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있는 팔복예술센터는 폐건물로 남은 옛 비디오테이프 공장을

리모델링해서 거대한 예술센터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전시회나 체험 교실을 보며 부러웠었는데요.

논산시 연산면에도 옛 농업협동조합 창고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새로운 복합 문화센터로 만든 연산문화창고가 있습니다.

가끔 들러보면 관람객이 없는 것이 좀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주말이면 전시회나 체험장을 찾는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많습니다.

지난 8월 10일부터 9월 29일까지 열렸던 '15가지 열쇠로 여는 그리스·로마 신화 레플리카 체험전'은

우리가 어렸을 때 책에서 읽으며 상상의 날개를 펼치던 그 장면을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어찌하다 보니 지난여름에 이어 세 번째 방문이네요.

그리스·로마 신화는 신들의 이야기이면서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 줍니다.

더 재미있게 읽었던 이유는 지도에서나 보았던 먼 나라의 이야기인 데다가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들이 가득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전시관은 조용하고 잔잔한 음악이 낮게 깔려 있습니다.

너무 조용해서 작은 발걸음과 휴대폰 사진촬영 소리까지 다 들립니다.

평일 5시가 넘은 시간이라 관람객은 두어 명 정도밖에는 없는데요.

그래서 그림을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신화 속 이야기 전시회라 과하지 않을 만큼 소소한 소품으로 장식을 해서

장면을 상상하는 데에도 도움이 주는 것 같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15가지 키워드로 그리스·로마 신화 그림을 전시했습니다.

주제로 전시하다 보니 두 군데에 나오는 신화 속 인물도 있었지만 신화를 전체적으로 이해하기가 쉬웠습니다.

첫 번째 주제는 '욕망'입니다. 이카로스와 파에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작품을 보면 예전에 읽었던 신화의 줄거리가 떠오릅니다.

큰 날개를 펼친 채 땅에 떨어진 이카로스의 모습은 인간 욕망의 처참한 결말을 보여줍니다.

이 그림들은 당대의 유명한 화가들이 그렸습니다.

사실 신화 속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니 그림을 그린 화가가 누군지는 관심 밖의 일입니다.

아버지인 태양신 헬리오스의 태양 마차를 몰다 제우스의 벼락에 맞아

추락하는 파에톤의 결말을 그린 화가는 루벤스입니다.

중학교 때 서양 미술사에서 보아서 이름이 낯익은데요.

신화 작품 대부분이 화려한 색감과 생동감 넘치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이카로스나 파에톤의 이야기는 욕망이라기보다는 모험이라고 하고 싶은데요.

결국 지나친 모험도 욕망이 되어 비참한 결말을 맞게 되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주제인 '유혹'은 익숙한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오디세우스와 사이렌의 이야기입니다.

오디세우스 이야기는 유혹과 모험, 영웅 이야기를 모두 담고 있습니다.

세 번째 주제는 사랑으로 에코와 나르키소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에로스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중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반하는 나르키소스의 모습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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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에는 수선화를 장식해서 신화 속 이야기에 사실감을 더해 줍니다.

또한 나르키소스 이야기책 옆에는 커튼으로 가려 놓은 거울이 보입니다.

이야기를 읽으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도 볼 수 있는데요.

한편으로는 자신의 현재 모습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오디세우스의 모험 장면에는 전시관 바닥에 바다를 그려 놓았는데요.

신화를 읽으면서 느꼈던 긴박감이 잘 전해집니다.

이렇게 주제는 '욕망, 유혹, 사랑, 형벌, 콤플렉스, 복수, 모방, 변신, 패닉, 괴물, 일탈·탈출,

모험, 영웅, 금기, 운명' 등 15가지 주제를 각각의 벽면에서 차례차례 보여 줍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를 작품으로 볼 때면 좀 더 시간을 끌기도 합니다.

오이디푸스, 프로메테우스, 메두사 등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신화 이야기가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마지막 그림은 아킬레스 이야기입니다.

영화 '트로이'에서 보았던 브래드 피트의 아킬레스 모습이 떠오릅니다.

최고의 전사였지만 결국 파리스에게 화살을 맞아 죽게 되는 모습에서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전시회를 좀 더 재미있게 관람하는 방법으로 아이들을 위한 스탬프 코너도 있고,

당시 그리스 옷도 입고 장신구도 착용해 볼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한 가족들이라면 꼭 체험해야 할 코스네요.

연산문화창고 카페는 쉴 곳으로 딱입니다.

대형 스크린에서 시원스럽게 숲이나 바다가 보여서 시원스러운 느낌도 들고,

스크린 아래는 편안하게 기대서 쉴 수 있는 좌석도 있습니다.

아직 낮 시간이 더운 때라서 밖에서는 아이들이 물놀이도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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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은편 기찻길 옆 생태예술 놀이터도 대부분 시설이 갖추어져서 이제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는 곳이 하나 더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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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역 앞 연산 별당에서는 마침 '마을 영화제'와 '천 아트 전시회'도 열렸습니다.

하얀색 천에 그린 파스텔톤의 자연 그림은 소박하면서도 정갈한 느낌을 줍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가을이 시작되었는데요.

바야흐로 10월은 축제의 계절입니다.

논산에서는 10월 5일 논산 시민의 날 음악회, 10월 17일부터 20일까지는 강경젓갈축제가 열립니다.

시원한 가을날 좋은 사람들과 나들이하세요. [서포터즈 김순동]​

연산문화창고

찾아가는 길 :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 선비로 231번길 28

문의 전화 : 041-730-2960~4

주차장 : 주차장 주말 붐빔, 인근 도로 주차

연산문화창고 홈페이지 : 연산문화창고 (nonsan.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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