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의 달달한 데이트 장소,

고성 해지개둘레길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다가온 봄을 우리 부부는 온전히 느끼고 싶었습니다.

덩달아 바다가 고팠습니다. 그래서 두말없이 떠난 곳이 고성 해지개해안둘레길입니다.

‘거대한 호수 같은 바다 절경에 해지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그립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절로 생각난다.'라는 의미로 붙여진 해지개 해안 둘레 길입니다.

해지개 해안 둘레길은 남포항에서 남산오토캠핑장, 해지개다리, 구선창까지 연결된 편도 1.4㎞ 구간입니다.

우리 부부는 남산오토캠핑장 근처에 차를 세웠습니다.

차에서 내리자 비리고 짭조름한 냄새가 반갑게 속세에 찌든 우리를 씻기듯 반깁니다.

오가는 바람이 시원하게 뺨을 어루만지고 지납니다.

바닷가를 따라 난 나무테크 길이 우리에게 어서 오라 이끕니다.

바다는 내륙 깊숙이 자리한 까닭에 거대한 호수 같습니다.

푸른 하늘로 훌쩍 날아갈 계단이 나옵니다.

날개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도 그만이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병풍 같은 풍광은 절로 하늘을 나는 듯 느끼게 합니다.

햇살 품은 바다가 빛나는 보석을 알알이 토해냅니다. 윤슬이 정겹습니다. 아늑합니다.

가벼워진 걸음은 어느새 바다를 가로지르는 해지개 다리로 향합니다.

폭 3.5m에 길이 209m를 건너가자 더욱더 바람이 짭조름한 바닷냄새와 함께 뺨을 어루만지고 지납니다.

다리 아래로 갯벌이 바다의 민낯을 보여줍니다. 바다를 걷는 기분입니다.

다리에는 잠시 숨을 고르라고 실어 갈 야외 의자들이 놓여 있습니다.

햇살에 샤워하듯 의자에 앉아 평화로운 풍경을 찬찬히 구경합니다.

숨을 고르고 다시 걸었습니다. 걸음은 더욱 상쾌해집니다.

소금기 짙은 바람이 더욱 시원하게 붑니다.

바다를 가로질러 내달리는 보트가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지납니다.

바라보는 우리에게 톡 쏘는 사이다 같은 청량감을 안겨줍니다.

곳곳에는 사진 찍을 포토 존이 인증사진 남기고 가라 유혹합니다.

시간 사치를 누리는 시간 부자답게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갯벌에서 바지락 캐는 굽은 어깨의 아낙 위로 다사로운 햇살이 내려앉습니다.

거친 손끝에는 보드라운 고성 바닷바람의 숨결이 머무는 기분입니다.

아낙과 바다 풍경이 평화롭습니다.

괜스레 바지락 국물을 마신 듯 입안에 행복한 침샘이 고입니다.

걸음은 어느새 하트가 여럿인 쉼터에 이르게 합니다.

다시금 바다가 주는 아늑한 풍경의 유혹에 넘어갑니다.

보고 싶다는 글귀가 정겹습니다.

다음에는 아마도 혼자가 아니라 함께 왔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왔던 길을 돌아 차를 세운 곳으로 향했습니다.

지나온 길인데도 지겹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늑함이 더욱 넘실넘실 다가옵니다. 일상에 찌든 때를 벗겨주는 듯합니다.

해지개 둘레길에는 곳곳에 맛난 식당과 찻집들이 많습니다.

우리 부부도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 잔에 바다 풍경을 담아 마셨습니다.

잠잠이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고단한 세상을 잊게 합니다.

어머니 품에 안긴 듯 고요한 풍경이 어지러운 마음에 평정이 깃들게 합니다.

덩달아 우리 부부의 이야기꽃은 걷는 내내 활짝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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