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웅장해지는 동해의 비경

명루 청간정에 오르면

높은 다락이 푸른 연기 낀 나무 끝에 있는데

난간에 엎드려 나는 새를 엿보네

가을도 되기 전에 서늘한 기운 많고

여름철에도 더위는 적다네

매미 소리는 늦은 바람에 부서지고

갈까마귀 그림자는 저녁 햇빛에 번득이네

술잔 들며 흰 눈으로 바라보니

만 리에 푸른 하늘이 작구나

.

.

- 고려 문장가 김극기가 청간역에 대해 쓴 시 中 -

당대 문장가들이 시를 지어 찬양한 명루

수십 그루의 노송이

안내해 주는 길로 오르면

영감이 가득한 정자에 이르게 됩니다.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 토성면 청간리

남한 땅 가장 북쪽에 있는 '관동팔경'

[청간정]입니다.

😃

청간정에는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무료!!)

넓은 무료 주차장 바로 옆에는

오래된 기념비들이 줄지어 있는데요.

1929년 7월, 청간정 중수 과정에서

공로가 있는 분들께

토성면 주민들이 감사의 의미를 담아

세워둔 기념비입니다.

청간정 재건에 사비를 기꺼이 내준 주민들을 위한 공로비이죠.

만경대 앞 청간정 모습

본래 청간정은 '만경대' 앞에 있었다고 해요.

1884년 4월 화재로

12개의 주춧돌만 남기고 무너지자

40년간 답보 상태로 있다가

1929년 당시 토성면장이었던 김영집 님의 발의로

주춧돌을 가져다 지금의 위치에 재건되었습니다.

이후에도 꾸준한 보수, 정비 공사로

지금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죠.

청간정 자료 전시관

기념비를 지나면

'청간정 자료 전시관'을 만나게 됩니다.

청간정에 오르기 전,

잠시 전시관에 들러 가는 걸 추천해요.

자료전시관에는

청간정의 의미, 역사, 과거 사진,

옛 선조들이 남긴 청간정 그림과

지리적 해석 등

다양한 자료들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천천히 둘러보면 20분 정도 걸리는데요.

꼭 청간정의 과거를 보고 가세요. 😲

(아는 만큼 청간정의 매력을 발견하게 됩니다!)

기본 지식을 쌓았다면

실물을 봐야겠죠?!

청간정에 오르는 길은

몇 개의 계단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장승처럼 양쪽을 지키고 선 소나무들이 시선을 끌죠.

👀👀👀

청간정으로 오르는 길 오른쪽에는

해변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도 있습니다. 😍

하늘을 덮을 듯

엄청난 기세를 보여주는

노송들을 구경하며

3분만 오르면

와~~~~~~~~~~~

한국전쟁 후에도 다시 보수,

1981년 다시 보수,

2012년 다시 보수,

최근까지도

정비하고 보수하며

고성 주민들이 지켜낸 보물,

'청간정'의 아름다운 자태가 등장합니다.

기암절벽 위

앞면 3칸, 옆면 2칸 규모

지붕은 여덟 팔(八) 모양의 팔작지붕

중층 누정

망망대해 동해를 정면에 두고도

우아하고 아름답게 날개를 펼친 팔작지붕은

하늘과 어우러져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1층에서 올려다보는 지붕도 멋지지만

2층으로 오르면

'청간정 필터'가 씌워진

푸른 바다가 펼쳐지는데요.

그늘진 누각 아래에서

새파란 바다를 보고 있자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입니다.

(이래서 바다 뷰 집이 비싼가 봐요...ㅠㅠ)

청간정 내부에는

조선시대 명필인 양사언, 송강 정철과

이승만, 최규하 전 대통령의 글씨도 남아 있습니다.

내부에서 올려다보는 팔각지붕도

명품은 이런 것이구나...

느껴집니다!

한참 동안 이곳을 찾았던

어느 문장가처럼~

쉬어가는 나그네처럼~

바다 멍을 하다가 내려왔어요.

봄햇살을 피해 청간정에서 내려다본

투명한 바다는

가음을 벅차게 했습니다.


지켜낸다는 것

청간정이 소실되고

40년이 흘렀어도

고성 주민들은 이를 잊지 않고

남아 있던 주춧돌을 모아

기어코 청간정을 재건하였습니다.

이후에도 여러 번의 보수를 통해

청간정을 지켜냈죠.

없어도 모를

아담한 정자 하나

그게 무엇이라고

주민들은 사비까지 내가며

청간정을 다시 세웠을까요?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다가

까르륵 거리며 올라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답이 스쳐갑니다.

이곳 주민들이 지키고 싶었던 건

경치 좋은 쉼터가 아니라

후대에서 그다음 후대로

계속해서 보여주고 싶은

고성의 아름다움,

한국의 유산이지 않았을까요?

🌼🌲🌼🌲🌼🌲

소실되었던 청간정을

1928년, 40년 만에 재건한

고성군 토성면장 김영집 님은

재건 취재에 이런 말을 남겼어요.

"후대 사람들이 이어가며 수리한다면

이 정자의 수명은 저 주춧돌과 영원할 것이다."


🚩 소소여행 Tip

-청간정: 강원 고성군 토성면 청간리

-넓은 무료 주차장을 이용하세요.

-청간정 자료 전시관은 월요일 휴무입니다.

-033-631-8722

-주변 카페: 태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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