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공간, 꿈으로 채우다

한적한 마을에 잔잔한 변화가 일고 있다. 쌀베이커리 카페, 와인샵, 프랑스자수 공방 등…. 개성 가득 상점들이 차례로 빈 건물을 채우는 중이다. 각각의 색깔이 하나의 형태로 어우러져 빛을 발하는 무지개를 닮은 곳. 숨겨진 보물을 찾듯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제 죽산면의 이야기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수인 쌀로 빵과 케이크를 만드는 쌀 베이커리 트윈스 테이블의 대표입니다. 쌍둥이가 함께 운영해서 트윈스 테이블이라고 카페 이름을 지었어요. 김제 시내에서 운영하다가 2022년 10월에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트윈스 테이블] 쌀 베이커리 카페

임미경 아날로그 꼼지락 감성의 림자수 공방을 운영하는 임미경입니다. 집에서 자수공방을 운영하다가 2022년 11월에 죽산면으로 오게 됐어요.

[림자수 공방] 프랑스자수 공방

박시윤 안녕하세요. 와인샵과 라이프스타일샵인 하이바틀을 운영하는 박시윤입니다. 이곳뿐만 아니라 정읍에서도 댄스스포츠 학원과 가죽 공예 공방, 와인샵을 운영하고 있어 N잡러이자 JOB(잡)놈이라고 불리죠.(하하)

장유미 정읍에서 아나운서와 기자로 오랫동안 직장 생활을 했어요. 프리 전향 후 MC 활동을 해왔는데요, 여러 행사를 다니면서 박시윤 대표와 유난히 자주 마주쳤어요. ‘이 사람과 함께 일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죠.

[하이바틀] 와인샵 & 라이프스타일샵


죽산에 오게 된 계기는요?

서수인 김제 시내에서 장사할 때 유튜브 채널 오느른의 최별 PD님이 카페에 방문하셨어요. 청년들이 쌀을 이용해 베이킹 한다는 얘기를 듣고 오셨대요. 그때 음료와 빵이 맛있다면서 죽산 이전을 제안하셨어요. 이후 도의 ‘귀농귀촌 둥지마을 조성 사업’에 선정돼 5년 무상 임대로 건물을 지원받아 정착하게 됐습니다.

임미경 저도 오느른 팬인데요. 최별 PD님과 이야기 나누면서 ‘시골에서 공방을 하고 싶다’는 얘기를 한 적 있어요. PD님께서 그 말을 기억하고 좋은 자리가 있으니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죠. 남편 친구 중에 죽산면에 사는 친구들이 많아서 종종 놀러 왔는데 그때마다 이곳의 레트로한 밤 풍경과 온기가 좋았거든요. 아주 잠깐 고민한 뒤 공방 2호점을 열게 됐어요.

박시윤 저 역시 오느른 동영상을 통해 이곳 마을을 보고 놀러 오게 됐어요. 한눈에 반했고 ‘여기라면 재미있는 일을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가게까지 열게 되었습니다.


마을의 매력은?

서수인 시내에 있을 때는 아침 8시에 출근해 밤을 새면서 근무하는 날이 많았어요. 12평 가게에서 일만 하다 보니 몸과 마음 모두 지쳤죠. 그러던 중 이곳에 와보니 오래된 건물이었지만 확 트인 뒷마당이 정말 여유로워 보이는 거예요. 그 모습에 한 번 반했고 이 동네만의 소박하지만 정겨운 분위기에 또 한 번 반했죠.

장유미 친절한 이웃 사장님들이오. 트윈스 테이블, 림자수 공방, 흙속의 진주 그리고 건물주이신 제일이발관 사장님이 진짜 친절하게 대해줘서 ‘여기서 창업하면 좋은 이웃이 생기겠구나’라는 생각이 컸어요. 초기에 많은 도움을 주셨고 덕분에 안착할 수 있었죠. 지금도 서로의 하루를 응원해주는 사이랍니다.

박시윤 마을 분들의 정과 인심이 넘쳐요. 개업식 때 어떤 분이 숭어를 축하 선물로 사주신 게 기억에 남네요.(하하)

죽산 삼거리


창업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박시윤 동네 길가에 7평밖에 안 되는 와인샵을 연다고 하니까 주변 사람들이 모두 말렸죠. 거기에서 와인이 팔리겠냐면서. 그분들 걱정을 덜어드리는 게 어려운 점이었나 봐요.(웃음) 그런데 의외로 많은 분이 오셔서 와인을 사가세요. 여행 온 기념으로 사가기도 하고 명절에 가족끼리 드신다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오기도 해요.

하이바틀 내부


업체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서수인 쌀로 만드는 게 경쟁력인 것 같아요. 국내산 쌀가루만 사용해서인지 손님들이 빵을 먹어도 속이 편하다고 얘기해 주세요.

임미경 대부분 손으로 직접 만든 제품을 취급한다는 거예요. 자수 같은 경우 창작해서 만드는데 그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서 패키지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어요. 손님들이 집에서도 쉽게 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요. 취미로 하지만 뛰어난 재능을 가진 분들을 발굴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박시윤&장유미 친절함이죠. 와린이(와인+어린이의 신조어)의 마음으로 고객분들에게 어렵지 않게 설명하려고 해요. 추천한 제품이 정말 맛있다고 재방문하기도 하고요. 수입 와인과 함께 국내 와인을 많이 소개하려고 해요. 현재 정읍 지역 복분자 와인을 첫 번째로 출시해서 판매하고 있는데 1차 완판하고 5차까지 만든 상태입니다. 도내 각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싶어요.

(좌) 트윈스 테이블 케잌, (우) 하이바틀 다양의 와인들

(좌) 2023 노을피크닉 플리마켓 셀러로 참여한 림자수 공방, (우) 림자수 공방 내부


시골에서의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조언해준다면?

임미경 어떻게 보면 도시보다 경쟁력이 낮죠. 수요가 적은 만큼 전문성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어요. 어설프게 해서는 안 돼요. 본인이 사랑하고 잘하는 것을 가지고 와서 전문적으로 하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앞으로 꿈과 계획은?

서수인 최근 카페 뒤편 양조장 공간을 매입했는데 작업실이자 클래스 공간으로 쓸 생각이에요. 빵 납품도 하고 교육도 하고 싶어요.

임미경 공방을 열었을 때부터 생각한 게 죽을 때까지 바늘을 놓고 싶지 않다는 거예요. 오래오래 자수도 하고 재봉도 하며 쓰임 있는 것들을 만들어 판매하는 게 목표입니다.

박시윤&장유미 지역과 관련된 와인을 더 출시하고 싶고 죽산면의 개성을 담은 굿즈도 다양하게 개발하고 싶어요. 여행객들이 이곳을 추억할 수 있도록 말이죠. 또 와인 판매점에서 다양한 물건을 소개하는 편집샵으로 영역과 정체성을 넓히고 싶습니다.




▽▼ 김제 죽산 청년 이야기 보러가기▽▼

글, 사진 = 전북특별자치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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