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날에도 멈추지 않는 온기, '신탄진 5일장'

매달 3일과 8일, 대덕구 신탄진에서는 특별한 장이 섭니다. 바로 신탄진 5일장입니다. 방문 당일, 날이 흐리고 비가 오락가락하며 기온이 뚝 떨어진 탓에 “오늘 장이 서긴 할까?” 걱정도 되었지만, 제 예감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시장 안은 이미 수많은 사람과 상인의 열기로 가득 차 있었고, 차가운 날씨는 전통시장의 활기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얄궂은 날에도 멈추지 않는 전통시장의 온기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것은 어묵 가판대였습니다. 쌀쌀한 날씨 덕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어묵 국물과 호떡의 인기가 엄청났습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은 마치 도심 속 소박한 축제 같기도 했습니다. 따뜻한 국물 한 모금이 절로 생각나는 장터의 풍경이었습니다.

이번에 저와 아내가 신탄진 5일장을 찾은 가장 큰 이유는 다름이 아닌 선짓국과 묵사발 때문이었습니다. 몇 달 전 우연히 맛본 그 진한 국물의 깊은 맛과 시원한 묵사발의 감칠맛을 잊지 못하고 다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가게를 찾아가는 도중 들려오는 흥정 소리, 상인들의 구수한 억양은 장터의 정취를 더해주었습니다.

전통시장은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사람들의 목소리와 일상이 함께 어우러진 살아있는 공간입니다. 선짓국과 묵사발을 포장한 뒤엔 시장 구석구석을 둘러보았는데, 욕심이 앞서 계획에 없던 장보기로 자연스레 이어졌습니다.

과일 가판대에서 싱싱한 오렌지와 키위, 가지 포도, 채소 코너에서 양파와 마늘을 비롯한 여러 신선한 식재료들이 시선을 끌었습니다. 일반 마트와 비교해도 가격이 싸고, 품질은 훨씬 더 뛰어났습니다.

무엇보다 상인들의 친절한 응대와 따뜻한 미소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인심이라는 보너스를 안겨줬습니다.

전통시장은 단순한 소비의 공간이 아닙니다. 이곳은 지역 주민들이 오랜 세월 정을 나누며 쌓아온 삶의 터전이며, 공동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이기도 하는데요, 가격표보다 더 따뜻한 것은 상인의 말 한마디, 봉투에 과일 하나 더 얹어주는 작은 배려입니다.

현대적인 마트와 쇼핑몰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사람 사는 냄새가 시장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전통시장을 방문하면 항상 느끼는 게 있습니다. 이날 역시, 마치 바쁜 일상 속 잠시 쉬어가는 숨 고르기처럼, 시장을 거닐며 얻은 정서적 안정감과 활력이 더욱 컸습니다.

때때로 집 근처 마트를 이용하는 편리함을 선택하곤 하지만, 전통시장만의 정과 생기를 경험한 후에는 왜 더 자주 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밀려오곤 한답니다.

신탄진 5일장은 도심 속에서 오랜 전통을 지켜가는 대덕의 소중한 유산입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전통시장은 여전히 사람들의 삶과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음 5일장 날엔 여러분도 시장의 온기를 느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잊고 지냈던 우리들의 이야기가 바로 그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2025 대덕구민 기자단 '윤용 기자님'

{"title":"얄궂은 날에도 멈추지 않는 온기, '신탄진 5일장'","source":"https://blog.naver.com/daedeokgu/223842573216","blogName":"내 일상이 ..","domainIdOrBlogId":"daedeokgu","nicknameOrBlogId":"대덕구","logNo":223842573216,"smartEditorVersion":4,"meDisplay":true,"lineDisplay":true,"outsideDisplay":fals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