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 즐기는 포구기행

당진 장고항 노적봉 방파제와 해식동굴

여름바다가 활기가 넘치고 화려하다면 겨울바다는 마음이 차분해지는 묵직함이 있습니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연말연시의 분위기와도 일맥상통하네요.

잔잔한 수면의 고즈넉한 풍경은 강렬한 찬바람을 맞으면서도 겨울바다를 찾는 이유이네요. 당진 장고항에서 그러한 겨울바다의 매력을 즐겨봅니다.

당진의 바다는 송악 ic를 통과하여 한진포구로 시작되어 해가 뜨고 지는 왜목마을까지입니다. 그중 왜목마을에서 바라보면 보이는 아침해가 떠오르는 곳이 바로 장고항입니다.

석문방조제를 통과하여 조금 더 달리다 보면 아름다운 서해바다에 닿게 되지요. 바다와 담수호가 맞닿은 삽교천 관광지로 시작되는 당진 바다여행은 마섬포구, 음섬포구 등 작은 어촌마을부터 안섬포구, 왜목마을 등 유명한 관광지까지 모든 곳이 좋은데 그중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하는 곳이 장고항입니다.

각 20분 안팎의 산책로가 되어주는 동방파제와 서방파제 사이로 수십 척의 어선이 정박하고 방파제 바깥쪽으로는 갯벌과 탁 트인 바다가 펼쳐집니다. 또한 솟대 바위 주변으로 짧은 데크길이 아름답고 암반지대의 해변 왼쪽으로는 해식동굴도 있습니다.

정박한 어선에서 잡아올린 싱싱한 수산물도 판매됩니다. 물때에 따라 해안선은 멀었다 가까워지고, 계절에 따라 제철 수산물이 달라질 뿐 즐길 거리와 먹거리는 항상 풍성하네요.

도착과 동시에 동방파제 따라 물이 빠지는 것을 즐긴 후 노적봉 촛대바위 너머로 겨울바다를 즐깁니다. 노적봉의 경우 오랫동안 큰 사랑을 받아온 장고항의 상징물로 아침해의 배경이 되곤 하네요.

지난 토요일의 썰물시간은 아침 8시 즈음으로 오전 내내 넓은 갯벌이 드러났습니다. 수천 년의 시간이 떠오르는 암반 지형 너머로 해식동굴이 건너 보입니다.

해식동굴 용천굴로 썰물 일 때만 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천정이 뚫려 하늘이 보이는 해식동굴은 먼 옛날 용이 승천했다는 설화가 전해지네요.

제법 깊은 동굴 안쪽 암반 지형 사이로 2개의 하늘이 있습니다. 잎을 모두 떨구고 앙상한 줄기만 남은 나뭇가지가 구름을 대신하네요. 해식동굴의 경우 낙석이 떨어질 우려가 있으니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또한 밀물이 시작되었다면 바로 나오셔야 하네요. 해식동굴에서는 데크길이 있는 노적봉이 아주 작아졌습니다.

청정 해역의 바다는 겨울에도 풍요의 바다가 되어줍니다. 그중에서도 첫손가락에 꼽게 되는 건 바로 굴입니다.

암반지대에 다닥다닥 붙은 굴뻑마다 우윳빛 굴을 품었네요. 찬바람 속에서도 마을 어촌계 어머님들이 굴 수확에 여념이 없습니다.

물 빠지기 시작한 지 1~2시간 되었을까 말까 하건만 길쭉한 용기에 굴이 가득하네요. 굴은 늦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제철입니다.

노적봉에서는 서방파제 산책로가 시작됩니다. 동방파제보다 구간은 짧지만 왕복 약 20여 분 거리이네요.

벽화가 그려진 길을 따라 탁 트인 바다가 펼쳐지면서 빨간 등대에 도착하게 됩니다. 어선이 드나드는 바닷길을 남겨두고는 동방팡제의 하얀 등대와 맞닿았네요. 덕분에 아늑한 포구가 형성됩니다.

선착장 주변으로 크고 작은 어선들이 정박하였습니다. 전날 밤의 눈 예보로 인해 먼바다를 나서지 못한 배로 추정되었습니다.

장고항은 4~5월 실치를 비롯하여 굴, 바지락, 우럭, 간자미, 새우 멸치 등 다양한 수산자원이 잡히네요. 어선이 정박한 주변으로는 물고기는 잡는 그물 등도 정리돼있습니다.

겨울 제천 수산물은 무엇일까 당진시 수산물 유통센터로 향합니다. 작은 새우로 보이는 수산물이 방금 들어와서는 손질이 한창이네요.

그 밖에도 석화, 소라, 광어, 우럭 등 다양한 수산물과 건어물이 판매되었습니다. 제철 수산물은 동방파제에서 서방파제로 이어지는 도로변으로 밀집된 식당에서도 즐길 수가 있었습니다.

잔잔한 바다는 어선이 오고 갈 때면 높은 파도를 이루면 넘실댑니다. 차가움이 느껴지는 짙은 푸른색으로 깊고 무거운 바다였습니다. 때로는 설렘이 때로는 무거움이 느껴졌습니다. 매력적인 겨울바다 장고항에서 즐겨보세요.

장고항 :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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