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길이 아름다운 구간, 한양삼십리누리길 3코스 호국숲길

한양삼십리누리길은 조선시대 관원들이

군사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고

​

지방에 거주하는 선비들이 장원급제의 꿈을 품고

과거시험을 보러 다니던 옛길을 복원한 길로

​

모두 4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중 제3코스 '호국숲길'은

남한산성면 불당리에서 시작하여 검복리까지 걷는

2.67km 구간인데요.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시내버스 15-1 불당리 벌교집 앞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불당마을회관 방향으로 걷기를 시작합니다.

​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에는

버스정류장 바로 아래쪽에 있는

무료 주차장에 주차하면 좋습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걷기를 마치고 자동차가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와야 하는 불편함이 있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고,

​

주말이나 공휴일에 광주시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합니다.

불당리는 밀양박씨 집성촌인데요.

​

연자말과 아랫마을이 합쳐져 불당리로 불렸으며

조선시대 당시 연자말은 연자방아 마을,

웃말은 불당동이었다고 해요.

불당교를 건너,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면

유명한 남한산성 맛집들이 모여 있습니다.

평소에 즐겨 먹던 순두부 한 그릇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후

본격적인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3코스 역시 경기 옛길 봉화길 제2길인

'한양삽십리길'과 중첩되다 보니

안내 표지판과 리본이 많이 설치되어 있어

길을 찾기 수월해요.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면

한양삼십리누리길을 알리는 장미 아치길이 보이고

계속해서 나무데크길이 완만한 경사로 이어집니다.

'과거시험에 낙방하고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던 선비'의 마음을 돌려놓은

불당리 땡땡이 이야기를 읽으며

준비해 간 물을 마시고 잠시 쉬어갑니다.

좌측으로는 검단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고

우측으로 가까운 곳에 암벽연습장이 있는 것 같아요.

조금 더 직진해서

불당리 버스정류장을 출발한 지 1.37km 지점,

커다란 정승이 서 있는 언덕에 오르자

​

‘산적의 회심 고개'라는 안내판과

두 개의 커다란 돌탑이 서 있습니다.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들이

낙방하여 돌아올 때 차마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이 고개에서 산적이 되어 살다가,

​

어느 날 회심하여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내리막길이 이어집니다.

​

초록이 짙어진 숲은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과

언덕을 타고 불어오는 산들바람으로

걷는 내내 상쾌한 기분이 들었어요.

뱀딸기라고도 부르는 빨간 산딸기와

고비, 뱀고사리, 십자고사리 등의 양치류 식물들을

구경하다 보면 지루한지를 모르겠어요😊

하늘 높이 솟대가 서 있는 서어나무 군락지를 지나

조금 더 걸어가자 유난히 큰 바위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1637년 병자호란 당시 인조 임금이

청나라 황제에게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삼배구고두례를 행할 때

​

이곳에 있던 바위가 두 개로 쩍 하고 갈라졌다고 해서

'쩍 바위'라고 부르는 바위가 있다고 합니다.

주변에 바위가 많고 이끼와 숲으로 덮여 있어

정확하게 어떤 바위가 쩍 바위인지 알 수 없었지만

참 흥미로운 이야기예요.

이제 3코스의 종착점인

검복리 버스정류장까지 남은 거리는 380m,

​

그러고 보면 한양삼십리누리길 3코스는

가볍게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산책길입니다!

옛날 이곳에

과거 길에 오른 도령을 사모하던 한 처녀가

과거 급제를 애타게 기원하다가

바위로 태어났다는 '족두리 바위'도

​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읽어볼 만한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또다시 등장하는 나무데크길을 걷다 보면

흙먼지 털이기 등의 시설이 나오고

​

곧이어 검복리 버스정류장에 이르게 되면서

3코스 걷기를 마무리합니다.

한양삼십리누리길 3코스는 걷는 동안

만나게 되는 마을 길이 아름다워

'마을 길이 아름다운 구간'으로 불리기도 하며

​

대부분의 구간이 그늘진 숲속 길로 이루어져 있어

무더운 여름철에도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에요.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문화, 역사가 누적된 가운데

​

자연이 살아있는 한양삽십리누리길을 걸으며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