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립미술관 특별전 ‘예술과 인공지능(Art & AI)’이 지난달 11월 14일부터 전시 중입니다.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진보를 보여 준 전시를 공유합니다.

울산시립미술관에 들어서니 여느 시골집에 있을 법한 바둑이 조형물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울산시립미술관(UAM)은 울산광역시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으로, 국내 최초의 디지털 미디어 미술관입니다.

광역시 승격 25년 만인 2022년 1월에 구 울산초등학교를 헐고 처음 생긴 공공미술관입니다.

울산시민의 문화 욕구 충족을 위해 건립되어 지역 문화 진흥과 문화 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번 특별 전시회는 AI 기술과 예술의 상호 발전과 예술 창작의 본질을 선보인 전시회입니다.

2025년 2월 16일까지 제1, 2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는 7개국 17명의 작가가 참여해 인공지능과 관련된 40여 점의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1950년대 중반 실험실에서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탄생한 이래 오늘에 이르러 인공지능 시대는 전환점에 도달하였습니다.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던 예술도 예외 없이 인공지능의 도전을 받게 된 것입니다.

‘인공지능은 예술가가 될 수 있을까?’ ‘예술가의 친절한 조수이자 훌륭한 도구일까?’

이번 울산시립미술관의 특별전 <예술과 인공지능>은 이러한 질문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시대의 전환점에서 예술 창작의 본질을 다시 한번 논의하고자 마련되었습니다.

회화와 조각, 설치, 영상, 로봇 공학 미술품, 관람객과 상호 작동하는 인터렉션(Interaction) 작품도 함께 전시되어 이목을 끌고 있었습니다.

전시장 1층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의 ‘1부 인공지능 세렌디피티(AI Serendipity)’에서 예술과 인공지능, 왜 시작되었나에 관한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1960년대에 등장한 사이버네틱 예술인 ‘세렌디피티: 뜻밖의 발견’은 경계나 두려움보다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경의와 호기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철저하게 프로그래밍된 기계·기술 세계는 단순해 우둔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미국의 미미 오누오하 작가의 '기계는 말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본다.' 작품입니다.

미미 오누오하 작가는 데이트와 인공지능의 사회적, 문화적 영향을 탐구하는 연구자이자 교육자입니다.

언어를 강조해 데이트 기반 기술의 한계와 편향에 대한 인식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달은 가장 오래된 TV’라고 이야기한 백남준의 ‘월광소나타 : 환상곡풍으로’ 작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1986년 작품으로 현재 갤러리 현대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라 소개했습니다.

인간에 버금가는, 인간을 넘어서는 존재로서의 기계와 기술은 예술 분야에도 끊임없이 도전해왔습니다.

예술은 새로운 개척 활동인 ‘세렌디피티’를 맞이하며 인간화된 기계는 예술의 화두로 등장했습니다.

조아형 작가의 ‘우리는 새로운 불을 발견했다’라는 작품을 볼 수 있었습니다.

조 작가는 백남준 작가를 ‘오마주’한 장면 등을 통해 예술과 기술의 연대기를 다뤘다고 했습니다.

AI로 시를 짓고, 이미지를 생성하며, 일상의 언어로 대화하는 인공지능이 예술화하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인간의 지식과 행동양식을 학습해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시대가 도래되었습니다.

제2부 '입력과 출력 사이(예술과 인공지능, 어떻게 작동하는가)'였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도구로 작품 세계를 확장하고 새로운 방식을 개척해 낸 작품이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노진아 작가의 진화하는 카메라-가이아를 보는 순간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전통 조각과 로봇 공학을 결합한 작품이었습니다.

커다란 흰색 얼굴을 한 인터랙티브 휴머노이드 로봇인 키메라는 눈동자와 입을 움직이며 직접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키메라 뒤로 지구상 생물의 진화 과정을 담은 생명체들이 얽히고설켜 있었는데 이는 키메라에게 인간이 쌓아온 문명과 기술, 시간과 역사가 담겨 있다는 것을 나타낸 것입니다.

카자르 왕조(1786~1925) 회화를 기반으로 인공지능과 협업해 성별 구분이 없는 새로운 초상화를 보여주는 이란 출신인 모레신 알라야리 작가의 Moon-Faced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김현석 작가의 완벽한 기원은 인공지능 기술을 도구화하여 작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확장한 것입니다.

둥근 원처럼 완벽을 추구하는 진보적으로 발전된 작품입니다.

미국 출신 사샤스타일스 작가의 Repetae Again, Again 작품도 의미심장했습니다.

생성적 시를 기술적으로 표현하여 독특한 차원을 더했습니다. AI로 강화된 문학을 도입하여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그녀의 혁신적인 접근 방식은 전통적인 문학적 형식과 최첨단 기술을 통합하여 제너레이티브 아트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아르헨티나 출신 소피아 크레스포 작가의 '신경 동물원' 등 다양한 영역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자연과 인공지능의 결합을 통해서 새로운 생명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실제 생명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가상의 생물로, 생명과 기술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김치엔칩스의 '읽지 않는 문자' 작품은 곧 사라질 것 같은, 나비들의 날갯짓 이미지로 다가왔습니다.

수많은 목소리들을 하나의 문자 시스템에 수렴하고, 복수 문자들이 AI에 의한 하나의 체계로 수렴되어 눈높이에 맞는 모습으로 떠있는 동안 경험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빛나는 문자들은 어떤 목소리로도 읽힌 적이 없는 셈입니다.

제3부 ‘얽힌 실타래를 풀며(예술과 인공지능, 무엇을 말하나)’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이 선사하는 희망찬 기대감에 가려진 사회 구조적·윤리적 문제를 직시하고 담론화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인류는 제4차 산업혁명 이후 현대사회는 자동화된 기계와 첨단 기술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인간 소외 문제를 발생시켰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에 가려진 진실, 그리고 다양한 오해와 편견은 인공 신경망과 같이 얽혀 있습니다.

‘인간’ 예술가는 ‘비인간’ 인공지능과 ‘예술하며’ 만들어낸 얽힌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나가고 있는 셈입니다.

2023년 뉴욕 타임지가 선정한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된 미국의 홀리 헌던&맷 드라이허스트의 AI 합작인 Xhairyutantx입니다.

여성의 뒷모습을 담은 초상화는 우주복 같은 슈트에 주황빛이 띄는 길게 땋은 머리가 치렁치렁 늘어진 여성의 그림은 한눈에 봐도 디지털로 그려진 그림입니다.

작가의 붓 터치로 완성된 기존의 회화와는 다른 매끈함, 왠지 모르게 풍기는 기이한 아우라가 마치 챗 GPT로 완벽하게 작성된 글을 보는듯한 느낌을 줍니다. 인간이 아닌 기계가 창조한 무언가를 보면 자연스레 어딘가 어색함이 느껴지는듯합니다

불타는 눈사람의 모습을 한 노상호 작가의 ‘홀리’란 작품은 말도 안 되는 걸 사실적으로 만들어내는 인공지능에 대해 꼬집고 있었습니다.

독일의 다니엘 카노 작가의 인공지능 기술의 모순과 데이터의 편향의 문제, 기술 사회의 재앙을 담론화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엄지혜, 심승백, 김용훈 작가들이 만들어진 새로운 이미지는 또다시 새로운 인공지능을 생성하는데, 이를 통해 인공지능의 데이터를 훈련하고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제4부 ‘부유하는 예술(예술과 인공지능,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기술과 예술에 관한 이론가이자 미디어 작가인 독일의 히토 슈타이얼 작품은 울산시립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데, ‘이것은 미래다’ 작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2023년 LG-구겐하임 상의 초대 수상자이자 뉴욕 타임지가 선정한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된 미국의 스테파니 딘킨스의 ‘Not the Only one’ 작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녀는 AI의 데이터 편식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유발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디지털 시대의 공정과 평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작품을 만드는 작가이자 학자이며 교육자입니다.

인공지능이 만든 거짓과 왜곡을 토대로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 만든, 미래 기술 사회의 모습을 공상과학적 시각으로 해석한 오묘초 작가는 ‘Nudi Hallucination’ 작품을 통해 예술 창작의 본질을 보여주었습니다.

인공지능 전시 시대를 맞아 작품은 내재된 의미와 목적으로 떠오르고, 기술 위에 예술로써 부유한다는 것입니다.

목적에 맞게 사용된 기술은 스며들고 침잠하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이번 울산미술관의 특별전은 예술과 첨단 기술의 상호작용과 공진화(共進化)에 대해 탐구하고 진정한 예술 창작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성찰의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이 예술의 영역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리고 그것이 인간 창작의 본질에 어떠한 도전을 제기하는지 보여준 전시회였습니다.

인공지능의 어리석음을 확인하면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아울러 창작의 고유성과 기술과 예술이 변화하며 진화하는지 그 가능성을 엿본 전시이기도 했습니다.

인공지능은 결코 예술의 주체가 될 수가 없지만, 예술 창작의 가능성을 깨닫고 성찰한 시간이었습니다.

미술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연구하는 것이고, 접근 방식에는 끝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1907년에 6m가 넘는 대작, <아비뇽의 처녀들>을 그려낸 '피카소'는 2차원 평면에 원근법과 명암법을 사용해서, 3차원을 그렸는데, 기존을 혁파한 도전이었습니다. 세간의 관심은 점점 커졌고,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이미 있는 틀에 갇혀있는 사람에게는 괴상하게 보이지만, 앞서 나가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좋은 생각이 들면 얼른 자기 것으로 소화해 버렸습니다.

그러면서 항상 새로운 길을 열며 나갔습니다. 이처럼 진보적인 세계가 미술의 섭리인 것입니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울산시민의 염원을 담아 문화 진흥과 문화 예술 향유를 제공하기 위해 건립했습니다.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예술을 공유하는 참여와 체험의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혁명은 기존 사회 질서와 제도, 인간의 사고와 가치관이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기술 매체에 기반한 예술작품을 연구하고 수집하며 전시하는 미래형 미술관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창의적 사고와 예술적 감흥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울산의 문화유산과 생태환경을 세계에 알리는 플랫폼이 되고 있습니다.

어렵게 느껴지는 인공지능을 예술과 결합해 재밌게 풀어내고자 하는 특별전에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2024년 울산시립미술관 특별전 [예술과 인공지능]

  • 기간 : 2024년 11월 14일(목) ~ 2025년 2월 16일(일)

  • 장소 : 울산시립미술관 지하 2층 1‧2전시실

※ 해당 내용은 '울산광역시 블로그 기자단'의 원고로 울산광역시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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