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9일부터 부산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교류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는데요,한국인들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는 북미 원주민들의 역사와 문화를 확인할 수 있었던 공예품과 예술작품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덴버 박물관의 공동기획 순회 전시로 기획된 전시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지난 10월 9일까지 열렸던 것에 이어 이번 부산박물관 전시는 국내에서는 두 번째로 열린 전시입니다. 덴버 박물관에서 엄선한 총 146점으로 구성된 총 2부로 기획됐으며, 의식주를 기반으로 한 원주민의 문화와 역사를 확인할 수 있었던 전시와 함께 예술을 통해 서정적 사실성을 기반으로 한 북미 원주민이 겪었던 핍박과 차별에 관해 알아볼 수 있었는데요.

북극권, 대평야, 습지, 사막 등에 이르는 다양한 기후에 적응하며 독특하고 매력적인 각자의 문화를 형성한 북미 원주민의 삶을 들여다 봄으로써, 우리나라에선 다소 낯설 수 있는 미지의 문화를 조우하고 체험을 통해 즐겨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자연과 동화되어 살아가는 그들만의 삶의 방식과 철학을 알아보며 도심생활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있어 자연의 가치와 중요성을 일깨워 줄 시간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전시 이외에도 어린아이들도 쉽게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티피 만들기'와 퀴즈를 통해 전시 내용을 되새겨볼 수 있는 '아바타 만들기' 프로그램도 이용할 수 있었고요. 호피족의 신 '카치나'를 비롯해 만화 속 캐릭터와 같은 신들을 형상화 한 굿즈도 기념품샵에서 구매하실 수 있어, 함께 이용해 보시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전시 기간 : 2024.10.29 ~ 2025.02.16

관람시간 : 09:00 ~ 18:00 (마감 1시간 전까지 입장 가능)

전시장 : 부산박물관 기획전시실

휴관일 : 1월 1일, 매주 월요일

낯섦과 익숙함

지역 고유의 역사와 문화를 사료적 가치가 높은 생활용품, 공예품, 예술작품 등을 통해 확인하고 도슨트 해설을 들으며 전시물 너머의 역사적 사실과 궁금했던 부분들을 즉시 해소할 수 있는 박물관은, 여행객들도 많이 방문하는 공간인데요, 제가 방문했을 때에도 관람객 1/3은 외국인이었습니다.

이번 부산 박물관에서 진행하는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展은 국립중앙박물관과 덴버 박물관의 교류전으로 기획된 전시로, 한국인들에겐 미디어를 통해 익숙하지만 정확히 알지 못하는 ('인디언 (Indian)'이라 비하적 표현으로 불리는) '북미 원주민'의 전통을 공예품과 미술품들을 통해 알아볼 수 있는 전시이며, 특히 전시장을 찾아와주신 외국인 방문객분들께 더욱 풍성한 지식의 열람이 되어드렸을 것이라 생각 듭니다.

세계 최초의 북미 원주민 박물관인 '덴버 박물관'에서 수집하거나 기증받은 전시물로 구성된 본 전시는, 1만 8천 점의 소장품 중 대중성과 예술성을 두루 갖춘 146점을 엄선해 전시하고 있는데요, 다른 문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이질감이 없는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참신한 구성으로 전개되어 즐기며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룬 삶

전시는 원주민의 삶이 그대로 반영된 의식주(衣食住)와 관련된 용품들을 통해 그들의 삶을 알아보고 체감할 수 있었던 <1부 하늘과 땅에 감사한 사람들>과 예술품 및 기록을 통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고통과 차별을 받아온 그들의 역사와 실상을 담은 <2부 또 다른 세상과 마주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북극권과 드넓은 평원 그리고 험준한 산맥과 사막에 이르기까지 북미의 다양한 기후와 지리적 요건에 맞춰 적응했던 원주민들. 그리고 이러한 환경적 요인을 통해 각기 다른 10개 문화권을 형성했으며, 문화권에 소속된 것으로 확인된 500여 부족들 중 1부 전시에서는 이들을 대표하는 43개 부족의 내용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1부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있었으니, 바로 '자연'이었는데요. 경이로운 자연과 동화되고 함께 공생을 이루며 살아가려는 이들의 삶의 방식을 전시품에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아기를 재우고 보호하는 데 사용되는 '요람'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그들의 삶과 자연 사상을 내포하는 중요한 오브제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아기를 눕혀서 사용하는 '요람'. 하지만 북미 원주민은 오히려 수직으로 세워서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아이가 주변의 자연을 볼 수 있도록 이처럼 사용했으며, 이는 자연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인식하며 평생을 함께하는 동반자이자 스승으로 여겨온 이들의 자연철학을 잘 표현한 '아이콘'이었습니다.

캐나다 지역 북극권은 '냉대기후', 캐나다와 미국에 걸친 대평원은 '온대기후', 플로리다 주변은 '아열대 기후' 그리고 서부지역은 '사막기후'인데요, 넓은 대륙에는 지역별 다양한 기후를 띄고 있으며, 북미 원주민들은 이러한 자연에 적응해 살아왔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역의 기후와 환경 특징을 담은 여러 민족의 집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북극권에 거주하는 부족들이 사용한 '이글루 (Igloo)'와 독수리 모자와 토마호크 도끼와 함께 인디언의 시그니처가 되는 들소 가죽으로 만든 '티피(Tipi)' 그리고 서부극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모래 벽돌로 만들어진 '어도비 (Adobe)'까지, 다양한 형태의 집을 확인할 수 있었고요. 대자연에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문화를 창조해낸 북미 원주민의 생활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차별과 외면 그리고 저항

2부 전시에서는 미술품을 통한 참혹했던 원주민 이주 역사와 현재까지 이어지는 차별과 고통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1800년대 미국의 서부 확장으로 인해 대평원을 터전으로 살아왔던 원주민들은 그 어떠한 보상 없이 '인디언 보호구역'이라고는 하지만 '수용소'에 가까운 곳에 갇혀 살아야만 했고요. 불합리한 태도와 처우는 현재까지도 많은 사회문제를 양산하는 인종차별로 이어져 내려오며, 암울한 현실을 더욱 짙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1970년대 인종차별에 저항 사회적 기류에 크나큰 반향을 일으킨 그림인 1972년 프리츠 숄더가 제작한 <인디언의 힘>이라는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1960년대 자주적 극복과 의식의 변화 그리고 투쟁을 통해 흑인의 인권을 되찾으려 했던 '흑인 해방운동'. 이들 사이에서 선전적 용어로 사용됐던 '블랙파워 (Black Power)'은,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시상식에서 육상 선수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가 검은 장갑을 낀 손을 번쩍 올린 모습이 매스컴을 통해 전파됐으며, 이는 흑인 인권의 상징이 됐는데요. 프리츠 숄더는 여기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제작했으며, 1970년대에는 원주민들 집과 사무실에 내걸 만큼 대중화되며 현재까지도 '원주민 저항'의 상징이 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최초의 북미 원주민 박물관인 '덴버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만 8천여 점 중 엄선된 146점으로 이뤄진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展. 최초와 최고라는 수식어와 더불어 누구나 즐겁게 관람하고 참여하며 쉽게 수용할 수 있었던 전시로, 유료 전시 못지않은 뛰어난 전시 구성과 기획이 인상 깊었는데요.

가족과 연인과 함께 보다 특별한 가을 나들이를 계획하신다면, 새로운 지식과 추억을 가득 만들어볼 수 있는 부산박물관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를 관람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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