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날의 합덕성당

초기 한국 천주교의 역사를 담고 있는 충청 최초의 본당인 합덕성당을 한 여름날 방문하였습니다. 저녁 무렵의 합덕성당은 노을빛으로 물들고 있었습니다.

구름마저도 노을 물드는 합덕성당의 전경은 예술입니다. 사진으로 그 아름다움을 다 담아내지 못함이 아쉬울 뿐입니다.

합덕성당은 아산 공세리 성당과 더불어 충청남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입니다. 낮은 언덕 위에 자리한 합덕성당은 정면의 종탑이 쌍으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붉은 벽돌과 회색 벽돌로 지어진 성당의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기 위해 찾는 방문객이 많고 드라마나 영화에도 많이 나오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합덕성당은 1890년 예산군 고덕면 상궁리에 세워진 양촌 성당으로 출발하여 1899년 현재의 위치에 120평의 대지를 구입하고 이전하면서 합덕성당으로 명칭을 바꾸었습니다. 그 뒤 1929년 페랭 신부가 현재의 벽돌로 고딕 성당을 신축하였습니다.

아산 공세리 성당과 더불어 충청남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입니다.

곧 가을이 오기 위한 여름날의 몸부림처럼 더위가 한창이었습니다. 그 더운 여름날에도 꽃들은 피고 지고 아름다움을 발하고 있습니다.

성당 뒤편에 피어 있는 백일 동안 꽃이 핀다는 목 백일홍은 분홍빛으로 피어 여름날을 노래하고 있었습니다.

성당 뒷마당에는 야외제대와 잔디광장이 시원스럽게 넓은 마당으로 되어 있습니다. 페랭 백문필 신부 그리고 황석두 성인 순교비와 6·25 때 순교한 분들의 순교비와 가묘가 벚나무 아래 자리하고 있습니다.

순교비 뒤로 보랏빛 기운이 감도는 연한 분홍색의 상사화가 피어 있습니다. 상사화는 꽃이 필 때 잎은 없고 자랄 때는 꽃이 피지 않아서 서로 볼 수 없다 하여 상사화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꽃이 있어 묘소가 덜 외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붉은 벽돌의 성당 벽면에는 창을 따라 회색 벽돌로 아치 형태로 되어 있어 붉은색과 회색의 세련된 조합으로 아름답습니다. 창의 아랫부분에는 회색 벽돌로 마름모 모양의 장식을 더 하였습니다.

찬찬히 성당 건물을 보고 있노라면 100년이 넘은 세월에도 변하지 않고 새로 지은 건물처럼 그 아름다움이 남아 있는 것이 신기합니다.

넓은 잔디 위로 벌써 마른 나뭇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뜨거운 여름날인데도 가을은 벌써 우리 가까이 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십자가의 길을 따라 거닐며 묵상의 시간을 가져봅니다.

합덕성당 광장에는 메리골드와 맨드라미 꽃이 무리 지어 있어 광장의 아름다움을 더해 줍니다. 성당을 찾은 오고 가는 발길 속에 합덕성당에 얼마나 많은 방문객이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합덕성당 느티나무 아래에 오가는 소리에도 꿈쩍하지 않고 무언가 집중하고 있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조용히 방해되지 않게 가까이 가보니 어반 스케치하는 분들이었습니다.

합덕성당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그리는 중이었습니다. 나무 그늘 아래 앉아 펜을 움직이는 그들이 멋졌습니다. 나무 의자 아래 깔려진 나뭇잎마저 작품의 조연입니다.

한 여름날의 합덕성당은 평화롭고 차분하였습니다. 하루를 마감하는 하늘마저 아름다운 합덕성당에서의 여름날을 잘 보냈습니다.

합덕성당의 역사를 알 수 있었고 성당 구석구석을 돌아보았습니다. 가을이 오면 또 다른 합덕성당을 만나러 와야겠습니다.


{"title":"한 여름날의 합덕성당","source":"https://blog.naver.com/dangjin2030/223571774109","blogName":"당진시 공..","blogId":"dangjin2030","domainIdOrBlogId":"dangjin2030","nicknameOrBlogId":"당찬당진","logNo":223571774109,"smartEditorVersion":4,"meDisplay":true,"blogDisplay":true,"outsideDisplay":true,"cafeDisplay":true,"line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