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의 고암 이응노의 집은 고암 이응노 생가를 중심으로

고암 이응노 기념관 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고암 이응노 화백은 이곳에 태어나 17살까지 살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정면에 보이는 기념관에서는 그의 흔적과 유물, 그림들을 접해볼 수 있는 곳입니다.

평범이라는 자체가 키워드가 되어가고 있는 요즘입니다.

남들처럼 이라는 표현은 참으로 모호하게 느껴집니다.

뛰어나거나 색다른 점이 없는 보통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평범은

자신의 삶이 투영되면 의미가 달라지게 됩니다.

감각 기관에 대한 자극 없이 의식 속으로 떠오르는 심상은

많은 것을 변화시키기도 하고 일상을 멈추게 하기도 합니다.

명확한 형상이 없이 의식으로만 만들어내는 것 중에 글과 그림이 있습니다.

상이라고 하는 형태가 그림을 연상하게 하는 느낌도 드는데요.

고암 이응노 화백이 생각했던 심상과 관련된

전시전이 열리고 있어서 방문해 보았습니다.

고암 이응노 화백이 태어난 지 120주년이 되는 해의 기념전이라고 합니다.

고암 이응노 기념관은 화려하지 않으며 군살을 쏙 뺀듯한 모습으로

수수하기 그지없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군상 시리즈로 유명한 고암 이응노 화백은

적지 않은 조각 작품을 남겼던 사람입니다.

남들처럼 행복해지려 애쓰기보다 마음의 균열을 메우고

일상을 정돈하는 데 공을 들여야 하는지 알았던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한반도에서 태어나 권력에 의해 지워지고

1989년 파리에서 세상을 떠난 그의 일생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고암 이응노 화백이 태어난 1904년은 격변의 해이기도 했습니다.

일본이 부산 앞바다에서 러시아 선박 2척 나포, 8일 육군 12사단 인천 상륙,

해군 우리우함대 인천 앞바다에서 러시아 군함 코레츠호 공격,

중국 뤼순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함대 기습 등 선제공격을 감행하면서

러일전쟁은 불붙기 시작했던 해입니다.

일제강점기나 해방이 되고 나서도 일본은 한국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예술을 배우기 위한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곳입니다.

고암 이응노 화백을 비롯하여 주경, 손일봉, 김준식, 박봉수, 이인성, 서진달 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동경미술학교나 동경 가와바타 미술학교 등에서 배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고암 이응노는 일본 가와바타에서 전통적인 동양화나 문자추상,

꼴라쥬 등을 발전시켜 나갔고 이후

프랑스로 가서는 파리에 동양미술학교(Acadmie de Peinture Orientale)를

설립하여 서양에 동양 미술을 알리는 데 일조하면서

동양적 추상의 경지를 끌어냈다고 합니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필요합니다.

갇혀 있는 곳에서는 새로운 길로 나가는 것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심상은 정형화된 틀은 없지만 그만큼 좁아질 수도 있으며

상상 이상으로 넓어지는 세상으로 끌어나갈 수가 있는 그런 단어입니다.

19세기까지는 대부분의 예술은 상상한 것을 '재현'하는 데 집중했었는데요.

20세기에 들어와서 '추상'은 예술가들을 재현과 모방에서

해방시키면서 예술의 표현 영역을 더 넓히게 되었다고 합니다.

고암 이응노 화백은 여러 국가에서 배우면서 자신의 세상은 넓혀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왕성한 예술 활동을 하던 고암 이응노의 인생에 그림자가 드리워지는데

바로 동백림(동베를린) 사건에 연루되면서야

중정 요원들에 의해 고국에 납치돼 서울. 안양. 대전교도소에서 1년 8개월 동안

옥고를 치르고 파리로 돌아가 1989년 이국땅 파리에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작품 활동을 하였습니다.

사람은 끝까지 가보지 못한 곳, 완전히 달성하지 못한 목표를

평생에 걸쳐 떠올리면서 살아가기도 합니다.

일이나 꿈 혹은 사람과의 만남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어떤 면에서 현재를 꿋꿋이 버틴다는 건 몸과 마음을 건사하면서

내일을 기다리는 것과 같습니다.

예술혼을 불태웠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보면서 이날의 여정을 마무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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