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건강장수마을 남원양씨 집성촌 구미마을

순창군 동계면 무량산(580m) 아래 어치리 구미마을입니다.

무량산과 마을을 보고 있으니 마치 청와대와 인왕산을 보는 것 같은데요, 저만 그렇게 보일까요? 궁금하신 분들은 청와대와 함께 인왕산 사진을 보면 뒤쪽 용궐산까지 거의 똑같은 풍경을 순창에서 보면서 깜짝 놀랄 수 있습니다.

순창 동계면 구미마을은 순창군이 집중 육성하는 대표 장수마을인데요, 조선이 건국하던 시기 남원 양씨가 들어와 터를 닦고 살던 곳으로 현재도 남원 양씨 집성촌입니다.

마을 어귀에 귀미리 귀주라는 표지석이 있는데요, 거북 귀(龜)는 거북 구(龜尾)라고도 부르기에 같은 말이며 마을은 귀주(龜住) 마을과 용동(龍洞) 마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00여 가구 정도가 사는 큰 마을로 구미 보건 진료소도 있는데요, 오늘은 남원양씨 집성촌인 귀주 마을을 둘러봅니다.​

귀미리 귀주 마을 이정표 근처에 쉼터가 있는데요, 그곳에 머리가 없는 거북 형상 바위가 있습니다.

이 바위에 관련된 전설도 있는데요, 마을 지형이 금 거북이가 꼬리를 끌며 들어가는 명당이어서 마을 입구에 절이 하나 있었는데, 거북바위 꼬리 방향을 놓고 마을 주민과 사찰이 다툼이 있었다고 합니다. ​

다투는 과정에 스님이 거북바위 머리를 잘랐는데, 이후 9동이나 되었던 사찰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꼬리 방향을 가진 마을은 조선 건국 후 600년 넘도록 번성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도 순창을 대표하는 장수마을로 지정되었으니 여전히 거북바위 효과는 있는 셈입니다.​

요 며칠 비가 내리지 않았음에도 구미마을 한옥예촌 전시관 앞 거북 모양 음수대에서는 물이 쉼 없이 뿜어져 나오는데요, 산 좋고 물 좋은 마을은 분명합니다.

국가문화재 보물 제725호 남원양씨 종중 문서 보호각 입구 표지석과 학사 양순규 숭덕비, 야은양공만식 숭덕비 등에서 남원 양씨 집성촌임을 알 수 있습니다.

거북장수마을 귀미 마을 안내도를 봅니다.

남원양씨 종가 사당인 귀문각 뒤를 거쳐 무량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도 있는데요, 지도에 없는 휘양각이 작년 10월 개관해 빠진 것 말고는 크게 달라진 점이 없네요. 안내도 아래 사진들은 국가유산인 종중문서와 열부정려, 귀문각, 구암정, 어은정 등 남원 양씨 관련 국가유산들인데요, 차례로 만나보겠습니다.

귀화정 정자 뒤로 수령 420살 보호수 느티나무입니다.

보호수 외 아름드리 느티나무 5그루가 정자를 감싸고 있어 마치 한 그루처럼 보이는데요, 가장 큰 느티나무는 수고 16m에 나무 둘레 3.8m에 이릅니다.​

정자 바로 앞에는 전북 특별자치도 문화유산 자료 고려직제학 양수생 열부이씨려가 있는데요, 이씨부인은 남편 양수생이 세상을 떠나자 재혼하라는 권유를 마다하고 남편 본가인 순창 구미마을로 내려와 살면서 아들 양사보를 키위 가문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오늘날 순창 구미마을 남원양씨 600년 종가도 바로 양사보의 후손들인데요, 정려는 1467년 내렸으며 정려각은 1774년에 세웠다고 합니다.​

이제 마을길 따라 남원양씨 보물들을 만나러 가는데요, 600여 년 역사를 간직한 마을답게 돌담장들이 예스럽습니다.

보물인 홍패와 백패가 있는 마을 이야기를 담은 벽화도 있는데요, 많이 퇴색해 새로 그렸으면 좋겠네요.

남원양씨 재각으로 보이는 건물에 너른 공터가 있는데요, 혹시 몸이 불편한 탐방객이라면 이곳까지 차를 가지고 와도 되겠어요.​

외삼문이 있는 곳이 남원양씨 종갓집입니다.

문은 닫혀있어 내부를 살펴볼 수 없는데요, 제실인 양호재와 종중문서를 보관했던 귀문각과 600년 종갓집이 있습니다.​

600년 종갓집이지만, 세월이 흘러 흘러 종가는 말끔한 기와집이 되었는데요, 현재도 전국의 수많은 남원양씨 후손들이 다녀가는 마음의 고향입니다.​

작년 10월에 개관한 구미마을 우리 동네 작은 박물관 휘양관입니다.

빛날 휘(輝) 버들 양(楊)을 써서 남원 양씨를 빛나게 하는 집이란 뜻인데요, 600여 년 종갓집에 전해오는 보물을 간직한 전시관입니다.​

전시관은 '우리 동네 작은 박물관'이란 이름답게 아담합니다.

구미마을 소개와 남원양씨 관련 족보, 문화유산이 가득한데요, 근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냥 문 열리는 버튼을 누르고 들어가면 전시실도 자동으로 불이 켜지는데요, 나올 때도 역시 자동으로 불이 꺼집니다.

하지만, 관람시간 내내 시원하게 관람할 수 있게끔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는데요, 겨울에는 따뜻하게 관람할 수 있겠습니다.

국가 보물 문화재(현재 명칭은 국가문화유산) 7점과 전북 특별자치도 문화유산 2점 영인본이 전시되었습니다. 진품은 도난방지를 위해 국립전주박물관에 있다고 합니다.​

양이시 문과 홍패(1355년), 양수생 문과 홍패(1376년), 양공준 생원 백패(1507년), 양공준 문과 홍패(1520년), 양홍 문과 홍패(1540년), 양홍 청도군수 사령장(1559년), 양시성 생원 백패(1591년) 등 국가문화유산 7점과 열부 숙인이씨 정려 기록(1467년), 생원진사시 합격자 명부인 사마방목(司馬榜目 1735년) 등이 전시되었는데요, 백패는 생원진사시 합격증이고 홍패는 문과 합격증이라고 합니다.

남원양씨 족보와 만수탄 종호 8경도 있습니다.

열부 이씨가 1377년 남편 양수생이 죽자 개경에서 순창 구미마을까지 내려올 때 유복자 아들 양시보와 함께 가져온 것도 남원양씨 족보였다는데요, 오늘날까지 잘 전해오는 명문가라고 하겠습니다.

국가문화유산 7점을 제외한 다른 종중 문서와 유적은 모두 전북 특별자치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는데요, 광제정만 임실군에 있고 나머지는 모두 구미마을 인근에 있어 함께 탐방하면 됩니다.

구암정은 구미마을에서 순창읍 방향으로 가는 길목 섬진강 변에 있고 어은정은 구남 마을에 있는데요, 모두 남원양씨 관련 유적지입니다.

구미마을과 휘양관을 탐방했다면 모두 주변에 있으니 함께 둘러보세요. 특히 어은정은 벚꽃 필 무렵, 구암정은 배롱나무꽃 피는 시기에 가면 훨씬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답니다.

오늘 순창을 대표하는 건강장수마을 동계면 남원양씨 집성촌 구미마을을 둘러봤는데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무량산 기운 따라 구미마을부터 무량산과 용궐산까지 등산도 하고 싶은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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