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민기자단|정하진 기자

2024 여주시 도예명장 기술전수 프로그램 현장 탐방

한국 도자 생산의 메카임을 자부하는 여주시는 천년을 이어온 도자기의 명맥을 계승·발전시키는 것을 큰 자부심으로 삼고 있습니다.

여주 도자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시에서는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매년 5월에 열리는 ‘여주도자기축제’를 들 수 있겠습니다. 또한, 자생력 있는 도자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도자나날센터’를 설립하여 도자 제조업 분야 관계자들이 연구 및 개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2023년부터 시작된 ‘여주시 도예명장 기술전수 프로그램’은 여주의 도예명장들이 직접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최초로 시도된 집중 워크숍 형태의 이 프로그램은, 청년 도예인들의 실력 향상을 돕고 이들이 여주시 도예 산업 현장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올해는 전국에서 모여든 도자공예 관련 전공자, 가업 계승자, 도예 업체 운영자 등 11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7월 3일부터 시작된 ‘2024년 여주시 도예명장 기술전수 프로그램’은 7월 31일(수)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총 8강좌로 구성, 강좌당 12시간씩 진행되고 있습니다. 강좌는 이론과 실습이 적절하게 혼합된 방식이며, 프로그램 참여 수강생들의 진로와 관련된 상담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프로그램 중반을 넘어서며 갈수록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는데, 그 현장으로 가보았습니다.

수업 전 강의실 풍경. 김창호 도예명장이 수강생과 상담 중이다. / 도예명장 기술전수 현수막 ⓒ 정하진 여주시민기자

김창호 명장의 틀을 깬 옹기 제작 수업

7월 22일 기준, 여주 도자기 역사 소개(조병호 명장), 다기 제작(문찬석 명장), 기물 제작과 분청사기 장식 기법(이형우 명장), 달항아리(김흥배 명장), 서화 기법(박광천 명장), 옹기 제작(김창호 명장) 등이 진행되었고, 물레 성형(지두현 명장), 조각 기법(최병덕 명장), 항아리 제작(이청욱 명장) 등의 강좌를 앞두고 있습니다.

기자는 이 중 ‘옹기 제작’ 강좌에 일부 참석해 보았습니다.

옹기 제작 강좌의 첫 번째 시간에는 여주에 터를 잡고 오랜 세월 옹기를 짓는 ‘국가무형유산 제96호 옹기장 김일만 장인’의 영상을 시작으로, 옹기의 역사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대대로 옹기를 만들어 온 집안에서 나고 자란 김창호 명장은, 국가무형유산 제96호 옹기장인인 아버지 김일만 장인의 뒤를 이어 옹기장 이수자가 되었고, 여주시 제8호 도예명장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김창호 명장에게 아버지의 이야기는 곧 옹기의 역사이자 그의 작품 세계의 뿌리인 것입니다.

옹기 제작 이론 수업 ⓒ 정하진 여주시민기자

이번 이론 시간에는 자신의 성장 과정과 작품 세계를 공유하며, 창의적인 방식으로 작품에 접근할 것, 다양한 실험을 해볼 것, 언어와 인문학 공부를 열심히 해 인식의 폭을 확장할 것 등을 강조했습니다.

김창호 명장은 이해를 돕기 위한 수업 자료로, 자신의 대한제국 황실 문양을 활용해 만든 작품들을 들고 왔습니다. 오랜 세월 서민의 그릇으로 취급되며 소박하고 투박한 질감과 색감으로 대표되던 옹기가 금박과 다양한 색을 입고 예술 작품으로 피어났습니다.

김창호 명장 / 김창호 명장의 옹기 작품 ⓒ 정하진 여주시민기자

유약연구실로 자리를 옮겨 진행된 실습에서는 자신만의 흙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컵을 만드는 과정이 진행됐습니다. 예술가는 실험정신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어야 하며, 창의적인 방식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현할 줄 알아야 한다는 조언과 함께 자신만의 흙,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보라는 과제를 주었습니다.

유약연구실 실습, 자신만의 흙을 만드는 중 ⓒ 정하진 여주시민기자

“옹기가 무엇입니까?” 하는 기자의 질문에

“옹기는 인간의 손을 가장 안 탄 그릇입니다. 손으로 만들어 음식을 담는 그릇, 그 자체에 충실한 것이며, 실용적이면서도 소박하고 튼튼한 그릇이 옹기입니다. 된장독을 만드는 것은, 그냥 독을 만드는 게 아닙니다. 된장이 숨 쉬며 발효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거죠. 그래서 옛날부터 ‘독을 짓다’라는 표현을 많이 써왔던 겁니다”라고 김창호 명장은 답합니다.

청년 도예가들에게 창의성을 발현하여 나만의 작업 방식과 작품 세계를 만들어갈 것을 주문하는 동시에 전통적인 옹기의 서사를 전하는 일도 열심이던 명장의 모습이 선합니다. 아울러 명장의 한마디 한마디에 눈을 반짝이던 수강생들을 보며, 이번 한 달간의 여정이 마무리되면 수강생들은 어떤 작품으로 세상과 만나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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