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전
시간이 멈춰선 천년고찰 l 천안 성불사
대웅전에 불상을 봉안하지 않은 이유는?
충남 천안시 동남구 안서동 178-8
천년고찰은 바쁠 것이 없습니다. 말 그대로 한적하고 고요하기만 합니다.
살랑이는 봄바람에 처마 끝 풍경이 흔들리지 않았다면 시간조차 멈춰진 듯합니다.
산비탈에 기대어 세워진 사찰을 받치며 천년을 버텨온 느티나무에 기대어 삼월의 하늘을 바라봅니다.
입춘의 하늘도 그렇게 느긋했습니다.
충청남도의 전통사찰 기행 네 번째로 찾은 천안 성불사(成佛寺)는 충남 천안시 안서동 태조산 자락의 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의 말사입니다. 1984년 충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었는데 경내에는 천년고찰의 유구한 세월에 걸맞게 800년 이상 된 느티나무 등 여러 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창건은 921년(고려 태조 4) 왕건의 명을 받은 도선국사가 천안시 서북구 만일사와 더불어 세웠다는 유래가 전래하지만, 정확한 기록은 없습니다. 설화에 따르면 백학(白鶴) 세 마리가 대웅전 뒤편의 암벽에 불상을 조각하다 완성하지 못하자 도선국사가 절을 짓고 성불사라 불렀다고 합니다. 절에서 유래하는 또 다른 창건설화는 지금의 종각 뒤편으로 ‘의상대’라 불리는 자리가 토굴 터로 전해지면서 의상대사 창건설도 전해집니다.
천년의 세월을 견뎌온 성불사는 1002년(고려 목종 5년) 담혜스님이 중창하고, 1398년(조선 태조 7) 무학대사 권유로 중건되면서 산의 이름을 성거산에서 태조산으로 바꿨다고 합니다. 이처럼 성불사는 고려 태조(왕건)와 조선 태조(이성계)의 왕조창업과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성불사는 일주문을 지나 비탈길을 오르자면 돌계단을 쌓아 올린 축대가 먼저 마중합니다. 산비탈 지형을 그대로 살려 반원형 석축 계단을 조성한 것으로 튀르키에(터키)의 에페소 야외공연장을 보는 것 같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아직은 피어나지 않았지만 다음 달이면 야생화가 지천으로 올라와 봄 햇살과 해지는 노을과 어우러질 것입니다. 웅장한 느티나무가 만든 넓은 그늘은 여름철 따가운 햇볕으로 막아줍니다. 이곳 돌계단에서 가을이면 열리는 산사음악회도 인기 높은 지역 잔치입니다.
사찰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가람의 중심에 대웅전을 비롯하여 관음전과 산신각, 스님들이 생활하는 요사채 등이 아기자기하게 갖춰져 있습니다.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소박한 규모로 지붕은 여덟 팔(八)자 모양의 팔작지붕입니다.
성불사 대웅전의 특징은 주불이 안치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대신 대웅전 유리창을 통해 뒤편 암벽에 세워진 불상을 모시고 있습니다. 창건설화에 등장하는 백학이 새기다 중단한 석불로 외부 윤곽만 잡혀 있는데 높이 210㎝, 너비 80㎝ 크기입니다. 대웅전 기단이 다른 사찰보과 비교해 높은 것도 아마 이 석불을 대웅전의 주 존불 높이에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마애불을 새긴 바위가 화강암이 아닌 편마암이어서 불상 세부형태를 조성하기 어려워 미완성에 그친 것은 아닌가 추정됩니다.
대웅전 뒤편 마애불 입상 오른편으로 새겨진 마애석가삼존과 16나한상도 특이합니다. 면의 왼쪽으로 치우쳐 보주형 광배와 중대석이 생략된 연화대좌를 갖춘 좌불과 좌우에 협시불이 새겨져 있습니다. 좌불상은 높이 47㎝ 연화대좌는 너비 50㎝ 크기입니다.
16나한상은 너비 160㎝ 높이 40㎝ 크기로 중대석이 생략된 연화대좌 위에 있습니다. 중국 북송대 나한상의 양식을 따르고 있는데 소박하고 꾸밈없는 조각기법이 특징입니다. 각각의 나한상은 서로 마주 보거나 기도하는 모습으로 새겨져 있는데 바위를 둥글게 파내어 마치 감실 같은 공간으로 표현했습니다. 바위에 석가삼존과 십육 나한이 함께 부조된 경우는 국내에서 유일하며 자유로운 구성 방법이 돋보이는 예술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웅전 오른편 관음전(觀音殿)에는 석조 보살좌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이 보살좌상은 세종시 조치원읍 대성천(川)의 준설작업 도중 발견된 전형적인 고려 시대 석조불상입니다. 불상의 광배 윗부분이 깨어져 붙여 놓았고 오른쪽 무릎 일부도 파손되었습니다. 관을 쓰고 연꽃 가지를 들고 있는 모습에 둥근 얼굴과 짧은 목 등 이목구비가 다소 비대칭적입니다.
범종각의 수령 830여 년의 느티나무는 높이 14m, 둘레 5.6m의 우람한 풍채를 자랑하는데, 대웅전을 향한 돌계단을 오르는 적묵당(寂默堂)에도 수령 550여 년의 느티나무가 이곳이 천년고찰임을 증명하듯 말없이 산사를 받쳐주고 있습니다.
불교는 사람뿐 아니라 짐승과 미물까지 포함한 모든 중생을 제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짐승이 알아듣는 소리로 중생을 구제할 필요가 있는데, 그래서 절에는 사물이라 하여 범종(종), 법고(북), 운판(동판), 목어(나무)를 울립니다. 범종은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는 그런 영들을 위해, 법고는 육지의 동물을 위해, 운판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날짐승을 위해, 목어는 수중동물을 위하여 치는 것이라 합니다. 목탁은 목어를 작게 상징적으로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성불사는 전통사찰을 넘어, 전설과 역사, 자연이 어우러진 특별한 장소입니다. 주변에는 다양한 관광지로 여행의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고 각원사와 태조산 공원 등이 인근에 있어 자연과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천호지 등 아름다운 경관과 안서동과 유량동의 전문식당가와 카페거리까지 여행의 재미를 더욱 풍부히 해줍니다. 이 봄 전통사찰 천안 성불사를 추천해 드립니다.
천안 성불사
○ 위치 : 충남 천안시 동남구 안서동 144 성불사
○ 문의 : (041) 565-4567
○ 운영 : 연중무휴(일몰 후 출입제한)
○ 입장료 주차장 : 무료
* 취재일 : 2025년 3월 14일
<참고문헌>
전통사찰총서-대전·충남의 전통사찰 1, 사찰문화연구원, 1999년
문화유적총람-사찰편, 충청남도, 1990년
충청남도지정문화재해설집, 충청남도, 2001년
천안시지, 천안시, 1997년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휘리릭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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