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과 달리 삼대가 함께 살던 것이 일반적인

옛 가족의 형태에는 가족 간의 연대와 정이 있었습니다.

저도 어릴 때만 하더라도 삼대가 함께 집에서 살고 있는 친구들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1인 가족이라던가 부부만 함께 사는 것이

일반적인 가족의 형태가 되었습니다.

홍성군에 가면 매죽헌 성삼문의 흔적과 함께 적곡 성승장군 부부묘,

매죽헌 성삼문 부인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비극적이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충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매죽헌 성삼문 부인묘와 적곡 성승장군 부부묘로 가는 곳에는

매죽헌 성삼문유허지로 가는 이정표가 있습니다.

한국인이 지금도 사용하는 한글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훈민정음에 지극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세종은 자신이 아끼는

신하들에게 한글을 만들게 하였다고 합니다.

훈민정음을 만드는데 일조를 했던 매죽헌 성삼문은 음운 연구를 했었다고 합니다.​

한 사람의 중요한 결정은 가족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특히 조선시대와 같은 왕정국가에서 절대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대항하는 것은 후대에 충절을 지킨 사람이라고 일컬어질 수는 있을지 몰라도

삼대와 함께 자신의 부인을 비롯하여 딸까지 노비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매죽헌 성삼문은 신숙주와 함께 여러 번 랴오둥을 방문하여

유배되어 있던 명나라 한림학사 황찬(黃瓚)을 만나 정확한 음운(音韻)을 배워 오고,

음운과 교장(敎場)의 제도를 연구해 왔던 사람입니다.​

적곡 성승장군의 묘로 가는 이정표를 보고 안 쪽으로 들어오면

삼대가 멸족을 당한 이야기와 더불어

거사를 일으킨 것에 대한 간단한 내용을 접할 수가 있습니다.

​​

옳은 일과 옳지 않은 일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후대에 세조의 왕위찬탈을 말하지만 당대에는 절대 권력이었던

수양대군에게 맞선다는 자체가 의미 없는 일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단종 편에 섰던 매죽헌 성삼문은 거사를 했다가 실패를 했습니다.

거사에 성공하지 못한 성삼문의 부인 차산과 딸 효옥,

팝팽년의 아내 옥금, 유성원의 아내 미치와 딸 백대, 유응부의 아내 약비,

하위지의 아내 귀금과 딸 목금, 이개의 아내 가지, 김문기의 아내 봉비,

매죽헌 성삼문의 아버지 적곡 성승의 아내 미치 등은 노비로 보내졌다고 합니다.

매죽헌 성삼문의 가문이 거사에 참여했던 다른 사람들보다

더 참화를 당한 것은 아버지인 적곡 성승까지 참여를 했기 때문입니다.

처형된 사람들의 시신은 사지가 절단되어 형장에 그대로 버려졌고

잘린 목은 효수되었으니 무덤이 있다 한들 그것이 진짜인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적곡 성승장군의 묘에서 당시의 시대로 돌아가 봅니다.

수양대군의 처사에 대해 반대하며 가족과 함께 자결한 유성원을 포함해

매죽헌 성삼문, 박팽년, 하위지, 유응부, 이개를 사육신(死六臣)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김문기를 포함하여 사칠신이라고도 한다)

​​

적곡 성승장군 부부묘에서도 멀지 않은 곳에 매죽헌 성삼문 부인묘가 남아 있습니다.

걸어서도 가기에는 멀지 않은 곳입니다.

홍성군의 충절의 길이라고 만들어두어도 좋지 않을까요.

거사를 일으켰던 성삼문은 38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남편과 달리 더 세상을 살다가 매죽헌 성삼문 부인도 세상을 떠나 이곳에 잠들게 됩니다.

겨울이라서 그런지 더 쓸쓸해 보이는 매죽헌 성삼문 부인묘이지만

매죽헌 성삼문의 시 아련한 꽃잎은 눈과 같구나(애애화여설)라는

시가 생각나서 좋은 시간입니다.

따스한 사람은 옥과 같고(溫溫人似玉·온온인사옥)/

아련한 꽃잎은 눈과 같구나.(靄靄花如雪·애애화여설)/

서로 마주 보며 말이 없는데(相看兩不言·상간양부언)/

달빛만 푸른 하늘 물들이네.(照似靑天月·조사청천월)

- ‘매죽헌집(梅竹軒集)’ -

포은 정몽주는 사후에 문충(文忠)이라는 시호를 받았는데,

매죽헌 성삼문의 시호는 충문(忠文)입니다.

포은 정몽주가 절개를 지키는 마음을 담은 ‘단심가’(丹心歌)를 지었다면,

매죽헌 성삼문은 ‘절의가’(絶義歌·원 작품에는 제목이 없음)를 지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절의를 지킨 남편을 지지했던 부인의 묘는 겨울에도 포근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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