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 가볼 만한 곳 / 전양순 자수박물관으로 자수 꽃구경 오세요!

자수 꽃! 구경 가요~!

전양순 자수박물관

서구에 자수박물관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바로 2016년 비산동 골목에 문을 연 '전양순 자수박물관'입니다.

학창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수업시간에 십자수, 프랑스 자수 등을 접해보셨을 텐데요, 저도 솜씨는 없지만 가사 시간에 수놓기 수업을 들은 기억이 납니다. 요즘은 예전만큼 자수가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여전히 학교 동아리 수업, 원데이클래스, 취미반, 전문가반 과정으로 자수공예를 찾는 분들이 꾸준히 계시죠.

대구 섬유산업과 함께 자수 외길을 달려온 전순이 명인은 2018년 자수공예 직종으로 달구벌 명인 되셨는데 대구에서 자수공예 명인으로 처음 선정되셨다고 합니다. 연구소와 작업실 그리고 전양순자수박물관을 각각 운영하시다 2024년 3월 초 전양순 자수박물관으로 곳곳에 흩어진 소장 자료를 박물관에 옮겨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순이' 명인의 자료가 소장된 박물관의 이름이 왜 '전양순'일까요?

전순이는 호적상의 이름이고, 어린 시절 집에서 불렀던 이름이 전양순이라고 합니다. 부모님께서 사회에서 전양순으로 불리면 크게 된다고 하시면서 집에서 양순이라 불렸는데 지금까지도 예명으로 전양순으로 사용하시며 박물관 이름을 전양순 자수박물관으로 등록 운영하고 계신다고 하네요.

전순이 명인은 만 13세 시절 동네 언니들이 가져온 베개에 놓인 동백꽃 자수를 보고 첫눈에 매료되어 수를 놓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학교를 자퇴하고 지금까지 오로지 자수 한 길을 달려온 명인은 70세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자수를 사랑하는 소녀 같으신 분이셨습니다.

건물 지하 1층에 있는 전양순 자수박물관은 지난 2016년 3월 15일 개관했으며 입구부터 명인이 평생 작업한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50평 이상 되는 전시공간에 손으로 직접 놓은 자수와 기계 자수 작품이 셀 수 없이 천장과 벽에 진열이 되어 있고, 박물관 한 편에는 지금까지 받은 상과 특허증들이 작업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더라고요.

색색이 놓인 자수 병풍은 백수백복으로 노인들의 생일잔치나 의례적인 공간에서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 사용하는 병풍입니다.

천이 아닌 한지에 수를 놓은 작품으로 명인이 자수용 한지 제조 방법을 연구해 특허도 등록하셨다네요.

백 개의 수와 백 개의 복자로 구성된 병풍 작품은 같은 글자의 서체와 색을 다르게 수를 놓았으며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1년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된 작품으로 명인이 아끼는 작품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벽뿐 아니라 천정에도 전순이 명인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화투놀이, 윷놀이, 봄을 장식해 둔 재미있는 테마별 작품 모습입니다.

특히 작은 나비 장식은 마치 실제 나비가 날아다니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예전에는 전양순 미싱 자수연구소에서 수강생들과 수업을 하셔서 박물관을 관람하러 오실 때 따로 전화해 운영 중인지 확인하고 방문을 해야 했지만 3월부터는 박물관 내에서 수강생들 수업도 진행하고 있어 예약없이 방문이 가능하답니다. 재봉틀과 실이 깔끔하게 진열되어 있어 자수 작품뿐 아니라 자수 기계도 볼 수 있어 볼거리가 다양하더라고요.

컴퓨터 자수에 밀려 자수 기능대회와 기술 자격증도 없어지는 등 자수에 대한 관심이 예전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지만 전순이 명인은 자수공예를 소품과 결합해 기계 수와 손 수를 접목해 다양한 작품을 만드는 등 한국 자수의 맥이 끊기지 않게 이어가고 계셨습니다. 전순이 명인의 자수 실력은 해외 교포들에게도 입소문이 나 수출도 하고 계신다는데요, 어른들에게는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될 대구 가볼만한곳 전양순 자수 박물관! 올봄엔 아이들과 연인과 자수박물관에서 자수 꽃 구경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