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한 달이 넘도록 재앙 수준의 화염을 내뿜었습니다.

역대급 무더위가 대지를 한껏 달구는 불볕더위가 수그러들지 않고 열대야를 동반했습니다.

온몸은 축 늘어져 땀이 그칠 줄 모르고 흘러 나왔습니다.

더위에 지쳐 체력도 고갈되어 온열증 직전에 이르러 표족한 탈출구를 찾기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문명이 만들어낸 에어컨과 선풍기의 힘을 빌려 더위를 견뎌내고 있지만, 여의치가 않았습니다.

피할 수가 없을 만큼 후덥지근한 더위가 연속이어서 진을 다 빼놓고 뉴노멀을 만들었습니다.

잠시만 움직여도 땀이 나고 호흡도 바빠지는 여름 날.

문예를 사랑하는 문우들과 더위 탈출을 위해 배내골 철구소 계곡을 찾았습니다.

배내골은 야생 배나무가 많이 자라 배나무 이梨, 내 천川를 써서 이천동이라 불렀습니다.

점차 순우리말로 대체 되어 배내골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지금도 이천리가 있습니다.

철구소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 배내골에 있는 계곡인 셈입니다.

산 좋고, 물 좋기로 유명한 울주군 배내골은 여름 피서지 계곡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해발 1천 미터가 넘은 높은 영남알프스 산인 천황산과 재약산이 둘러싸고 있어 풍광이 뛰어났습니다.

맑고 차가운 계곡물과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나무와 바위들이 어우러져 그 자체가 휴양처였습니다.

가지산 아래 석남사에서 직진해 덕현재에 다다르고 여기서 남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배내골이 누벼집니다.

배내의 서쪽은 천황산이 높고 동편으로는 간월산과 신불산의 영봉들이 솟아 배내 협곡은 그야말로 심산유곡의 경치를 이루고 있습니다.

예전만 하여도 태산을 넘는 듯 길이 멀고 험하여 인적이라고는 드문 비경에 잠겨 있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름철이 되면 무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입니다.

특히 부산과 울산 휴가지로 조용한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은 곳입니다.

또 융성 깊은 소는 물놀이 장소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천황산과 재약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주암계곡으로 흘러들면서 만들어진 철구소(鐵臼沼)입니다.

이는 밀양 호박소, 신불산 파래소와 영남알프스 3대 소(沼)라 부르는 명소입니다.

전설에는 세 개의 소가 땅 밑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어 이를 따라 이무기가 이동했다고 했습니다.

기암괴석이 즐비한 협곡과 폭포가 쏟아지는 물을 큰 바가지에 받는 것 같은 모양의 웅덩이처럼 생긴 곳입니다.

이곳은 이천리 마을 사람들이 제를 올라는 등 종교처럼 숭상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1급수에서 서식하는 산가지와 텅가리, 메기, 가재, 소라 등이 서식하는 곳 중 하나입니다.

부산과 울산 여름 휴가지이자, 여름철 물놀이 장소로 이름나 있는 곳입니다.

주암마을에서 철구소 아래 이천리까지 계곡을 무등골이라 하며 양천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계곡의 길이는 약 3km지만 계곡의 바위를 타고 흐르는 풍부한 수량이 있어 평일에도

여름 무더위를 즐기려는 피서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입니다.

펜션과 민박이 많은 이천마을 입구 다리를 건너고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튜브와 구명조끼를 대여해 주는 가게가 나오고, 식당에서 평상을 대여해 주고 있었습니다.

물도 보고 계곡도 보면서 가파른 산길을 걸어 정신없이 철구소로 향했습니다.

안전하면서 풍광이 좋은 계곡은 사람들로 가득해 발 디딜 틈도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명 계곡의 고향이었습니다.

울주에서 여름 피서를 보낼 수 있는 계곡 여행으로 배내골 철구소가 으뜸이란 말이 실감이 났습니다.

골짜기라 부르고 협곡이라고 부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계곡에 걸린 출렁다리를 지나 산길을 따라 30여 미터 올라가면 무등골이 시작되었고 그곳에서 철구소(鐵臼沼)를 만났습니다.

길이 9m, 둘레가 50여 미터로 소 모양이 좁고 절구처럼 생겨서 붙인 이름입니다.

기암괴석을 차고 흐르는 청량한 물소리를 타고 철구소가 그 옛날 전설 한 토막을 들려주었습니다.

하늘의 저주로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 3형제의 전설이었습니다.

이무기는 천년을 기다리면 용이 될 기회를 얻는다는 말에 소에서 착하게 살았습니다.

무더운 여름 7월이 다가오면 옥황상제도 천사들과 이곳에 내려와 하루 피서를 즐기다 천상계로 승천하곤 했습니다.

그때 이무기는 호박소나 파래소로 피했습니다.

여기서 옥황상제는 한국의 무속신앙으로 증산교에서 신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이곳 이천마을 사람들이 매년 철구소 넓은 반석 위에서 화전놀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맛있는 음식과 술로 즐겁게 놀던 사람들은 철구소에 있는 물고기를 잡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때죽나무 가지와 잎을 한 짐 지고 와 물에 풀어 넣고 기다렸습니다.

얼마 후 하늘이 무너진 소리가 나면서 시커먼 물체가 요동을 치며 위로 솟구쳤습니다.

이무기가 죽은 것입니다.

그래서 인지 마을에는 원인 모를 불이 나는 재앙이 일어났습니다.

겁이 난 마을 사람들은 이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간파했습니다.

이무기가 살아나지 못하도록 시체를 세 토막 낸 뒤 성지골에 묻고 장사를 지냈습니다.

그리고 이곳을 찾아와 제를 올리고 용서를 빌었습니다.

이무기의 혼을 달래기 위해 철구소 인근에 용왕각을 세웠다는 전설이었습니다.

인파를 피해 계곡의 상류로 걸어서 올라갔습니다.

계곡에서 만난 대자연은 맑은 계곡물과 넓은 암반, 깊은 소로 눈길을 주는 곳마다 인상적이었습니다.

작은 암자 용주사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노승이 산책을 하고 있었습니다.

숲이 만든 암자의 비경이 일품이었습니다.

층층의 바위와 작은 소나무가 어우러져 경치가 압권이었습니다.

거대한 바윗돌 위에 뿌리를 내리고 오랜 풍상을 견뎌내고 자라는 적반송 한 그루는 한 폭의 동양화였습니다.

화강암 반석 위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바람과 눈비가 다듬고, 계곡이 씻어낸 화강암 바위들이 계류와 선연한 대조를 이루면서 신비를 연출했습니다.

아기자기한 계곡 풍경에 취해 걷다 보니 어느새 한량이 되었습니다.

반석 위로 흐르는 맑은 물소리가 가수가 되어 흥이 났습니다.

태아 때 충격 완화를 위한 물주머니 속에서 자랐기 때문인지 물소리는 싫증이 나지 않고 상쾌했습니다.

더워지면 다시 계곡물에 풍덩 들어가면 그만이지만 좋은 터를 찾아 계곡 상류로 계속 걸어 올라갔습니다.

계곡마다 속살을 완전히 노출했고, 피서객들로 속살을 드러내며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패션 감각이 대담하게 드러낸 채 물속을 휘젓고 헤엄치며 다니는 진풍경이 자유롭게 펼쳤습니다.

바짓가랑이를 무르팍까지 걷어 올리고 덤벙 입수하고 싶은 충동이 저절로 충동이 일어났습니다.

젊은이들의 놀이터가 된 여름 철구소 계곡은 낭만과 자유가 넘실대고 있었습니다.

시원한 곳을 찾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에 못이겨 산과, 강과 바다가 부르는 곳에 가는 이유가 이해되었습니다.

폭염에 지친 육신의 탈출구는 자연과 하나가 되는 시원한 곳이었습니다.

계곡이나 휴양지로 가족이나 친구끼리 원색의 천막을 치고 지친 육신을 다스리는 모습이 흥겨웠습니다.

자고로 철구소 계곡은 청량한 기운이 넘쳐 흐르고 있었습니다.

짙푸른 녹음, 쏟아지는 물줄기가 시원하게 해주고, 바람까지 불어주니 금상첨화였습니다.

마침내 일행은 인파가 작은 아담한 소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물에 풍덩 몸을 담가 소싯적에 수없이 했던 개구리헤엄을 치면서 본격적인 피서를 시작했습니다.

두 개 팀으로 나누어 이어서 수영하기, 오래 잠수하기, 튜브를 타고 이어 헤엄치기를 즐겼습니다.

소싯적 동심으로 돌아가 즐긴 유쾌한 물놀이는 오랜만에 맛본 최고의 기쁨이었습니다.

작은 폭포 언저리로 무지개를 만들어 나를 유혹했습니다.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융성 깊은 소에 자맥질하자 물보라를 일으키며 함성을 질러 보기도 했습니다.

개울 옆 나무의 이파리에서 피톤치드와 합작해 만든 보이지 않는 음이온이 기분을 상큼하게 했습니다.

넓은 암반을 타고 흐르는 물에 귀 기울이면 끝없이 조잘대며 득음을 들려줍니다.

그러다가 내가 싫은지 슬쩍 벌거벗은 바위나 자갈에 다가가 애무했습니다.

물이 베푸는 사랑법이 묘한 흥미가 일어나게 했습니다.

흐르는 계곡물과 요상 하게 생긴 바위, 산 그림자가 어우러져 힐링을 연출합니다.

무더운 여름 철구소의 청량함을 한껏 즐겼습니다.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면 밀림같이 우거진 재약산 천황산 숲속에서 녹음을 만끽했습니다.

잠시나마 더위를 잊고 동심의 자유를 누렸습니다.

무더위를 이겨낼 에너지를 충분히 충전한 뒤에 비로소 발길을 돌려 울산으로 왔습니다.

아름다운 울주, 자유와 낭만이 넘치는 철구소 물놀이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 해당 내용은 '울주 블로그 기자'의 원고로 울주군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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