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뚫고 울려 퍼지는 승리의 메아리, 진주 촉석산성 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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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내년을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는 조바심에

보슬보슬 내리는 가을비에도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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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개천예술제와 남강유등축제

폐막을 하루 앞둔 10월 19일,

우산을 받쳐 들고 행사장의 중심지인

진주성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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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 1차 전투를 뮤지컬로 표현한

<촉성산성 아리아>를 만나러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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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렸지만, 진주성에는 축제가

끝나감을 아쉬워하는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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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은 백제 때 거열성,

남북국(통일신라) 때는 만홍산성, 고려 때 촉석성,

조선시대 때 진주성, 진양성 등으로 불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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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진주성은 동아시아

국제전쟁(임진왜란) 이후

1603년 함포(현 창원)에 있던

우병영을 진주성으로 옮긴 후

1894년 갑오개혁으로 폐지될 때까지

경상 우병영이 있던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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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사단 사령부와 같았던

조선군 경상우도 사령부인

경상 우병영은 진주, 상주, 김해진 등

3개 진영과 조령(현 문경)산성, 금오(현 구미)산성,

독용(현 상주)산성, 촉석산성 등

4개 산성을 지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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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를 돌아 의기사를 둘러보고

남강 성곽에서 진주 남강을

유난히 밝히는 등불을 두 눈에 꾹꾹 눌러 담듯

구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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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대첩계사순의단(壬辰大捷癸巳殉義壇)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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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7시 정각에 공연될 뮤지컬

<촉석산성 아리아>를 앞두고

준비가 한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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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의단에서 나라 위해

애쓴 이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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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의단 아래로 부조된 그날의 역사를 탑돌이 하듯

찬찬히 둘러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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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그칠 줄 모르고 내렸습니다.

공연 시작 60여 분 전.

그럼에도 사람들은 비를 뚫고 모여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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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는 마지막 총연습이 한창이고

무대에 고인 빗물을 끌개로

연신 밀어내기에 바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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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동아시아 국제전쟁의 양상을 바꾼

진주성 1차 전투(진주대첩)를 주제로

한 뮤지컬 공연이 초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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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정부 뮤지컬 공모사업에

‘촉석산성 아리아’ 뮤지컬이 선정되며,

오늘까지 개천예술제를 찾는 관객들에게

그날의 뜨거운 함성에 동참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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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7시 정각.

비에도 굴하지 않고 진주성에 모인 관객들 앞에

문화예술그룹 온터의 북소리가 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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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둥둥~ 북소리가 울릴 적마다 진주성도,

우리의 심장도 덩달아 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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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편에 대나무 숲길 영상이 배경으로 등장하며

우리의 두 눈을 고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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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1592년 4월 12일

일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대륙 정벌의 야욕과 함께 조선 침략을 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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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에 맞서 싸운 동래성 전투로

조선은 피바람이 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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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옷을 입고 좌석에 앉은 사람이나

우산을 받쳐 들고 뮤지컬을 관람하는 이나

모두가 무대 위 노래와 춤에 점점 빨려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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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에도 진주성 주민들은 평화롭습니다.

진주 남강에서 맛있는 은어를 잡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평화도 오래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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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도에서 이순신 장군에게 패한 일본군이

호남의 곡창지대로 쳐들어가는 길목인

진주성으로 향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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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은

“호남은 국가의 보루이다.

만약 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

(竊想湖南國家之保障 若無湖南是無國家)”

라고 했지만,

진주성 전투 승리가 없으면 호남도,

조선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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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년 10월 5일(음력)부터

11일까지 7일에 걸쳐

진주성 1차 전투가 무대에서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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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오카(長岡忠興)·하세가와(長谷川秀一) 등이

이끄는 2만여 명의 일본군이

창원과 함안을 거쳐 진주성으로 쳐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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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에는 김시민 진주목사가 이끄는

군사 3,700여 명과 곤양군수 이광악(李光岳)이

이끄는 군사 100여 명이 전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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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민관군이 힘을 합쳐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승리의 함성이 울릴 무렵 김시민 장군은

적군의 총탄에 쓰러져 며칠 뒤 전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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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배우 찰리 채플린은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습니다.

비록 시간을 거슬러 전쟁 속

조선 민중이 아니라 무대 너머로 보는

진주 시민이지만,

진주성을 찾아 이 공연을 보며 모든 이들은

그날을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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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와 어둠을 뚫고 울려 퍼지는

뜨거운 승리의 메아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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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보는 우리는

“잊지 않겠습니다!”

화답하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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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SNS 서포터즈가 작성한 글로서 진주시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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