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 옆, 숨은 보석 같은 공간 ‘열린수장고’를 아시나요?

요즘 세계적인 거장 반 고흐의 작품을 만나기 위해 많은 분들이 대전시립미술관을 찾습니다.

바로 그 옆에 자리한 매력적인 공간, 열린수장고의 존재를 놓치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대전시립미술관과 대전예술의전당 사이에 있는 열린수장고는 단순한 작품 보관 창고가 아닌,

그 자체로 훌륭한 전시 공간이자 시민들을 위한 열린 문화 향유의 장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재 대전시립미술관 열린수장고에서는 두 가지 흥미로운 전시가 동시에 진행 중입니다.

오랜 시간 축적된 미술관 소장품의 정수를 선보이는 상설전 《DMA 소장품 하이라이트 2025: 흔적》과,

대전이 주목하는 작가 유근영의 독창적인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기획전 《엉뚱한 자연》입니다.

자, 그럼 함께 열린수장고 안으로 발걸음을 옮겨볼까요?

먼저 《DMA 소장품 하이라이트 2025: 흔적》은 과거 주류 미술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사진, 판화, 드로잉 등의 매체를 중심으로 ‘흔적’이라는 주제를 탐구합니다.

이 전시를 통해 우리는 이들 매체의 예술적 가치와 시대적 변화에 따른 의미 확장을 새롭게 조망하며,

미술사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견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벽면을 가득 채운 작품들을 마주하고 있으면

마치 미술관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한꺼번에 엿보는 듯한 깊은 인상이 드는데요.

각기 다른 시대와 작가의 개성이 한 공간 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져

수장고가 단순한 보관 공간을 넘어 생동감 넘치는 전시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참고로, 좀 더 깊이 있는 감상을 원하신다면,

QR코드를 통해 제공되는 오디오 가이드도 꼭 활용해 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작품들을 둘러보았는데,

나중에 30분 정도 되는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서 다시 보니,

그전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디테일한 부분들까지 섬세하게 느껴졌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두 사람의 이미지는 천경우 작가의 작품입니다.

작가는 순간을 포착하는 대신 긴 시간 대상을 노출해 흐릿한 형체를 담아내는 독특한 기법을 사용하는데,

이는 사진을 찍는 주체와 대상이 공유한 시간의 깊이가 인간 내면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작가의 신념을 반영한 결과라고 합니다.

순간을 기록하는 도구로만 여겼던 사진에 대한 저의 틀을 깨는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우리에게 친숙한 미디어아트의 선구자 백남준 작가를 촬영한 임영균 작가의 작품,

그리고 유신 정권 시절 검열되고 왜곡된 신문을 재구성하여

의미 체계를 해체한 성능경 작가의 '한 장의 신문' 등 다채롭고 의미 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획전 《엉뚱한 자연》은 대전이 낳은 주목할 만한 작가, 유근영의 개인전도 열리고 있습니다.

그의 초기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폭넓은 작품 세계를 조망하며,

작가 특유의 독창적인 자연관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특히 <엉뚱한 자연> 연작은 추상과 구상, 풍경화와 정물화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독특한 화풍을 선보이며,

우리에게 익숙한 자연은 낯설고도 매혹적인 시선으로 담아냅니다.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과 생동감 넘치는 표현은 오랫동안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는 특별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유근영 작가의 초기 작품에서는

'추상', '분할과 반복', '빗금무늬'와 같은 특징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이러한 초기 작업을 통해 당시 국내 현대미술의 흐름과는 차별화된 자신만의 표현 방식을 탐구하고자 했다고 하는데요.

최근 작품과 초기 작품의 차이를 발견하며 감상하는 것도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열린수장고에서는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거장 백남준 작가의 상징적인 작품

<프랙탈 거북선>을 직접 마주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309대의 모니터로 이루어진 프랙탈 거북선이 늘 가동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루에 단 2시간,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만 가동되니, 이 시간대에 맞춰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이처럼 다채로운 예술적 경험을 선사하는 열린수장고 내에는

사물함, 수유실 등의 편의시설도 마련되어 있어 관람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습니다.

일상의 번잡함에서 잠시 벗어나, 조용히 예술과 깊이 교감하고 싶은 날,

대전시립미술관 옆에 자리한 열린수장고는 더할 나위 없이 탁월한 선택입니다.

아직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이 보물 같은 공간에서,

예상치 못한 깊은 감동과 예술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를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따스한 봄날, 대전시립미술관 열린수장고에서 예술이 여러분에게 건네는 특별한 인사를 놓치지 마세요.​

대전시립미술관 열린수장고

▶ 관람 시간

- 3월~10월 : 10:00~19:00 (매월 마지막 수요일 21:00까지)

- 11월~2월 : 10:00~18:00 (매월 마지막 수요일 20:00까지)

※ 관람시간 종료 30분 전까지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다만, 월요일이 공휴일이면 그다음 날), 1월1일, 설(당일), 추석(당일),

▶ 전시 해설 (도슨트) : 화~일요일 14시, 15시

▶ 문의: 042-270-7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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