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한 분위기 속 여유를 느껴볼 수 있는 '장동 작은수목원'

유난히 더위가 길었던 올해는 가을 단풍도 조금 늦게 도착했습니다. 10월에 절정을 이루었어야 하는 가을 단풍이 11월이 되어서 물들기 시작했으며 11월 중순에 접어들자 이제 거리 곳곳 어디든지 단풍의 물결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겨울에 들어가는 11월이지만 아직 한낮엔 따듯해 햇살을 느끼며 가볍게 산책하기 좋습니다. 오늘은 숨겨진 작은수목원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2004년에 개인이 취미 삼아 심기 시작한 나무들이 벌써 20년이 되어 수목원이란 이름에 걸맞게 구색을 갖춰가고 있습니다.

작은수목원이란 글씨가 쓰여있는 곳입니다. 문이 항상 열려 있으며 안에 주인이 있어 들어가도 되는지 물어본 후 안을 살펴보았습니다. 둘러보고 사진을 찍어도 좋다고 허락을 받았습니다.

이곳은 개인 사유지이며 직장 생활하는 중 은퇴하고 나서 전원주택을 고민하다 이곳에 땅을 구입 후 조금씩 가꾸기 시작했습니다.

직장생활 때문에 매일 올 수 없어 주말에만 오다 보니 작은 텃밭을 가꾸는 것조차 잘되지 않아 그나마 손이 덜 가는 나무를 심어 키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나무는 주인의 손길을 받아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가을을 맞아 이제 조금씩 겨울 채비를 하는 나무도 볼 수 있었습니다.

건물에 멋진 그림이 있어 물어보았습니다. 원래 집 안에 걸려 있던 그림이었는데 이곳 관리실 안에 걸어 놓고 혼자 보고 있다가 많은 사람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이렇게 바깥에 걸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곳도 여러 사람이 공유하며 볼 수 있도록 개방해 놓으신 걸 보니 주인의 넓은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쉴 수 있는 파라솔과 의자가 놓여 있으며, 주변의 멋진 단풍풍경도 감상하며 쉴 수 있습니다.

빨간 단풍은 햇빛을 받아 더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습니다.

아직 초록색의 잔디에 빨간 단풍은 꼭 예쁜 꽃잎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바람이 불 때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은 가을비처럼 또 다른 낭만을 느끼게 해줍니다.

감나무도 한 그루 발견했습니다. 감나무가 크지 않고 낮게 달려 있어서 감이 제 손에도 닿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대봉이라 아직 더 익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은 먹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맛있게 익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기분 좋게 만들어줍니다.

작은 정원이든 수목원이든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다면 관리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여기 작은 수목원도 사람의 손에 의해 잘 관리되어 현재 멋진 모습으로 변신해 가고 있습니다.

바위 하나, 나무 하나까지 주인의 손이 거치지 않은 게 없듯이 천천히 둘러보며 설명까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나무는 그냥 심고 물만 주면 잘 자라는 줄 알았는데 가지치기도 해주고 주변에 잡초도 뽑아주고, 또한 멋진 모습으로 자랄 수 있도록 모양도 잡아줘야 한다는 걸 이곳에 와서 처음 알았습니다.

예전에 이곳을 한번 와 본 것 같아 물어보았습니다. 2021년 10월에 '구석구석 대덕 어디까지 알고 있니?'라는 대덕 토크콘서트를 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래서 물어보니 이곳이 맞다고 했으며, 지금은 옆에 도로가 생겨서 모습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이곳에 심어놓은 나무에 관해 설명도 해주셨습니다. 이곳은 주변 지인도 찾아오고 이렇게 저처럼 지나가다 들리는 분들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키 작은 소나무 사이에 흔들의자도 설치하여 잠시 쉬어갈 수 있습니다. 이 나무들도 다 주인의 손을 거쳐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이곳은 길을 가다 멋진 정원을 발견하여 주인의 허락을 받고 잠시 둘러본 곳인데 신선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항상 문을 열어놓고 누구든지 반겨주는 주인의 마음처럼 작은 수목원은 주인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습니다. 이 가을, 소박하지만 작은수목원에서 넉넉한 주인의 마음처럼 삶의 여유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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