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눈을

시원하게 하는 대나무숲

익산 구룡마을

대나무숲


‘대나무’ 하면 떠오르는 지역이 아마도 많은 분이 ‘담양’를 떠올릴 건데요. 익산 미륵산 자락에 있는 구룡마을의 대나무숲이 한강 이남의 최대 대나무 군락지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군락지의 분포 주요 수종도 왕대와 검은 대나무인 오죽 또는 분죽이라고 부르는 솜대가 자라고 있답니다.

아직도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초록으로 눈을 시원하게 하는 대나무를 보면 기분이라도 시원할까 싶어 구룡마을의 대나무숲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구룡마을의 터주대감인 느티나무

미륵산 둘레길에서 걸어오다 보면 구룡마을 보호수인 느티나무가 있는 곳에서 논밭 너머 대나무숲 군락지가 보이는 곳이 있는데요.

대나무숲으로 바로 찾아가기 전에 잠시 이곳에 들러 평상에 앉아 있다가도 좋답니다. 여름에는 초록이 무성한 주위의 풍경이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고 가을에는 노랗게 익어가는 논 풍경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곳인데요.

예전에 미륵산 둘레길을 걷다가 알게 된 장소로 가끔 생각나는 장소랍니다. 보호수 느티나무도 약 300년이라는 세월 동안 마을을 지켜주며 넉넉한 가지를 뻗어 그늘을 만들어 주민들의 피서지가 되어 주고 있답니다.

전북 천리길 2코스의 종점,

구룡마을 대나무숲

대나무숲으로 가는 구룡마을 입구는 사과 농원이 있어 주렁주렁 달린 사과가 탐스러웠는데요. 추석이 다가올수록 빨갛게 익어갈 사과가 눈에 그려졌습니다.

사과 농원 맞은편에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의 담벼락에 그려진 그림이 구룡마을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맞아주는 것 같습니다. 폐가가 입구에 있어서 을씨년스러울 수 있는 분위기를 따뜻하게 느껴지게 합니다.

구룡마을 대나무숲 탐방로 안내 지도에 따라가다 보면 마을 안쪽 길이라 좁아서 잘못 왔나 싶지만, 계속 가다 보면 미륵산 둘레길과 연결되는 구룡마을 대나무숲 입구가 나옵니다.

미륵산 둘레길 2코스에 속하는 대나무숲이 종점이 되는데요. 기양정류소에서 시작해 미륵사지, 전북과학고등학교, 대나무숲까지 오면 길이 8km, 2시간 30분의 전북 천리길이 됩니다.

대나무숲길에서 힐링

대나무숲으로 들어가자마자 모기떼들의 습격에 혼비백산했는데요. 순식간에 드러난 피부에 달라붙는 모기떼 잠시 후퇴한 후 모기 기피제를 뿌린 다음 대나무숲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대나무가 하늘로 쭉쭉 뻗어 그늘을 만들어서인지 기온도 약간 낮은 것 같았는데요. 그래서 모기가 더 살기 적합한 곳이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나무숲의 대나무 중에는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갈색의 대나무도 보이고 이제 한창 성장하고 있는 것 같은 초록색의 대나무도 보이는데요.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는 대나무숲이었습니다.

미로처럼 연결된 대나무숲을 걸어가면서 발밑에 그물처럼 이어진 뿌리도 살펴보았는데요. 가끔 땅 위로 올라온 뿌리 때문에 넘어질 뻔도 했는데요.

여름에 대나무 숲에 오는 것보다 모기가 없는 가을이나 봄에 대나무숲을 방문한다면 대나무숲이 주는 경관이나 청량함을 충분히 즐겨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5월 중순 정도에 나타나는 반딧불이 덕분에 구룡마을의 대나무숲이 주는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기 위해 찾아오는 방문객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초록 동굴 같은 아늑한 대나무숲의 매력을 느껴본다면 모기 없는 계절에 방문을 추천합니다.

구룡마을 대나무숲의 주요 수종이 앞서 얘기했듯이 왕대인데요. 대나무숲이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왕대의 북방한계선에 있어 생태적인 가치가 높다고 합니다.

또한 다른 지역의 대나무숲과 다르게 마을 한가운데에 크게 자리하고 있는데요. 전체 면적이 50,000㎡ 정도라 경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구룡마을에서 재배되는 대나무로 만든 죽제품은 강경 오일장을 통해 인근 지방뿐만 아니라 충청도, 경기도 지방까지 제공되었던 역사가 있다는데요. ‘생금발’이라 불리면서 익산 지역 경제의 중요한 소득 자원이었다고 합니다.

푸르른 대나무숲이 주는 경관은 영화의 촬영지로도 활용되었는데요. 구룡마을 대나무숲에서 드라마 ‘추노’, 영화‘활’을 촬영했다고 해요.

대나무숲을 천천히 걸으면서 곳곳에 놓인 의자에 앉아 혼자만의 시간도 가져 보세요. 양쪽으로 명상하면서 걷기 좋은 명상의 길과 자연 속에서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소통의 길이 있습니다.

두 길이 합쳐지는 곳에 우물터가 나옵니다. 마을 한가운데 자리 잡은 대나무숲이라 그런지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사용했을 것 같은 우물입니다.

우거진 대나무 사이에 서서 하늘도 한번 쳐다보세요. 더위에 지친 기색 없이 하늘 향해 뻗어있는 대나무를 보면서 활기를 얻어봅니다.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옛 돌담길

왔던 길로 되돌아오면서 대나무숲 근처의 옛 돌담길을 따라 잠시 걸어보았습니다. 돌 위에 자리 잡은 이끼도 멋스러워 보이고 돌담 사이에서 자라고 있는 잡초에서도 분위기가 느껴지는 옛 돌담길입니다.

담장 위로 자라고 있는 풋감이 다가오는 가을을 저처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날이 선선해지면 구룡마을 대나무숲도 산책하고 옛 돌담길도 걸어보면서 새로운 활력을 얻어 가시는 건 어떨까요?

<익산 구룡마을 대나무숲>



글, 사진=이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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