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전북 가을 여행지

여름철 타 지역에서 온 친구들에게 익산, 군산 여행지를 소개했는데요. 그 친구들이 가을철에 전북특별자치도를 방문한다면 소개해 주고 싶은 여행지가 있습니다. 남원, 순창으로 떠나는 1박 2일 여행인데요. 가을 분위기를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전북특별자치도의 역사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코스입니다.

1일차 시작,

남원 황산대첩비지

남원, 순창으로 떠나는 1박 2일 여행 코스는 여행자의 접근성을 고려해서 1일차 남원, 2일차 순창으로 기획했습니다. 1일차 남원의 첫 여행지로 선택한 곳은 운봉읍에 있는 황산대첩비지입니다. 이곳은 고려 말 이성계가 왜구와 싸워 대승을 거둔 전적지입니다.

황산대첩비각

황산대첩비지는 황산(698.7m)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황산 아래를 지나는 협곡은 함양에서 남원으로 들어가는 길목이었습니다. 중앙에 있는 건물은 새로 세운 황산대첩비각입니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이곳 황산에서 왜구를 크게 무찌른 업적을 기리기 위하여 선조 10년(1577) 왕명을 받아 이곳에 황산대첩비를 세웠는데요.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에 의해 전각과 비문이 파괴되어 1957년 비문을 다시 새기고 1973년 비각을 새로 지었습니다.

파비각

황산대첩비각 동편에 있는 건물은 파비각입니다. 부서진 비석을 보호하기 위해 세운 건물입니다. 파비각 안에 있는 비석은 본래 있었던 황산대첩비입니다. 서 있어야 할 대첩비가 누워 있습니다. 일제는 자기들의 치욕스러운 역사를 지우고 싶어 이런 상태로 만들었답니다. 이 비석 하나만으로도 역사에 관해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어휘각

황산대첩비각 서편 아름드리나무숲을 지나면 어휘각이 보입니다. 황산대첩을 이끌었던 이성계 장군이 자신만의 공로가 아니라 함께 참여한 여러 충신들의 공로임을 알리를 글을 바위에 새겼습니다. 이곳 역시 일제가 1945년 전각을 폭파하고 글씨를 철정으로 쪼아 알아보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1973년 다시 세운 어휘각에는 글씨가 훼손된 바위가 보존되어 있습니다.

동편제마을

황산대첩비지가 있는 마을이 동편제마을입니다. 마을 이름에서 국악의 성지인 남원을 느끼게 해 줍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서 보았던 마을 숲이 인상적이었는데요. 황산대첩비지 바로 옆에는 이곳 출신인 가왕 송홍록 명창과 박초월 명창의 생가를 복원해 놓았습니다.

송홍록 명창은 판소리 동편제를 탄생시켰고 박초월 명창으로 이어지면서 깊이를 더했습니다. 이곳을 동편제마을이라고 부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두 명창의 생가 주변에는 석재 조형물들이 있습니다. 의미를 파악하면서 돌아보면 더 재미가 있습니다.

아티나(Atina) 베이커리 카페

동편제마을을 돌아보고 지리산허브밸리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허브밸리 주차장 바로 옆에는 아티나 베이커리 카페가 있습니다. 건물 입구는 물론 실내, 루프탑까지 카페 전체가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 쉼터이면서 포토존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마침 점심 식사시간이기도 해서 커피와 빵을 주문했습니다. 맛있는 빵 덕분에 훌륭한 점심이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나서 카페 곳곳을 돌아보며 사진 찍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루프탑 풍경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오후에 방문하면 노을 풍경이 기대되는 곳입니다.

지리산허브밸리

지리산허브밸리는 카페 바로 옆에 있습니다. 입장권(4,000원 / 2,000원 지역상품권으로 되돌려 받음)을 구입해서 안으로 들어가면 원형광장이 맞이합니다. 봄에 라벤더 화분으로 가득했던 원형광장을 가을을 상징하는 국화 화분으로 장식했습니다. 국화꽃이 활짝 피면 더 아름다운 광장이 되겠습니다.

지리산허브밸리는 실내 활동 공간과 함께 아름다운 산책로가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압화 전시관 아래쪽에는 황화코스모스 꽃밭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코스모스 꽃밭 사잇길을 걸으며 가을 정취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황화코스모스 꽃밭을 거닐고 난 뒤 압화 전시관으로 들어섰습니다. 전시관은 나누어져 있는데요. 한쪽에서는 지리산의 꽃 사진을 전시합니다. 사진으로 보는 꽃이지만 생생하게 표현되어 마치 산속에서 만난 느낌이 전해집니다. 맞은편은 지리산에서 자라는 식물의 압화 전시장입니다. 지리산의 생물도감인 셈입니다.

바깥 산책로 주변에는 여름꽃이 물러나고 가을꽃이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얼마까지만 해도 아름다움을 뽐냈을 유럽수국꽃들의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메인 건물 안에는 열대식물 온실, 쉼터, 아이들 놀이터, 체험장 등이 있어 다양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겠습니다. 지리산허브밸리에는 호텔, 카페까지 있어 종합휴양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행정마을 서어나무숲

지리산허브밸리를 나와 행정마을 서어나무숲을 찾았습니다. 남원에는 이런 마을 숲이 많이 남아있는데요. 운봉읍만 해도 행정마을 서어나무숲, 삼산마을 소나무숲, 신기마을 느티나무숲 등이 있습니다. 운봉은 평균 해발 550m 정도 되는 분지인데요. 행정마을은 그런 평지에 만들어진 동네입니다. 마을 숲은 홍수나 바람을 막기 위한 보호림 기능과 지형적으로 지기(地氣)가 센 곳은 눌러주고 허(虛)한 곳은 보(補)해주는 비보림(裨補林) 기능이 있습니다. 행정마을 구조를 보면 동, 서로는 산이 있으나 남, 북으로는 트여 있어 보호림과 비보림 두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서어나무숲은 200여 년 전에 주민들이 만든 인공 숲입니다. 서어너무는 자작나무과 낙엽교목으로 껍질이 회색입니다. 나무줄기의 표면은 울퉁불퉁한 근육질로 되어있어 단단한 느낌이 듭니다. 서어나무숲은 잘 보전되어 2000년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시간이 지나 나뭇잎에 물이 들면 더 예쁘겠습니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서어나무숲을 보고 찾아간 곳은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입니다. 남원 시내 가까운 곳에 있는 미술관입니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건물부터 독특한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건물 바깥에는 계단식 수조에 물이 담겨 있어 묘한 느낌을 줍니다. 이곳에서는 동양화가 김병종이 기증한 작품과 지역 출신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남원 추어탕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을 나와 숙소 체크인을 했습니다. 숙소는 미술관에서 가까운 요천 강변에 있어 접근성이 좋았습니다. 식사 후 광한루 야경을 보기 위해 따뜻한 복장을 하고 식당을 찾았습니다. 이번에도 남원에 오면 자주 가는 추어탕 집을 픽했습니다. 가을 분위기에도 잘 어울리는 메뉴입니다.

광한루 야경

광한루는 야경이 아름다워 저녁 산책하기 좋은 곳입니다. 낮에는 입장료(4,000원), 주차료가 있는데요. 오후 6시가 지난 시간에는 무료라는 장점도 있습니다. 특히 건물에 조명 시설을 해서 연못에 비친 반영이 예뻤습니다.

광한루 앞 요천 주변은 남원야행축제(10월 3일~5일) 준비가 한창입니다. 다리를 포함해서 요천 강변에는 전등이 걸려 환하게 밝혀주고 있습니다. 요천 야경을 끝으로 1일차 남원 여행을 마무리했습니다.

2일차 순창,

채계산 출렁다리

2일차 순창 여행은 아침 느긋하게 시작했습니다. 첫 방문지인 채계산(釵笄山, 343m) 출렁다리까지는 숙소에서 약 30분 거리입니다. 채계산(釵笄山, 343m)은 적성강변에서 산을 바라보면 비녀를 꽂은 여인이 누워서 달을 바라보며 창을 읊는 모습인 월하미인(月下美人)을 닮았다고 합니다. 두 산 사이에 가로놓인 출렁다리 풍경이 일품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건너보고 싶게 만드는 풍경입니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등산로로 이어집니다. 가벼운 산행 준비가 되었다면 칼바위 능선까지는 올라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능선에 오르면 중간중간 전망대가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서쪽 들판 풍경이 절경입니다. 노랗게 벼가 익어가는 풍경은 이 시기에 볼 수 있는 최고의 장면입니다.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

채계산 출렁다리를 내려와 찾아간 곳은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입니다. 이곳도 순창장류축제(10월 11일~13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에 있는 가게는 장류 판매점이면서 체험장이기도 합니다. 상가를 한 바퀴 돌아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 바로 앞에는 순창장류박물관, 순창발효테마파크 등이 함께 있습니다. 조금 위쪽에는 발효소스토굴이 있습니다. 발효소스토굴 가는 중간에 핑크뮬리 단지가 있는데요. 색감이 좋아 사진 찍기 좋은 시기입니다.

발효소스토굴(입장료 3,000원)은 업체에서 장류를 숙성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토굴입니다. 이 토굴을 활용해서 세계 각국의 소스를 전시하고 있어 세계 소스 현황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트릭아트,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상 체험관 등도 보입니다. 토굴을 돌아보고 나오는 입구 역시 포토존입니다.

전통시장 순대국밥

발효소스토굴까지 보고 나니 점심 식사시간입니다. 순창은 한정식과 순대국밥 등이 유명한데요. 오늘은 순대국밥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전통시장을 찾아 순대국밥으로 허해진 마음을 달랬습니다.

베이커리 카페

베르자르당

식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위해 찾아간 곳은 베이커리 카페인 베르자르당입니다. 식당 근처에 있는 카페입니다. 야자수가 늘어선 이국적인 분위기의 유리온실과 건강한 재료만을 사용해서 만든 비건 빵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옆에 있는 2층 넓은 건물은 갤러리 카페로 사용하고 있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강천산

카페를 나와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강천산으로 이동했습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을 자랑하고, 가을에는 단풍 명소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입장권(5,000원 / 2,000원 지역상품권으로 되돌려 받음)을 구입해서 안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을 끄는 곳은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입니다. 아직은 살짝 물이 들고 있지만 곧 붉게 물든 단풍을 볼 수 있겠습니다.

강천산 산책로는 언제 찾아도 걷기 좋은 길입니다. 물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끼게 됩니다. 맨발로 걸을 수 있도록 잘 관리되고 있는데요. 시도해 보아도 좋겠습니다. 여유롭게 산책을 마치고 1박 2일 남원, 순창 여행 매듭을 지었습니다.


올가을에

남원, 순창 여행을...🍂

가을이 막 시작되는 시점에 친구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남원, 순창 1박 2일 여행지를 돌아보았습니다. 아직은 완연한 가을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가을이 찾아왔음을 충분히 느낀 여행이었습니다. 개별적으로는 여러 번씩 찾았던 곳들이지만 이렇게 코스 여행으로 즐겨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을이 무르익으면 친구들을 초대해서 함께 다시 가보고 싶은 여행 코스입니다.


🚩1일차

🚩2일차



글, 사진=김왕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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