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에서 같이 삽시다

KBS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촬영 현장

중년 여배우들이 여주에서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동거 라이프가 화제다. 여주 시민도 몰랐던 지역 명소의 숨은 매력이 매회 방송을 통해 전해지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가 그 주인공이다.

글. 두정아 사진. 박시홍


여주에서 만들어가는 일상의 행복

“내가 머물렀던 도시 중 최고예요. 여주에서 계속 살고 싶습니다.” (안문숙) KBS 2TV에서 방영 중인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이하 ‘같이 삽시다’)는 화려했던 전성기를 지나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 중인 중년 여자 스타들의 동거 생활을 담은 관찰 프로그램이다. 2017년 12월 시즌1로 시작해 지금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KBS의 대표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오랜 연륜을 바탕으로 이끌어내는 진정성과 웃음 가득한 재미는 물론 시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것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중장년 세대가 직면한 현실과 솔직한 고민을 가감 없이 이야기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응원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있다. ‘같이 삽시다’는 남해부터 시작해 평창, 옥천, 포항, 서천을 거쳐 지난해 11월 여주로 터를 옮겼다. 늘 중심을 잡아주는 큰언니 박원숙을 필두로 원조 국민 여동생 혜은이, 팔색조 매력의 안소영, 재간둥이 막내 안문숙 등이 출연 중이다. 이들은 이포리 일원과 당남리섬, 명성황후 생가, 세종대왕릉, 강천섬 등 여주의 주요 관광 명소를 소개하며 아름다움을 전하고, 농·특산물 쇼핑과 전통 프로그램 체험을 통해 안방 시청자들에게 여주의 다양한 매력과 볼거리를 전파하고 있다. 출연진들이 여주도자기축제와 여주오곡나루축제 등의 현장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모습이 비춰지면서 여주 고유의 지역문화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호평도 얻었다. 특히 네 여배우가 천년도자의 본고장인 여주에서 명장들과 함께 도자기 만들기 대결을 펼치는 장면은 큰 재미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같이 삽시다’ 촬영 현장 가보니

‘같이 삽시다’의 주 촬영지인 전원주택은 남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여주 금사면 이포리에 자리 잡고 있다. 출연진들은 아름다운 전원주택에 옹기종기 모여 행복한 여주 라이프를 즐기는 중이다. 여주에서의 촬영은 3일간 연속으로 진행되는데, 이는 방송 3~4회 분량이다. 메인 연출을 맡고 있는 허정훈 PD는 “리얼리티 관찰 프로그램을 표방하기 때문에 짜인 각본 없이 출연진들의 편안한 일상을 담고 있다”라며 “촬영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편집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네 명의 출연진들은 전원주택에 둘러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인생 이야기를 나누고, 때때로 이들을 찾아오는 게스트와 함께 여주 곳곳을 누빈다. 최성수와 하춘화, 정수라 등의 가수들과 배우 변우민과 박신양 그리고 개그맨 이용식과 개그우먼 김지선 등이 깜짝 등장한 바 있다. 촬영 현장에서 만난 맏언니 박원숙은 “여주 덕에 격조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며 “지형적으로도 살기 좋아서 그런지 여주분들이 인심도 좋으신 것 같다”라고 행복한 소감을 전했다. “여주에 오면서 처음부터 느낌이 좋았어요. 막상 와서 살아보니까 너무 편안하고, 볼거리도 먹거리도 풍부하고요. 특히 여주쌀만 먹다 보니 입맛이 고급이 되어 걱정이에요.(웃음) 금사참외도 아삭아삭하고 당도가 높아서 너무 맛있게 잘 먹었지요.” 박원숙은 “달항아리 도자기도 만들면서 잊지 못할 체험도 했고, 힐링되는 순간들이 너무 많았다”라며 “여주분들로부터 응원과 격려를 받아서 뿌듯하고, 여주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일조한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수려한 입담과 넘치는 에너지로 재미와 웃음을 담당하고 있는 안문숙은 “여주 생활이 너무 즐겁다. 정말 저의 최애(最愛) 도시가 됐다”라며 무한 애정을 쏟아냈다. 이어 “여주 도착과 동시에 너무 마음에 들어서 ‘여기에 세컨하우스를 지어서 한번 살아 볼까?’ 진지하게 생각했다”면서 “쌀밥도 맛있고 고구마도 맛있고 땅콩도 맛있고, 시민분들도 너무 친절하시고 여유가 있으시다. 제가 머물렀던 도시 중 단연코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잠시 후 스탠바이! 촬영 직전 스태프가 카메라를 점검하고 있다.

‘같이 삽시다’ 출연진은 누구? 4인 4색 매력 분석


[Mini Interview]

“여주 촬영 일정이 3배 늘어난 까닭은…”

‘같이 삽시다’ 허정훈 PD

Q. 1년 가까이 여주에서 촬영하고 계십니다. 촬영 분위기는 어떠한가요?

A. 제작진부터 출연진까지, 여주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요. 1년 가까이 지내면서 타지역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음식과 아름다운 경치에 다들 만족하고 있어요. 저희는 여주를 ‘서울의 축소판’이라고 얘기해요. 어디를 가더라도 필요한 것은 다 있으니까요.

Q. 여주에서의 촬영이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늘어났다고 들었어요.

A. 원래 촬영 계획은 3개월 정도였어요. 그런데 촬영하면서 조금씩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죠. 출연자분들도 여주에 더 머물고 싶어 하셨고, 여주도자기축제 촬영을 기점으로 급물살을 탔죠. 여주시와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에서 촬영 협조 등 많은 도움을 주신 덕분이기도 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Q. 여주 촬영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A. 결국 사람인 것 같아요. 여주분들의 관심과 지원을 비롯해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인심 좋은 고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촬영이 물 흐르듯 순조롭게 진행이 됐어요.

Q.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이 있다면요?

A. 도자기 만들기 체험과 여주도자기축제는 정말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처음에는 출연자분들이 도자기를 만드는 체험을 어렵게 생각하셨어요. 그런데 하다 보니 도자기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기기 시작했고, 특히 박원숙 씨는 달항아리에 대한 애정이 많아지셔서 여주를 떠나더라도 도자기 만드는 취미를 가지고 싶다고 말씀하실 정도였죠.

Q. 여주에서 가장 좋았던 장소는 어디였나요?

A. 코스모스 핀 강천섬이 정말 예쁘더라고요. 자전거 탔던 당남리섬 또한 기억에 남아요. 캠핑도 할 수 있고요. 또, 루덴시아 테마파크는 세 번이나 촬영하러 갔을 정도로 출연진들의 선호도와 만족도가 높았어요.

Q.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음식과 관련된 것이 많아요. 여주가 워낙 특산물이 많으니까요. 박원숙 씨는 원래 견과류를 안 드시는데, 여주에 오시면서 땅콩을 드시게 됐습니다.(웃음) 견과류가 좋아지셨대요. 또, 얼마 전 신륵사 근처에서 민물매운탕을 먹었는데 정말 모두가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Q. 여주 시민들께 한 말씀 하신다면?

A. 남은 촬영 동안 여주의 어떤 부분을 잘 담아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신 만큼 여주 시민들의 응원 잊지 않고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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