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명소이기도 한 서포루는

통영시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과거 많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서포루가 자리한 서피랑은

통영을 방문한 관광객이라면

항상 먼저 찾아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정신을 소모하는 것은 겉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고갈 나게 된 것을 스스로는 알 수가 있습니다.

어떤 생각이나 감성이 머릿속에서

생겨나지 않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사람에게 주어진 에너지는 항상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데요

작가들은 그걸 계속 반복해서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은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

꾸준하게 노력을 해야 합니다. 서포루로 올라가는

길목에 걸어갔던 사람들의 많은 흔적과 글귀를

보면서 길을 걷다 보면 지금도 걷는 길이

괜찮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안도하는 마음이 드네요.

통영을 수없이 가본 곳이어서 서피랑도

자연스럽게 자주 방문해 보았습니다.

길을 살짝 올라갔다가 내려가보기도 하고

다른 길로 걷기도 해보았습니다. 어떤 때는

갑작스럽게 문구가 들어올 때가 있습니다.

"인생을 창조적으로 산다는 것은 희귀한 일입니다."

라는 문구가 비가 오는 날 마음속으로 들어왔습니다.

비가 오는 날 어떤 곳을 가면 불편하지만

좋은 것도 있습니다. 우선 사람이 많지가 않아서

여유롭게 걸어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쨍쨍한 날의 멋진 사진은 정말 많지만

흐린 날의 사진은 생각보다 많지가 않습니다.

통영성지(도 기념물 제106호)는 숙종 4년(1678)

제57대 윤천뢰 통제사가 통제영 방비를 위해

세병관을 중심으로 여황산 능선을 따라 쌓은 성곽으로

4대 문을 비롯해 2암문과 3포루를 세웠습니다.

고종 32년(1895) 통제영이 폐영된 후

일제강점기 때 대부분 훼손됐으나

석성의 일부가 남아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복원작업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통영에는 여러 문인들이 방문했는데

옥천의 대표시인인 정지용은

통영을 방문해서 통제영·강구안·동피랑,

앞으로는 한산도·소매물도·욕지도 등

한려해상국립공원이 빚어내는

장관에 감탄한 후에 자신은 이런 자연미를

글로 묘사할 능력이 없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어떤 대상을 표현하고 삶을 쓰는 것에

정답도 없고 만족할 만한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창조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희귀한 일이기도 합니다.

성벽길에 올라서서 보면 통영은 다른 도시의

성벽길에서 보는 풍경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서울과 광주, 공주 등의 성벽길도 이렇게 높은 곳에서

도시를 내려다 볼 수가 있습니다.

서피랑은 명정동으로 이어져

박경리의 소설 '김약국이 딸'의 배경이 된 곳입니다.

봄에는 봉수골 벚꽃으로 보고

벽화로 그려진 골목길도 걸어보면

박경리의 흔적을 살펴볼 수가 있습니다.

2022년 국내 제1호 야간관광특화도시로도

선정되어서 통영은 밤에도 사람들이 찾는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반대편에 자리한 디피랑은 인공조명과

인터렉티브 콘텐츠, 대형 화면 미디어 아트를 통해

여행자들의 추억이 서린 작품들을

새롭게 재생해 두었습니다.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은

여러가지 고민들과 내면의 모든 것을

끌어내야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박경리 작가와 동시대를 잠시 공유했지만

그녀의 작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노래 가사가 서피랑의 한편에 쓰여 있는 것도 보고

물에 적셔진 바닥도 한 번 쳐다 봅니다.

음악은 자연과 상상력의 만남 위에 만들어지니,

어느 것보다도 자유를 숨 쉴 수 있는 터전이라고

드뷔시는 말하기도 했습니다.

통영지 공해 편에 의하면 세병관은

제6대 통제사인 이경준이 두룡포에서 통제영을

이곳으로 옮긴 이듬해인 1604년(선조 37년)

완공한 조선 삼도수군 통제영

본영(三道水軍 統制營 本營)의 중심건물입니다.

이곳은 세병관의 서쪽이니 서피랑에서 보면

세병관은 동쪽에 자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서쪽에 있는 벼랑도 동쪽으로 오면

동쪽에 있는 벼랑이 됩니다.

이곳에 찾아온 예술가들 중에

소를 그린 이중섭도 있습니다.

1952년부터 2년 정도를 통영에서 살았는데

풍경화는 거의 그리지 않았던 이중섭도

통영에서는 여러 점의 풍경화를 그렸다고 합니다.

그는 건물 자체의 장대함에는 관심이 없었으며

대신 하나의 기둥이 만드는 프레임 사이로

내다보이는 오밀조밀한 복합적 풍경을 카메라 앵글에

구겨 넣듯 세병관을 그렸다고 합니다.

글이나 그림은 어떤 일상적 경험의 한 순간을

포착해서 표현하기도 하고

때론 전체적으로 그려내기도 합니다.

사물을 보는 시각이 객관적으로는 사소한 것이라고

해도 진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글에 대한 감성을 느끼고 싶은 분들이라면 비오는 날

서포루를 찾아가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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