지는 '연속성'과 미디어 상영관과 대형 미술 작품을 다양하게 전시함으로써 관객에게 볼거리를 선사합니다.

작품 노트에 표기된 연출자의 설명에 따르면, <어둠에서 보기 (Seeing in the Dark)>라는 주제와 '해적 유토피아'와 '불교의 도량'의 의미를 담아 연출 및 구성했다고 하는데요.

'아웃사이더', '비주류', '서브컬처' 등으로 사회와 멀어진 구성원들을 예술적 도피자들의 삶과 방식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해적 유토피아'와 세속에서 벗어나 자아를 찾고 귀의를 통한 본질적 주체를 찾아가는 장소인 '불교의 도량'을 통해, 연출자는 외면하거나 회피의 대상이었던 '어둠'을 탐구하길 바랐고요. 어둠을 자연적 현상이나 일반화된 기표로 해석하는 것이 아닌 참여 작가들이 작품 안에 담아놓은 '어둠'을 관객 개개인이 나름의 의미로 이해하고 해석하며 향유해 보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부산근현대역사관

2018년 개최된 비엔날레에서도 전시장으로 사용됐던 '구) 한국은행 부산본점'. 지난해 3월 별관을 개관하고, 지난 2024년 1월 본관이 개관하며 복합문화공간으로 시민들의 곁으로 다시금 돌아온 부산 근현대역사관입니다. 특히 <기획/상설 전시실>에서는 부산의 문화와 역사를 기반으로 한 특별전이 개최되며 지하에 위치한 <금고미술관>에서는 지역 예술인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미술전시가 진행되는 곳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하에 위치한 '금고미술관에서 이번 <2024 부산비엔날레>가 열렸는데요.

이곳 전시장에서는 <어둠에서 보기 (Seeing in the Dark)>라는 주제를 여실히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어둠을 전면에 두고 제작된 작품과 직관적이고 직설적인 표현을 가미한 작품들로 이뤄져 있어, (앞서 소개 드린 부산현대미술관에 전시된 작품과 비교하면) 미술의 매운맛을 강하게 느껴볼 수 있었는데요. '지시 한' 작가의 작품은 칠흑 같은 어두운 공간에 입구에서 등을 돌린 음습한 미디어 작품과 바이브레이터와 연결된 쇠사슬 작품으로 이뤄져 있어 기괴한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한성 1918

'부산근현대역사관' 야외에 설치된 안내문을 따라 걷다 보면 다음 전시장인 '한성1918'을 쉽게 방문하실 수 있으신데요. 전시장 건물은 1918년 민간 자본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근대은행인 한성은행 부산지점으로, 2000년대 철거될 위기가 있었지만 부산시가 건물을 매입한 이후 현재는 부산 시민을 위한 '부산생활문화센터'로 운영되고 있는 곳입니다.

평소에는 지역 출신 작가와 시민분들이 주인공이 되는 전시가 열리는 곳이자, 문화예술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곳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번 2024 부산비엔날레의 전시장이 되어준 '청자홀'의 경우 무대공연, 세미나, 컨퍼런스 등이 열리며, 시민을 위한 문화커뮤니티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성 1918>에서는 미디어 작품과 관객 참여형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요. 3개의 스크린으로 이뤄진 '니카 두브로브스키' 작가의 <파이트클럽>이라는 작품에서는 각 스크린에 투영된 인물들이 인간, 사회, 국가에 관해 토론을 나누는 작품이었으며, 상영관 안에 마련된 홍진훤 작가의 다큐멘터리 흑백 영상인 <멜팅 아이스크림>이라는 작품은 민주화를 통해 만들어진 세상 속에서 민주화를 외치는 이들을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각기 다른 작가가 참여한 전혀 다른 주제와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들이었지만 두 작품을 잇는 방법론에서 탈피한 서정적 연결고리를 통한 '하나의 스토리텔링'을 이루는 것 같았기 때문인데요.

'니카 두브로브스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세상이 정해놓은 규범을 저항하고 변화시키려는 의사를 표방했다면 '홍진훤' 작가의 작품에서는 끊임없는 저항과 저항이 되풀이되는 굴레의 연속을 말하는 것 같았기에, 마치 프로젝트 작품을 감상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초량재

한때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주거공간으로, 부를 상징하는 현대화된 도시와 현대인의 삶을 대변하는 하나의 기표가 되어줬던 '양옥' 건물. 하지만 현시점에서는 건폐율과 용적률이 떨어지기에 개발 시 가장 우선순위로 지목되는 부지로 여겨지며, 과거와는 다른 위상과 가치로 인해 우리 주변에서 점차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2024 부산비엔날레>에서는 지난번 전시에 이어 올해도 점차 사라져가는 양옥 건물을 리모델링해 전시공간으로 사용하며, 부산의 도시문화적 상징성과 역사성을 드러내는 하나의 장치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특징은 전시장이 되어준 '초량재'만이 아닌 작품 속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김지평 작가의 <디바>시리즈를 비롯한 병풍 작품은, 병풍의 명칭과 지칭이 의인화되어 사용된다는 점을 모티브로 할머니, 군인, 조문객, 무당, 가수 등을 연상시키는 재료와 소품들을 사용했습니다.

각 직업을 연상케하는 상징적 요소들을 병풍에 반영한 것도 흥미로웠지만, 한국화가 지닌 미술적 가치와 삽화 속에 담긴 인문학의 가치를 담고 있는 '병풍'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이 리모델링을 거쳐 전시장이 되어준 '초량재'와 상당히 닮아있었습니다.


<2024 부산비엔날레>의 주제인 <어둠에서 보기 (Seeing in the Dark)>를 은유적으로 다뤄낸 회화, 조형작품을 비롯해 어둠 자체를 작품의 소재로 다룬 설치작품, 그리고 어둠을 하나의 지표로 다루며 암울한 현실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아낸 사진 작품에 이르기까지, '어둠(Dark)'라는 단어를 표상/해석/대상으로 해석한 다양한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 개개인의 개성을 다채로운 여러 장르의 미술작품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는 점은, 미술이 지닌 다양성이라는 매력을 느껴볼 수 있었던 전시였는데요.

다가오는 10월 20일까지 언제나 자유롭게 관람하실 수 있으며, 특히 부산근현대역사관, 한성 1918, 초량재의 전시는 무료로 관람하실 수 있으시기에 부담없이 방문하셔서 관람해보시길 바랍니다.

#2024부산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부산현대미술관 #부산근현대역사관 #한성1918 #초량재 #어둠에서보기 #SeeingintheDark



{"title":"[뉴미디어 멤버스] 부산 대표 미술축제! 2024 부산 비엔날레","source":"https://blog.naver.com/cooolbusan/223557982661","blogName":"부산광역시..","blogId":"cooolbusan","domainIdOrBlogId":"cooolbusan","nicknameOrBlogId":"부산광역시","logNo":223557982661,"smartEditorVersion":4,"caf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lineDisplay":true,"blogDisplay":true,"me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