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동 대전치유의숲과 유회당 종가의 가을
지난 2021년 4월,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대전시 중구 무수동에 개장한 대전치유의숲은 가을이 한창입니다.
대전 오월드를 지나 운남로를 따라가다 보면 하늘 아래 걱정 없는 마을이라는 무수동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옵니다. 안동권씨 집성촌으로 유회당과 유회당 종가, 여경암, 거업재 등 가볼 만한 곳이 많은 마을입니다.
마을길로 접어들어 왼쪽 보문산 자락으로 향하는 한적한 길을 따라 들어가면 치유의숲 둘레길과 치유센터 등을 알리는 이정표가 나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치유의숲 입구까지는 버스가 다니지 않는 1.5㎞ 정도 되는 거리인데요. 한여름과 한겨울 빼고는 걸을만합니다. 물론 자차로 드라이브 삼아 가셔도 좋아요. 들어가면서 마주 보이는 보문산 풍경이 가을 그대로입니다.
대전치유의숲 입구 오른쪽으로 널찍한 주차장과 공용화장실 등이 갖춰져 있습니다. 이곳 주차장에서부터 치유의숲을 한 바퀴 도는 무장애 데크길을 포함한 세 가지 테마의 산책로와, 보문산으로 통하는 여러 갈레의 등산길이 조성돼 있습니다.
대전치유의숲은 1,722,271㎡(172㏊)나 되는 면적에 조성된 숲치유 시설입니다.
상수리나무가 55%가 넘고 신갈나무 15% 등 주로 활엽수림이 주를 이루고 있어 가을 단풍은 주로 갈색 톤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온통 진노랑, 진빨강, 또 갈색 사이로 여전히 푸른 나무들이 보이는 것은 침엽수림도 꽤 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가을 치유의 숲은 갈색 숲 사이사이 푸르름이 돋보이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대전치유의숲 산책길 중 물길 따라 걷는 길에 흐르는 골짜기 물길을 따라 가을을 상징하는 억새와 갈대도 바람에 흔들립니다.
대전치유의숲 안내도를 보면 모두 숲길과 운동치유길, 물길 따라 걷는 길 등 세 가지 테마의 걷기 길이 조성돼 있습니다.
치유센터 건너편 안내센터 앞에는, 지난여름 사진 맛집으로 인기를 끌었던 댑싸리가 지금은 대부분 뽑히고 그 자리에 노란 국화가 심어졌어요.
대전치유의숲에서는 물길 따라 걷는 길이 입구에서 가까워서 시간이 여유롭지 않거나 잠깐 둘러볼 생각이라면 이 길이 제일 좋습니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물가 양쪽으로 바람에 낙엽을 떨구고 있는 가을 단풍도 즐길 수 있으니까요.
가을 하면 역시 붉은 단풍인데요.
대전치유의숲에는 단풍나무원이 치유센터 바로 위쪽에 조성돼 있습니다. 생각보다 단풍나무가 빼곡하지는 않지만 강렬한 붉은색은 충분히 가을 단풍이다 할만합니다. 같은 단풍나무지만 아직도 잎이 푸른 것도 있어요. 단풍이 아직은 시기상 절정은 아닌 것 같습니다.
대전치유의숲 모두 숲길은 이름 그대로 누구든지 걸을 수 있는 무장애 데크길로 2.7㎞ 순환 로드입니다.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길이지만 물론 걷다가 중간중간 빠져나가는 통로도 있어요. 데크길을 걷다 보면 메타세쿼이어와 참나무류를 가장 많이 만납니다. 아직은 한낮에 그늘을 만들어주어 좋아요.
누군가 데크길 아래 솔방울과 잣방울을 줄에 매달아놓았어요. 크리스마스에 집안에 이렇게 장식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이렇게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니 산책길에는 낙엽들로 가득합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좋아요.
데 그 길을 걷다가 멀리 보문산을 조망합니다. 알록달록해요. 가을이 깊어갈수록, 겨울로 치달을수록 점점 색깔이 깊어지겠지요?
이렇게 대전치유의숲을 한 바퀴, 그래봤자 전체 산책길이나 등산로의 1%도 안되는 공간이지만 어디를 바라봐도 가을색 완연한 곳에서 힐링 제대로 하고 왔습니다.
대전치유의숲을 나와 인근 유회당 종가에 잠깐 들렀습니다.
유회당 종가 앞에 있는 네모난 연못과 방위마다 다른 이름의 현판을 단 광영정, 그리고 정자를 둘러싼 두 그루의 은행나무와 한 그루의 느티나무 또한 가을색을 물씬 풍기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 꼭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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