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초보자도 걷기 편한, 강화 서해 황금 들녘길
제가 국내 트레킹 코스 중
가장 많이 가는 곳이 강화나들길이고
강화나들길 중 가장 자주 가는 코스가
나들길 16코스인 서해 황금 들녘길입니다.
특히 가을에는 거대한 황금벌판을 보기 위해
이 코스를 한 달에 2~3번 걷는 적도 자주 있지요.
서해 황금 들녘길은 창후리 선착장에서부터
외포리 선착장까지 약 13.5km의 코스로
거리가 길지 않고 지형도 급격한 변화가 없어
초보자도 쉽게 걸을 수 있는 길입니다.
창후리 선착장에는 작은 어시장이 있습니다.
때론 그곳에서 막 잡아 오는 김장용 새우를 사기도 하고,
새우잡이 그물에 걸려든 꼴뚜기들을 사와
집에서 초장과 함께 회로 먹기도 하지요.
최근에 오래전부터 있던 전통 어시장 옆에
새로운 어시장 건물이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곧 말쑥하게 지어진 어시장 건물 안에서
싱싱한 해물을 살 수 있을 것 같네요.
어시장을 나와 바람에 달랑 거리는
나들길 리본을 따라가다 보면 멀지 않은 곳에
작은 마을을 지나 둑길이 시작되는 곳에
16코스 시작점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습니다.
<강화나들길 16코스
- 서해황금들녘길>
선선하고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와
이 코스를 걷기에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며칠간 비온 뒤 햇빛이 쨍하고 쏟아진 둑길 위의 하늘은
먼지 하나 묻지 않았을 것 같은 흰 구름과 함께
아름다운 창조주가 작품 전시회를 하는 것 같습니다.
하늘이 맑은 오늘은 바다 건너
교동도와 석모도의 상주산이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을 듯 가까이 보이고,
가끔 뒤를 돌아보면 푸르른 별립산이 뒤를 지켜 주고 있습니다.
땀이 흐를 때쯤에는 여지없이
작은 쉼터가 있어 햇빛을 피할 수 있고,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쉼터도 준비되어 있어
오래 걷기 어려운 이들도 쉬엄쉬엄 걸을 수 있는 길입니다.
둑의 폭이 약 1.5m,
거리가 약 7km에 달하는 둑 위에 서면
길게 뻗는 나들길 코스에 크게 팔을 벌리고
숨을 크게 쉬어 봅니다.
그 숨 속에 서해 바다의 신선한 내음이
밀려드는 것 같지요.
길을 걷다가 우두커니 앉아
바다를 보는 조망대도 만들어져 있어
필자가 자주 애용하는 곳이 있습니다.
여기저기 포토 포인트가 있어
친구들과 길을 걸으면 배낭에 담아 왔던 간식거리를 먹기 위해
걸음을 자주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길을 걷는 시야의 왼편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망월벌판이 펼쳐져 있지요.
망월벌판은 강화도에서 가장 넓은 벌판으로,
바다를 막아 간척된 논입니다.
한참 길을 걸어 망월돈대를 만나게 됩니다.
이 돈대는 조선 숙종 5년에 축조한 것입니다.
돌을 장방형으로 다듬어
가로 38m, 세로 18m, 높이 2.5m로 쌓은 돈대입니다.
돈대 안으로 들어가면
푹신한 흙을 밟아 기분이 좋습니다.
흙에 가끔 구덩이가 패어 있는 것을 보면
이 작은 공간이 작은 동물들의 놀이터가 되는가 봅니다.
다시 긴 둑을 따라 굽이굽이 걸어가다 보면
멀리 언덕 위에 하늘의 성같이 쌓은 곳을 만나게 됩니다.
계룡돈대입니다.
망월돈대같이 사각형의 축조물이지만
높은 곳에 있어서인지 규모가 더 커 보입니다.
언덕을 올라가 돈대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이 돈대는 높은 곳에 있어 적군의 감시에 좋은 위치인 것 같습니다.
안에는 포를 설치해 놓은 시설들이 있고요.
이 돈대도 숙종 5년에 축조되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승군 8,000명과 어영군 4,300명이
동원해 80일 동안 쌓은 돈대 중 하나라 하네요.
돈대의 석축 하단에
'강희 18년 4월 경상도 군위어영'이라는 말이
새겨져 있어 54개 돈대 중 유일하게
연대를 알 수 있는 기록이 새겨져 있습니다.
돈대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넓은 공간에 포를 설치했던 곳으로 보이는
사각형의 홈이 있고 그 둑 위에 올라서니
사방의 시야가 하나도 막힘이 없을 정도로
탁 트인 모습이 장관이었죠.
돈대를 내려와 과거 용머리가 있었던 길과
마을을 지나면 예수의 성모 수녀원으로 가는 길로
올라가게 됩니다.
이제까지 수도 없이 이 길을 지나갔지만
한 번도 수녀님을 뵌 적이 없습니다만
그 안에서는 경건함이 보이는 공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수녀원 앞에는
길벗들의 좋은 쉼터가 있어 늘 발을 쉬고 가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자신이 걸어온 길을 볼 수 있지요.
수녀원의 담을 끼고 낮은 산으로 올라갑니다.
그 산에는 밤나무가 많아 가을에는
무수하게 많은 밤송이들을 볼 수 있지요.
이제까지 탁 트인 공간을 걸어왔다면,
이제부터는 작고 큰 나무들이 가득한 숲속을 걸어갑니다.
그 언덕을 넘어가면 외포리로 가는 긴 숲길을 만나게 되지요.
그 끝에 오래전에 사람들이 많이 모였을 것 같은
배 모양의 구조물이 있고,
강화 유스호스텔 건물이 이제는 사용을 하지 않는 듯
인적 없이 조용히 잠들고 있습니다.
나들길 16코스를 걷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은
늘 제 손에 무거운 비닐봉지가 들려져 있기 일쑤입니다.
바로 외포항의 수산물 판매 시장을 들러서
제가 좋아하는 생선들과 젓갈류들을 사 오기 때문입니다.
나들길 16코스의 둑 위를 가을에 걷다 보면
전깃줄에 수없이 많은 제비들이 줄지어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시야를 더 멀리 뻗어 가면 아주 먼 곳에 어릴 때
종이로 만들어 놀던 모양의 눈에 익은 건물을 볼 수 있습니다.
망월교회 _ 종이학 교회
오늘은 그 건물이 무엇인지 찾아가 보았습니다.
종이학 모양의 건물. 교회였습니다.
망월벌판에 있으니 망월교회네요.
교회의 문이 열려 있어 조용히 들어가 보았습니다.
내부는 일반 교회와 다름없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예쁜 모습의
교회를 건축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교회의 창립기념일이 무려 1900년도이니
역사가 120년이 넘네요.
오래전에 이곳에 왔을 때
목사님을 통해서 들은 얘기로는
바닷바람이 강해 교회의 종탑이 자꾸 쓰러지니
이렇게 종이학 모양으로 종탑을 만들었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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