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숨결이 살아있는 맛

지미당

전통의 맛을 구현하고 알리기 위해 꿋꿋이 걸어온 외길. 느리지만 우직하고 묵묵히 내디뎌 왔다. 자연의 숨결이 깃든 맛을 온전히 유지하고 계승하고 있는 지미당의 이야기.

글. 두정아 사진. 김성재


한국 전통의 맛을 이어가는 지미당

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전통 한옥이 멋스러운 자태를 드러낸다. 마당 한가운데 꾸며진 작은 정원에는 알록달록 꽃들이 저마다의 높이로 올망졸망 피어 있다. 여주 하거동에 위치한 지미당(旨味堂)은 ‘아름다운 정원대상’에서 상을 받았을 만큼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멋을 자랑한다.

“내 집 마당에 꽃을 심었는데 상을 주니 얼마나 좋아요. 제가 그랬지요. 우리나라 참 좋은 나라라고. 채송화와 봉숭아, 분꽃, 연잎 등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들이에요. 보면 볼수록 예쁘지요.”

‘맛이 있는 집’이라는 뜻을 지닌 지미당은 전통 된장·고추장을 생산해 판매하는 향토맛집이다. 전통장 제조가인 권순분 대표가 전통의 맛을 이어가겠다는 마음으로 2001년부터 전통음식 체험장과 함께 운영 중인 곳이다.

지미당 사업을 하기 전부터 궁중음식에 대한 강의와 지도를 하며 향토음식 알리기에 앞장 서 왔던 권 대표는 농촌여성 일감갖기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전통장 만들기 사업을 본격화했다. 쌀밥 과자 기능보유자(경기도)로, 오랫동안 여주시 농업기술센터와 여주대 등에서 궁중음식 분야 강의를 해왔고, 여주시 향토음식 연구회 회장 등을 맡으며 우리 전통의 맛을 알려왔다. 지미당 본채 뒤편에는 아름다운 정자 혜화정도 있어 볼거리를 더한다. 권 대표가 남편을 위해 만든 공간으로, 남편의 고향인 서울 혜화동의 이름을 따서 혜화정이라고 지었다.

“항아리를 둘 수 있는 한옥이 무척이나 갖고 싶었지요. 이쪽이 친정 동네예요. 여기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서울로 시집갔었죠.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든 공간에 한옥을 짓고 다시 살게 된 셈이에요.”

재래 방식으로 만들어 맛과 향이 우수

전통의 맛을 지키고 알리려는 권 대표의 행보는 언론 매체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며 조명한 바 있다. KBS ‘체험 삶의 현장’, SBS ‘아름다운 인생’, SBS ‘이영애의 만찬’, 올리브TV ‘마스터 셰프 코리아’ 등에 소개되며 지미당의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특히 각국 음식문화와 한국 한국의 전통음식을 비교해 소개하는 ‘이영애의 만찬’은 시청자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촬영차 지미당을 찾은 배우 이영애는 엄마의 고향이 여주라며 여주시와의 끈끈한 인연을 밝히기도. ‘아름다운 인생’에서는 여성 CEO 5인 중 한 명으로 권 대표가 조명되기도 했다. 권 대표는 “매출과 관계없이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건데 너무 큰 관심을 받았던 것 같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지미당에서 제조하는 전통장은 옛 방식을 고수한다. 온전히 여주콩만을 사용해 가마솥에서 장작불로 6~8시간 삶고, 한옥 추녀에서 70일 이상 자연 건조한다. 이후 황토방에서 발효시킨 메주를 2년 이상 숙성시킨다. 재래 방식으로 만들어 맛과 향이 우수해 소비자로부터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지미당에서는 한옥 체험을 위한 숙박과 두부 만들기, 찐빵 만들기, 전통장 담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중단되었다가 현재는 여주산병과 연잎밥 만들기 체험만 운영 중이다. 여주산병은 여주의 대표 향토떡으로, 쌀가루를 쪄서 밀대로 얇게 밀어 팥소를 넣고 큰 떡과 작은 떡을 붙여 꽃으로 장식하는 음식이다. 여주 지역의 비옥하고 맑은 물로 키운 좋은 쌀로 만들어 잔치 때마다 올렸던 떡이다. 30인 이상의 단체만 예약이 가능한데, 주로 학교급식 영양교사나 요리를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방문한다.

권순분 대표가 직접 만든 장을 들고 미소짓고 있다.

여주 농산물로 만든 연잎밥 출시

지미당은 최근 간편식 ‘지미당 연잎밥’ 출시했다. 여주시농업기술센터의 고유 향토음식 가정간편식 상품화 기술지원 시범사업에 선정된 것으로, 여주에서 생산되는 쌀과 농산물을 넣어 만든다. 이 시범사업은 간편한 소비 방식을 선호하는 식습관의 변화에 맞춰 지역 고유의 식재료를 활용한 가정간편식 상품화를 지원하는 것으로, 농가소득을 확대하고 건강한 식생활 향상을 위한 사업이다.

‘지미당 연잎밥’은 여주쌀과 함께 엄선한 국내산 원료곡 13가지를 넣어 만든다. 무농약으로 생산되는 연잎으로 감싸져 향긋함을 더한다. 가마솥에 쪄 진공포장해 급속 냉동 후 판매되는데, 전자레인지에 간편하게 데워먹을 수 있어 편리하게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냉동 상태의 연잎밥 포장지 한쪽 모서리를 가위로 잘라 공기 구멍을 만든 뒤 3~4분 가열 후 바로 먹을 수 있다.

권 대표는 “깊은 맛을 느끼고 싶을 때는 찜기에 쪄서 드시면 좋다”라고 귀띔했다. 비닐이 제거된 연잎밥을 찜기에서 20~25분 정도 쪄주면 된다. ‘지미당 연잎밥’은 현재 지미당에서 오프라인 판매 중으로, 향후 온라인 판매를 위한 스마트 스토어도 오픈할 예정이다.

“여주쌀이 워낙 맛있잖아요. 처음에는 여주쌀의 단가가 높아서 타산이 맞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들도 계셨죠. 그런데, 쌀이 비싸면 또 얼마나 비싸겠어요? 이왕 만드는 거 좋은 재료로 제대로 만들어보자 했지요. 정성을 다해 만든 만큼 맛과 건강을 다 챙길 수 있는 간편식으로 많은 사랑 받길 바랍니다.”

지미당 뒤편에 있는 혜화정.(왼쪽)


[여주의 향토떡 여주산병, 만들어볼까요?]

재료 멥쌀가루, 팥(거피한 것), 소금, 설탕, 계핏가루, 자연색소(오미자, 치자, 쑥가루)

➊ 멥쌀가루로 흰떡을 만들어 밀방아로 얇게 민다.

➋ ‌팥을 쪄서 고물로 만들고 설탕과 계핏가루를 넣어 새알 만하게 뭉친다.

➌ ‌민떡에 팥소를 넣고 큰 반달 모양과 작은 반달 모양으로 각각 만든 다음, 크게 만든 떡은 구부리고

그 안에 작게 만든 떡을 구부려 넣어 붙인다.

➍ ‌위에 자연색소로 물들인 색떡으로 예쁘게 모양을 내어 장식한다.

(자료: 여주시 농업기술센터)

[지미당]

▶ 주소 여주시 하거1길 4

▶ 문의 031-884-6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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