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본 전시 안내문

우연히 '권기철 개인전' 전시 안내문을 보게 됐고, 관심이 생겨 권기철 작가 관련 정보를 검색해 보았는데, 한 인터뷰에서 '정말 그림을 사랑했던 작가, 앞으로도 계속 그림을 그리면서 사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말이어서 금방 공감이 갔습니다.

전시 관련 정보를 체크해 보니 마침 고양시에 있는 갤러리에서 전시를 오픈한다기에 일정을 체크해 두었다가 '갤러리 산수'를 방문했습니다. 사실 고양시의 작은 갤러리 그것도 처음 들어본 갤러리에서 이런 전시가 열린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해서 기대를 한껏 안고 찾아갔습니다.

화가 권기철과 그의 작품 세계

화가 권기철은 "내 그림의 8할은 우연(무작위), 나머지 2할은 철두철미 계산(작위)이다. 그 작위는 무작위의 경계와 맞물려 있다. 무작위의 작위, 작위 같은 무작위를 위해 50년 이상 줄곧 그림에만 빠져 살고 있다. 나를 보니 그림으로 무장된 귀신같다."라고 말하는 전업 작가입니다.

그는 '나는 단지 평면 신봉자일 뿐이다. 관찰자가 그림을 보는 순간 그림은 이미 추상적이 된다. 구상은 어떤 의미에서 물리적으로 재현된 것이고 추상은 시간과 공간의 비주얼을 오롯이 표현한 것이 다른 차이다. 그림이란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논리의 비약으로도 공감할 수 있는 추상적인 '느낌'이란 게 있다. 그러기 때문에 하나의 예술작품은 애매모호함에 깃든다. 그래서 예술은 삶보다 장구한 것이고 그래서 인간은 예술 때문에 카타르시스 되는 것이다.'라고 자신과 예술의 관계성에 관해 설명합니다.

또 '나의 수묵 작업은 몸으로 그리는 몸 그림이고, 작품은 선이 변주되는 추상이다. 그것은 대상의 본질을 이미지로 읽고, 몸의 제스처로 변환시킨 것이고, 직관과 몸짓만 남도록 한 배설의 또 다른 형상이기도 하다.'라며, 몸과 마음이 온전히 무아지경으로 몰입된 상태에서 휘몰아친 감정이 남긴 결과물이 작품이며, 자신의 행위와 그림은 온전한 합일체라고 말합니다.

화가 권기철의 작업은 1990년대 초반에는 구상 작업과 인물화 위주로 작업을 하다가 2000년 이후 구상 작업에서 추상 작업으로 변화했습니다. 구상에서 추상으로 넘어온 특별한 계기는 없다고 하면서, 색과 우연성을 탐하는 현재를 즐기는 듯해 보였습니다.

영상에서 본 화가의 작업실은 강렬한 여러 가지 색과 검은 먹이 묘하게 어우러진 공간이었습니다. 먹 작업은 하나가 전체, 하나가 되는 주체로 진행하며,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 즉 '하나가 전체이고, 전체와 하나는 같은 말이다'라는 뜻이라고 말합니다. 또 컬러 작업은 그림으로 쓰는 일기라고 보면 된다며, 소리를 그리는 행복감을 표현했습니다.

갤러리 산수(GALLERY SANSU)

고양시 일산동구 정발산동 1248에 있는 '갤러리 산수(GALLERY SANSU)'는 경의선 풍산역 1번 출구에서 도보 7~10분 정도의 조용한 동네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평일 오후에 갤러리를 찾아가면서 "이 동네에 갤러리가?"라는 생각을 하게 했던 '갤러리 산수'는 화가이자 관장 김동연(Dong Yeoun Kim)이 작년 봄에 마련한 전시공간입니다.

혼자 조용히 그림을 감상하고 있는데, 서슴지 않고 말을 걸어준 김동연 관장으로부터 그동안의 전시와 전속 작가 이야기 등 갤러리 운영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나니, 짧은 기간 동안 이루어낸 성과가 대단해서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돈이 아주 많은 부자가 아니고서는 갤러리를 운영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깊은 산속에 숨어있는, 그래서 찾기 쉽지 않은 옹달샘 같은 동네 갤러리지만, 운영 수준이 남다른 갤러리였고, 자주 이 공간을 드나들 수 있는 정발산동 주민이 부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권기철 개인전'은 철저한 계산과 찰나의 우연이 만들어낸 색, 선 그리고 공간이 만들어낸 역동감이 추는 춤을, 선율을 느낄 수 있는 전시였고, 덕분에 고양시에 있는 좋은 갤러리를 알게 되어 소개합니다. 전시장 입구에서 "전시가 궁금한데, 들어가도 될까?"라는 생각 따위는 던져버리고, 들어가서 공간을 채운 예술의 향기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전시에 관심이 생겨서 '갤러리 산수'를 방문하고 싶다면, 다음 링크에서 전시 정보를 확인하고 방문하기를 추천하며, 누가 방문하든지 화가이자 관장 김동연 님께서 따뜻하고 친절하게 맞이해 주실 겁니다. 자! 그럼 날이 좋은 날, '갤러리 산수'에서 그림이 주는 에너지를 한 번 느껴보시겠습니까?

갤러리 산수 상세 정보

제7기 고양시 소셜기자단 박종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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