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 파래소폭포 그림 같은 풍경 속으로
사상 최고의 폭염이 절정을 넘어서고 있던 날. 산악회 악우들과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줄 휴양지인 울주군 배내골에 있는 파래소폭포로 떠났습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휴식하고 삶의 깊이와 이정표를 가늠해 보는
시간을 가질 기회가 있다면 나름의 의미가 있지 싶었기 때문입니다.
파래소폭포의 주소는 울주군 상북면 청수골길 175입니다.
해발 1천m 이상의 7개 산봉우리가 수려한 산세와 풍광을 자랑하는 영남알프스에서
두 번째 높은 신불산(1,159m) 자락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신불산폭포 자연휴양림의 상단 지구와 하단 지구를 잇는 자연관찰로의 중간에 있습니다.
상단과 하단지역에는 숙박 시설과 야영 시설이 있는 곳입니다.
울산 울주군 상북면과 양산시 원동면에 걸쳐 있는 배내골은 영남 알프스의 산자락을 타고
흘러내리는 맑은 물이 모여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합니다.
맑은 계곡 옆으로 야생 배나무가 많이 자라 배내골이나 이천동(梨川洞)으로 불립니다.
한국도로공사가 건설하고 있는 '고속국도 제14호선 함양울산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영호남을 연결하는 동서축입니다. 연장 145km, 왕복 4차로 규모에
총사업비는 6조 2180억 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20년 12월 완공된 밀양-울산 구간은 2조 넘게 투입됐으며 총연장 45.2km입니다.
전체의 약 3분의 1입니다. 퍼래소 폭포가 가까운 배내골 IC에서 배내골로 내려 왔습니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나무다리를 건넜습니다.
매표소에서 파래소폭포로 올라가는 길에는 청아한 계곡 물소리가 걸음걸이에 리듬을 실어 주었습니다.
여기에 청명한 하늘은 구름 한 무리를 펼쳐 걸작을 선보였습니다.
젊은 청년들이 무리를 지어 내려오더니 무더위 탓에 인적은 드물었습니다.
흘러가는 물소리만이 숲속 나뭇가지에 부딪혀 들려옵니다.
계곡물은 쉬지 않고 흘러가고, 숲은 예고도 없이 침입한 우리를 향해 피톤치드를 마구 내뿜습니다.
원시림이 우거져 산림욕이 되었습니다.
계곡을 끼고 수목이 무성한 오솔길을 따라 걷기가 안성맞춤입니다.
오르막이 계속되는 길이어서 천천히 쉬면서 느림의 미학을 실천했습니다.
기암괴석과 노각나무·들메나무·서어나무·박달나무 등 다양한 활엽수가 계절에 따라
색다른 멋을 선사해 주는 수종이 어우러져 태고의 신비함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맑고 깨끗한 계곡은 수량이 풍부하여 찾는 이들에게 정신적, 육체적 힐링을 경험하게 합니다.
계곡이 뿜어내는 냉기가 등줄기 땀을 식혀 줍니다.
사방이 막힌 데다 깊어 말 그대로 적막강산(寂寞江山)입니다.
깊은 계곡에 작은 폭포와 소가 잇따라 걸려 유혹하고 있었습니다.
청수가 흐르는 계곡에 발을 담그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지 싶습니다.
숲길은 무풍한송(舞風寒松·바람은 춤추고 소나무는 차다) 명상길이기도 합니다.
소금강이라 불릴 만큼 경치가 빼어납니다. 기암절벽과 바위, 작은 폭포 등이 줄지어 놓여 있었습니다.
계곡을 따라 놓여 있는 바위가 오랜 세월에 깎여 형상이 많은 사유를 불러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걸어가는 자연휴양림입니다. 길을 따라 수려한 계곡이 있고 물이 흐릅니다.
물빛이 투명하여 멀리서도 바닥이 훤하게 들여다보였습니다.
가족 단위 피서객들이 한창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바위투성이의 계곡이고, 숲이 우거져 있었습니다.
계곡 일대는 바위 더미가 쏟아져 내려온 듯 신비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만질만질한 너럭바위 위로 세찬 계곡물이 흐릅니다.
위로 올라가자 바위틈새에서 샘솟는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산림청이 20억을 들여 신불산자연휴양림에 설치한 모노레일이 운행 첫날 고장으로 멈춰 선 뒤
방치되었다가 결국 철거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2018년 신불산자연휴양림 경관을 구경하며 상단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모노레일을 설치했습니다.
매표소에서 출발해 파래소폭포를 지나 상단까지 연결되는 산악형 복선 레일로 왕복 3.55km에 달합니다.
8인승 차량 10대가 하루 80회 운행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전원장치가 끊어지는 사고로 멈춰 섰고 다수 결함이 발견돼 운영되지 못했습니다.
국립휴양림관리소는 공사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4월 승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업체가 파산해 배상금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철거를 결정했습니다. 추가로 4억 원이 발생할 것이라니 아쉽습니다.
길에서 만난 인공동굴은 옛날에 아연광산 하던 곳을 복구한 인공동굴입니다.
동굴 길이는 31여 미터로 여름에는 찬바람, 겨울에는 더운 공기가 나오는 곳이라 했습니다.
조금은 숨찬 길을 걸어 마침내 파래소폭포에 도착했습니다.
눈 앞에 펼쳐진 멋진 풍경에 감탄사를 절로 연발했습니다.
시원한 물줄기를 따라 그대로 내리꽂혀 버립니다.
그 풍경이 무척이나 신비하고 이채롭습니다.
따가운 햇볕을 받아 소용돌이치는 시퍼런 소가 신이 만들어 놓은 둥지처럼 아찔합니다.
물살은 솜털처럼 부드럽고 상쾌합니다.
소의 앞에 선 사람들의 표정에는 평화로움이 넘쳐 흐릅니다.
상당한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수가 장관이었습니다.
옛날 기우제를 지내면 바라던 대로 비가 내렸다고 하여 '바래소'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습니다.
낙폭은 15m, 연못의 둘레는 100m에 달했습니다.
소의 중심은 수심이 깊어 보는 것만으로 시원했습니다.
물길은 좁지만 세차게 흘러내리는 모습이 바위도 뚫을 기세입니다.
폭포 주변으로 기암괴석이 장관입니다.
숲 그림자를 길게 드리운 폭포에서 쏟아지는 물소리가 웅장하게 들려왔습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타고 힘차게 흘러내리는 폭포는 가슴까지 후련하게 했습니다.
정오의 따가운 햇볕을 피해 폭포 앞 바위에 앉아 있노라니 떠나기 싫어졌습니다.
물빛이 맑아 소의 잔돌까지 훤히 들여다보였습니다.
신불산에서 발원한 물은 배내골을 거처 낙동강까지 흘러갈 것입니다.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는 넓은 소는 융성 깊고 맑아 깊이를 알 수 없습니다.
검푸른 물빛을 띠는 연못에는 실을 풀어도 바닥에 닿지 않는다는 전설이 내려옵니다.
수영금지 구역이라 바깥에서 바라보는 것에 만족했습니다.
호박소에서 내려와 수심이 얕은 계곡에 앉아 탁족을 즐기니 선녀놀음이 따로 없었습니다.
파래소폭포 기운을 받아서 그런지 온몸 세포가 날아갈 듯 벅찬 듯했습니다.
심신이 개운하고 상쾌해진 느낌입니다.
파래소폭포 숲길은 전국의 관광객들을 불러 모을 것 같았습니다.
돌아올 길은 천천히 걸었습니다.
숲이 천천히 가라고 유혹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짙은 초록으로 멋을 부리는 나뭇잎의 연한 속살을 보이기도 합니다.
산에 있는 나무 잎새 위에 주눙이 든 무더운 햇살이 보이기도 합니다.
대자연이 주는 최고의 만찬을 마음껏 누리면서 돌아 나왔습니다.
가만가만 속삭이시는 숲의 득음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쉬고 또 쉬면서 가만히 귀를 기울이며 자연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울산 하면 산업도시 이미지가 먼저 떠오릅니다.
울산을 동그랗게 에워싼 울주군은 대자연과 청정함을 간직한 곳입니다.
울산에 가려서 울주라는 지명은 조금은 낯설고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산과 바다, 역사 깊은 이야기를 여럿 품고 있습니다.
울주는 계곡이면 계곡, 폭포면 폭포, 비경이면 비경이 많은 명소가 있는 곳입니다.
정감이 가는 명소를 간직한 울주는 그래서 남다른지 모릅니다.
전국 최대 도농 복합지역 울주는 산과 강,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합니다.
서생면과 온양은 맑고 푸른 동해를 끼고 있어 각종 해양스포츠와 해수욕을 즐길 수 있습니다.
자고로 울주는 여름 피서지로는 안성맞춤입니다.
언양과 상북은 ‘영남알프스’로 일컬어지는 신불산, 가지산, 영취산 등 1,000m 이상 고봉준령들이
병풍처럼 지역을 둘러싸고 있어 캠핑과 클라이밍 등 산악 스포츠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걷기를 마치고 가든에서 윷놀이를 즐기며 뒷풀이를 했습니다.
초대형 윷을 하나싹 들고 던지는 재미는 무더운 여름날의 낭만가였습니다.
시원한 계곡물을 담아 만든 곳에서 참으로 시원한 회포를 풀었습니다.
그렇게 천혜의 자연과 함께 엄청난 무더위를 하루만이라도 도피했습니다.
울주 최고의 자연경관을 지닌 관광지원으로 육성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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