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숙 기자]

날이 따뜻해지면서 가까운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평소 부족했던 운동을 실천하고

맑은 공기에 몸과 마음을 힐링하게 됩니다.

3월의 산은 단단하게 얼었던 땅은 부드러워지고

작은 나무부터 꽃을 피우고 잎을 올리네요.

휴일 오후 느지막하게 집을 나서 고봉산을 오릅니다.

고봉산

고봉산에서 바라본 전망 ©이민숙 기자

고봉산은 한강하구의 넓은 들판 평야지대의

고양시에서 해발 203m로 가장 높은 산입니다.

정발산, 황룡산, 견달산 등은 해발 100m 안팎이네요.

고양시 일산동구 중산동과 성석동에 걸쳐 있으며

옛날에는 태미산, 성산으로 불렸습니다.

고양시의 도보여행길인 고봉누리길이 관통하며

탄현동의 황룡산과도 이어지네요.

삼국시대에는 한강유역을 두고 고구려 백제,

신라가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요충지로

고봉산성과 봉수대의 흔적이 남아있기도 합니다.

현대에는 군사시설 지역에 포함되어서는

산 정상으로 철탑이 우뚝 서 있고

50여 년간 출입이 금지되다

2022년 5월 일반인들에게 허락되었습니다.

안곡습지 미로원, 묵논 ©이민숙 기자

고봉산 등산은 보통 중산 3근린공원

주차장과 안곡습지에서 시작됩니다.

일출을 즐기는 분들은 중산 근린공원에서

일몰을 즐기는 분들은 안곡습지공원에서

시작하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조금 더 길게 즐기고 싶은 분들은 탄현근린공원에서

시작되는 황룡산과 연계할 수도 있습니다.

늦은 오후에 산을 오르기 시작한 만큼

일몰을 목표로 합니다.

안곡습지공원부터 잠깐 둘러본 후 고봉산을 오릅니다.

등산로 초입으로는 주차장이 없어

대중교통을 추천합니다.

안곡습지공원은 신도시 개발 당시 사라질 위기였으나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보존되었습니다.

묵논학습원, 수로, 야생초화원 등으로 구성되어

인근 주민들의 생태학습장으로 이용되네요.

안곡습지공원

헬기장

영천사

황룡산 갈림길

고봉산전망대

만경사

중산3근린공원

(약 3.5km, 2시간 소요)

고봉산 고봉누리길 포토존 ©이민숙 기자

공원 초입 도로 옆, 근래 새롭게 조성된

편백나무길 끝으로 고봉산 등산로가 시작됩니다.

고봉누리길 포토존 옆으로 1차 목적지인

영천사까지 1.6km가 안내됩니다.

그렇게 시작된 산길은 완만한 평지와

오르막이 교차합니다.

급경사의 오르막이 나타날 때면 어김없이

계단이 설치되어 오르는 길이 한결 수월해집니다.

고봉산은 고양의 진산으로

오래전부터 사랑을 받아왔는데

2022년 정상이 개방되고 전망대가 조성되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습니다.

전망대가 조성된 뒤에는 행주산성과 함께

고양시의 대표적인 일출 명소가 되었습니다.

고봉산 등산로 ©이민숙 기자

산을 오르는 길 소나무, 참나무,

밤나무 등이 우거졌습니다.

그중에서도 소나무가 많아서는

사시사철 시원한 그늘과 푸르른 전경이 펼쳐지네요.

걷는 내내 우리 곁에 성큼 찾아온 봄도 만났습니다.

맨 줄기의 나뭇가지에는 새순이 돋아나고

생강나무는 노란 꽃망울을 터트립니다.

바싹 마른 낙엽 사이로 다양한 식물들이 파릇파릇한

새 줄기를 올리는 중이며 화살나무는

하루가 다르게 유초록 빛깔을 띠어가네요.

고봉산에 찾아온 봄 ©이민숙 기자

가족과 친구와, 또는 나 홀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수시로 교차합니다.

반려견과 함께 걷는 사람들도 아주 많았습니다.

고봉산을 찾은 사람들 ©이민숙 기자

고봉산을 오르다 보면 많은 이야기도 만나게 됩니다.

그중에는 고봉산 명칭이 유래한

한구슬과 안장왕 이야기도 있습니다.

5세기 말 백제 땅에 속해있던

옛 고양 땅에 한구슬이라는 처녀가 있었습니다.

그녀의 미모는 너무나 유명하여

인근 지역까지 소문이 자자하였습니다.

한강변에서 용이 되려다 못된

이무기의 한을 달래주기 위한 용구재이무기제 축제가

열렸던 날 백제를 정탐하러 국경을 넘은

고구려 왕자를 만나 백년가약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한참의 세월이 흘러 돌아온다는 왕자는

돌아오지 않았고 새로이 부임한

마을 태수 비후는 수청을 강요하였습니다.

이 소식을 멀리서 들은 왕자는

후일 고구려 22대 안장왕이 되어

몰래 그녀를 구해오라 지시하였습니다.

당시 부하가 한구슬을 구했음을 봉화로 알렸는데

그로 인해 고봉산이라 불렸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춘향전의 모태로 추정되는 설화입니다.

그 밖에도 고양팔현 모당 홍이상 선생, 6.25 전사자의

유해가 확인된 평화의 쉼터도 지나게 됩니다.

고봉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일산 전경 & 한구슬과 안장왕의 설화 ©이민숙 기자

등산을 시작한 지 약 30여 분 만에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고봉산 임도 순환로입니다.

오른쪽으로 영천사, 왼쪽으로 만경사가 안내되네요.

그곳에서 고봉산 전망대까지는

좌우로 약 500m~ 800m 남짓입니다.

영천사를 끼고 돌아오르는 오른쪽 길이 조금 더 길고

산세도 아름답습니다.

영천사

고봉산 등산로 안내판 ©이민숙 기자

이무기 바위를 지나 고봉산 중턱에

자리 잡은 영천사에 도착합니다.

고봉산 산행을 하는 사람들의 필수 코스로

고봉산 전망대가 들어서기 전에는

일산 전경을 바라보는 전망 포인트이기도 하였습니다.

일산 중산마을 송포 지역, 맑은 날이면

한강과 김포 일대까지 내려다보입니다.

사찰 주변으로는 3~4마리의 고양이가

봄 햇살을 즐기고 정면으로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

사이로 탄현의 랜드마크인

두산 위브더제니스 타워가 우뚝 서 있네요

영천사 ©이민숙 기자

고봉산전망대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은

보통 영천사에서 올랐던 길을 되짚어

내려가 만경사 방향으로 향하네요.

만경사에서 전망대까지는 300m 바로 지척입니다.

하지만 고봉산 산행을 목표로 한 만큼

영천사를 지나 안쪽 산길로 향합니다.

고봉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는

많은 바위도 이어지네요.

눈과 입 등 이무기의 모습이 뚜렷한 이무기바위,

붙임바위, 두꺼비바위, 벼락바위,

고봉산 정상 역할을 하는 장사바위 등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도 안내되어서는

산행 중 쏠쏠한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붙임바위와 틈새바위 ©이민숙 기자

영천사 뒤쪽으로 이어진 산길은 조금 더 울창하고

푸른숲이 나타나며 청량감을 선물하네요.

순간적으로 깊은 숲에 들어온 듯

고요한 적막감이 온몸을 감쌉니다.

그러한 느낌이 좋아서는

발걸음이 한층 더 느려졌습니다.

탄현마을 황룡산 삼거리로 향하고

성석동 진밭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이었습니다.

고봉산 송림지대 ©이민숙 기자

울창한 숲에서 고봉산전망대는 가까웠습니다.

약 200m 남짓 오르막 산길을 오르노라니

정면으로 계단 데크가 건너다보이네요.

50여 년간 출입 금지였던 고봉산 정상길입니다.

그 옆으로는 장사바위도 가까워집니다.

하지만 분명 지척이었는데

전망대의 풍경에 취해서는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고봉산 전망대 ©이민숙 기자

고봉산은 고양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산이었으나

50여 년간 정상은 출입 금지였습니다.

2022년 5월 전망대가 생기면서

시민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남향과 북향 2개의 전망대가 보행데크로 연결되고

양 방향으로 멋진 풍광과 전망이 펼쳐집니다.

정상으로 향하는 만큼 양방향의 계단은

대략 300여 개로 한참을 오르게 됩니다.

고봉산 전망대 가는 길 ©이민숙 기자

일산 시가지와 일몰을 즐기는 전망대 A입니다.

한강 탄현, 심학산 문수산, 북한 개풍군, 오두산전망대,

운정지구, 황룡산, 금촌까지 아주 넓게 이어지네요.

가까이로는 조금 전 올라와

데크계단과 고봉산 능선이 점점 먼 방향으로

확대되는 풍경은 아파트 단지와 한강까지 조망됩니다.

A데크에서 바라본 전망 ©이민숙 기자

전망테크 사이로는 유독 줄기가 두텁고

키 큰 나무가 이어져 아름답습니다.

A데크에서 제법 걸어서는 B데크에 도착합니다.

B 데크는 북한산 방향으로 일출 전망대입니다.

전망대가 들어선 후 새해 첫날의

특별한 여행지가 되었습니다.

A전망대에서 B전망대로 가는 길 ©이민숙 기자

A 데크보다 목재계단이

더욱 깊고 전망 또한 조금 더 화려합니다.

북한산의 백운대, 인수봉, 노적봉, 의상봉 등 봉우리를

중심으로 좌우로 계명산 도봉산, 삼송지구, 식사지구,

인왕산, 남산까지 이어지네요.

가까이로 고양 삼송지구 식사지구가 있고

먼 풍경으로 북한산이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B데크에서 바라본 전망 ©이민숙 기자

예상보다 빠른 산행으로 해가 지기를 기다리며

산 아래 만경사로 향합니다.

만경사

만경사는 한국불교 태고종의 사찰로 조선 선조 때

문신이었던 홍이상이 창건하였습니다.

홍이상은 산행 중 만났던 고양 팔현 중 한 분이네요.

홍이상의 8세손 홍명주가 창건한 뒤 후손들이

거주하며 문중의 재실로 삼았다 합니다.

현재는 대웅전과 요사채 2동으로 구성된

소박한 형태로 아미타불석조여래좌상이

고양시 향토문화재로 지정 관리되었습니다

만경사 ©이민숙 기자

3월 17일 고양시의 일몰시간은 6시 40분이었습니다.

6시가 넘으며 천천히 다시금 전망대로 향합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푸르렀던 하늘에

어느새 붉은 기운이 물들어갑니다.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만큼은 아니었으나

멋진 일몰이 예상되었습니다.

석양은 느리게 다가오나 시작되면

순식간에 하늘 전체를 물들어버리네요.

B데크에서 바라 본 일몰 ©이미숙 기자

탄현마을과 한강 사이로 점점 붉어지더니 순식간에

짙은 구름 사이로 사라집니다.

잠깐 발길이 뜸했던 사람들은 일몰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서둘러 오르기도 합니다.

약 10분간 펼쳐진 황홀한 풍경이었습니다.

고봉산의 석양과 함께 멋지게 휴일을 마무리하였습니다.

4월을 향해가면 고봉산은 새순이 올라오고

꽃을 피우며 더욱 화사하게 변해갑니다.

대략 1시간 30분 코스로 가볍게

오를 수 있는 만큼 일출, 일몰과 함께하는

가벼운 가족 산행으로 추천합니다.

고봉산전망대의 일몰 ©이민숙 기자


고봉산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성석동

안곡습지공원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하늘마을로 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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