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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전
가오동 작은극장다함에서 열린 <조훈성 연극평론가 북토크>
대전시 동구 가오동에는 소극장으로 지역의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작은극장다함(대표: 김영태)이 있습니다.
연극 공연을 주로 하지만 연극 교육과 관련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와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활동의 거점이 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지난 2월 14일 북토크가 열렸습니다.
최근 연극평론집 '묵음_ 다음에 걸음, 그리고 스페이스바'(그래도 출판사)를
출간한 조훈성 작가의 출판기념 북토크 행사입니다.
연극평론가인 조훈성 작가의 연극평론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인 만큼
연극인과 작가 등이 많이 참석했습니다.
현장에서 책도 구입할 수 있었어요.
작가 측에서 참석자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간식도 마련했습니다.
본격 토크를 시작하기 전, 오프닝으로 작은극장다함 공연장 무대에
조훈성 작가님의 아내 손정미 님이 책에 수록된 내용의 일부를 낭송했습니다.
“바라보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아버지께서 갑작스레 돌아가셨다.
이번만큼은 대전연극제 작품을 다 보겠노라 굳게 다짐까지 했는데
두 번째 날 극단 라일락의 백화를 보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엄마의 급박한 전화 목소리에 일이 심상치 않음을 안다.
북토크는 출판사 '그래도' 조지영 대표의 진행으로,
연극평론집인 '묵음_ 다음에 걸음, 그리고 스페이스바'를 출간 과정,
조훈성 작가의 활동과 책에 담긴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참석한 관객과의 질의응답으로 이어졌습니다.
북토크에 참석한 관객들은 먼저 구입한 책을 훑어봅니다.
관람객이 연극배우, 극작가, 연출가, 시인, 소설가 등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분들이라
일반 독자보다 더 세심히 살펴보는 것 같아요.
이번 북토크에서 이야기 나누게 된 책은 조훈성 작가님에게도 첫 번째 책이지만
<그래도> 출판사도 첫 번째 출판본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두 사람에게도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책이라고 소감을 전합니다.
그 가슴 벅참과 뿌듯함, 애틋함 등의 마음이 객석까지 전해지는 둣 합니다.
조훈성 작가는 먼저
"제가 어떻게 연극을 보고 글을 쓰는 일을 택하게 됐을까 저도 의문스럽습니다."
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또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지금도 계속 고민하고 있는 이유 같은 게
이 책 안에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
연극을 보는 이유, 앞으로 왜 극장에 계속 가야 되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기 위해서
이 책을 쓴 것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작가님은 1년에 200여 편의 연극을 본다고 합니다.
작품을 볼 때마다 인간으로서 성숙해지는 걸 느낀대요.
연극을 통해 그만큼 세계를 많이 보니까 많은 것들에 대해서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고 수용하게 된다는데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불완전한 것을 더 깊이 느낀다고 합니다.
북토크가 진행되는 동안 저도 책을 훑어보았습니다.
목차부터 스캔하며 어떤 연극에 대한 비평이 실렸을까 매우 궁금했는데요.
대전문화재단으로부터 출간비 일부를 지원받아 출간한 이번 책의 ‘앞글 고름’에서는
연극 비평가가 생각하는 비평의 조건, 비평가 임무에 대한 작가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편이라 할 수 있는 ‘무대와의 불화 1'편에는
작가가가 '대전예술'에 기고한 지역 연극 리뷰를 중심으로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극단의 작품과 특징,
그리고 서울에서 관람했던 소리극 작품에 대한 글이 실렸습니다.
‘무대와의 불화 2’편에서는
월간 '한국 연극'과 계간 '한국희곡' 웹진 '오늘의 서울연극'에 게재된 지역과
타 지역 연극과 연극제에 대한 리뷰를 담았습니다.
‘풍경’ 편은 지역 일간지에 게재됐던 ‘풍경소리’ 칼럼이 실렸고,
‘대전연극의 오늘’편은 지역 연극과 연극제,
지역 스토리를 활용한 공연의 유행에서 짚어야 할 부분들은 물론
지역 연극의 성과 과제 등을 다뤘습니다.
부록으로 대전지역 공연 일지도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작품 목록을 보다 보니 제가 관람한 연극은 불과 서너 편,
제목이라도 들어본 작품은 채 10편도 되지 않아요.
올해는 대전에서 공연되는 연극을 더 많이 관람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약 한 시간 30분가량 작가의 연극 이야기,
책 이야기가 이어지고 말미에 독자와의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가장 먼저 나온 질문은 책 제목 '묵음_ 다음에 걸음, 그리고 스페이스바'가 길고 어렵다는 것이었어요.
저도 이해하기 어렵고 잘 외워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이에 대해 조훈성 작가는 "있어 보이고 싶어서"라고 답합니다.
굉장히 솔직한 답변으로 시작했는데요.
작가님이 광주 지역에서 첫 연극 비평지 '행진'을 창간하며
원고 의뢰를 받고 대전 연극에 대한 글을 쓰면서 붙였던 제목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작가님은 객석의 독자에게 오히려 "작가가 왜 이런 제목을 붙였을 거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또, 조훈성 작가가 평론을 하기 위해 관람하는 연극은
어떤 기준에 따라 선택하느냐는 질문입니다.
조 작가는 시대를 읽는 연극, 시대의 철학을 담은 이야기들을 좋아한다고 했어요.
연극이 보여주고 있는 것들은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다양한 사상, 신념, 자기가 갖고 있는 가치관, 세계관이 존재한다는 것들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연극이라는 작가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조 작가는 앞으로 지역 문화 예술 정책의 방향 등에 대해
오래 고민하며 글을 써보도록 하겠다는데요.
문화계 전반으로 비평 문화가 활발해져 지역의 문화 예술이 풍성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습니다.
저자와의 북토크를 마치고 저자 팬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참석한 관객들이 모두 소장용, 선물용으로 책을 구매하고
직접 저자한테 사인을 받으면서 매우 즐거워했습니다.
작은극장다함 김영태 대표는,
'다함이 연극 공연 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 예술 행사를 개최하며 마을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했는데요.
대전에서 연극평론집이 출간되고 저자와의 북토크가 바로 연극 공연이 펼쳐지는 극장에서 열릴 수 있어서
연극인으로서도 매우 뜻깊은 행사였다고 했습니다.
북토크에 참여한 저도 연극을 사랑하는 관객으로서 대전 연극의 상황,
연극평론가의 시작 등에 대해 듣게 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조강숙 | 제3기 동구 소셜미디어 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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