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오르자, 영화의 산山’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 영화 <디어 마더>
모험과 탐험, 자연과 환경이 어우러지는 은막 축제가 지난 9월 27일부터 울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5일간 성황을 이룬 제9회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대미를 장식하고 10월 1일 끝을 맺었습니다.
‘함께 오르자, 영화의 산(山)’을 주제로 성황리에 열렸던 이번 영화제는 97편의 영화가 상영되었습니다.
이들 영화 중 정서를 자극했던 영화, 해외 입양의 아픔을 다룬 '디어 마더' 관람기를 포스팅합니다.
이번 영화제는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내 움프 시네마와 울산대공원에서 동시에 개최되었습니다.
기자는 9월 29일 울산대공원 청소년광장에 조성된 대공원 시네마를 찾았습니다.
휴일을 맞아 많은 시민들이 붐비는 아늑한 대공원의 정취는 한가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낭만을 불러오는 풍자가 있고, 토끼 모형이 여태껏 감춰져 있던 동심을 자극했습니다.
'제9회 울산울주세계영화제' 로고가 붙은 울산대공원 시네마에는 적막감이 돌고 있었습니다.
역대급 무더위를 이겨낸 시민들이 오랜만에 활기차게 움직이는 모습에서 가을이 오고 있음을 눈치챘습니다.
지난해 영화는 이틀만 도심에 있는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진행했습니다.
올해는 영화제 기간 내내 ‘대공원 시네마’에서 다양한 영화 상영과 프로그램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검표를 마치고 시네마 안으로 입장했지만 아직 상연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어 한가했습니다.
여름의 위력이 아직 남아 있다는 몸부림인지 햇살은 여전히 따갑게 느껴졌습니다.
울산대공원 프로그램은 모든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등 대중적인 영화와 공연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괜히 마음이 설레고 기다림이 이어졌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미국으로 입양된 미국인 등반가인 코디 캐멀런의 실화를 다룬 다큐멘터리입니다.
그는 영화배우가 아닌 평범한 미국인입니다.
정상적인 미국인 양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건장한 청년으로 성장했습니다.
코디 캐멀런의 스토리 ‘디어 마더’는 산악영화임에도 부모와 핏줄, 인종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내용으로, 그는 산악인으로 취미활동을 하며 어떤 미국인 여성과 만나 11년 동안 교류 끝에 결혼합니다.
그러나 그녀의 할머니는 그가 동양인이라며 이름도 부르지 않는 등 심한 인종차별을 가합니다.
엄연한 미국인인 그는 인종차별로 인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고, 그녀와 헤어집니다.
그럴수록 그는 산악등반에 몰두하면서 혼란을 이겨내려고 노력합니다.
그 와중에 추락 사고로 죽을 고비를 넘긴 후 심경의 변화를 겪습니다.
그는 그를 버린 생물학적 친부모를 원망하면서도 연결고리를 찾기 시작합니다.
그는 그를 버린 생물학적 친부모를 원망하면서도 연결고리를 찾기 시작합니다.
가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홀트아동복지회에 맡겨야 하는 낳아준 부모의 처지를 이해합니다.
주인공 코디가 입버릇처럼 얼버무리는 생물학적 부모를 원수처럼 증오하지만 왜 그랬을까에 대해 이해의 폭을 좁혀 갑니다.
자신이 입양된 사실을 인종차별을 경험하면서 알게 됩니다.
그의 이야기와 경험을 통해 입양인들이 처한 고통과 딜레마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었습니다.
영화는 그들이 마주한 고충에 공감이 가도록 이끌어 주었습니다.
그것은 18만여 명이 입양되기까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없었는데 이 영화가 크게 공감하도록 했습니다.
그는 태어나서 곧바로 법률에 따라 미국으로 입양되어 원만하게 성장합니다.
양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건실한 미국인이자 청년으로 성장했습니다.
인종차별은 그에게 방황의 시작이자 생물학적 부모를 생각하는 계기가 됩니다.
버려짐과 배신이라는 분하고 억울한 딜레마에 자신과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암반 타기에 몰두하게 됩니다.
코디와 생모와 주고받는 서신으로 서로 오가는 대화는 관객들에게 많은 공감과 슬픔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엄청난 증오와 울분을 토하면서도 서로를 배려하는 장면은 휴머니즘이 무엇인지 한 번 더 생각하게 했습니다.
자식을 낳고 버려야 했던 모정의 고민이 상당한 공감과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용서를 사이에 두고 모성애와 이를 울부짖으며 원성을 토하는 자식의 이야기는 관객 모두를 울도록 만들었습니다.
코디는 생부모와 만나기를 작정하고 그를 입양한 홀트아동재단을 통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가 혈육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놀라운 여정은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디어 마더'는 다른 인종이 미국으로 입양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책 ‘아이를 파는 나라’도 있듯이 전 세계 국제 입양아의 절반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아이러니했습니다.
주인공 코디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과정에서 혈육의 이끌림에 정서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전개가 밋밋했던 초반에 비해 뒤로 갈수록 이야기가 매우 흥미진진해 관객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입양 당시의 상황을 지금에 와서 조명하면 이해가 갔습니다.
버려진 코다의 입장에서는 배신과 증오의 상처가 너무 컸음을 실감 나게 보여 주었습니다.
한국인의 정서를 잘 대변해 준 생모와 코디 간에 이어진 장면은 감정이 폭발했고, 때로는 감동을 넘어 속일 수 없는 진한 핏줄의 크기를 가늠하도록 만들기도 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부자간의 그리움이 증오를 초월시키는 장면은 클라이맥스였습니다.
영화 상영이 끝나고 감독과 주인공 코디가 무대에 나와 관객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주인공의 37년간의 인생을 41분으로 요약해 방영한 다큐멘터리에 대해 질의응답이 이어졌습니다.
입양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하여 주인공 코디는 산악등반으로 해소하려 했습니다.
원초적인 혈육에 대해 그리워하면서도 자신을 버렸다는 배신감이 상처가 된 이야기에 질의가 이어졌습니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자연과 음악에 기대 보지만 결국 생물학적 부모를 찾아 한국에 옵니다.
그렇게 원망스럽던 생물학적 부모를 만났지만 끝내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합니다.
그만큼 입양에 대한 상처가 깊다는 사실을 반증해 주었습니다.
그는 지금도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등산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이번 방한 때 생부모를 용서하고 사랑한다고 말을 할지는 고민해 보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제아무리 자신을 낳아준 부모지만 배신과 울분이 얼마나 깊은지 깨닫게 한 영화였습니다.
내년 제10회에는 더 풍부하고 멋진 영화제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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