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부부애를 확인하다 l 서천 신성리 갈대밭

▲ 신비로운 신성리 갈대밭 표지목

= “갈대밭이 보이는 언덕 통나무집 창가에 길 떠난 소녀같이 하얗게 밤을 새우네 김이 나는 차 한 잔에 마주하고 앉으면 그 사람 목소린가 숨어 우는 바람 소리 둘이서 걷던 갈대 밭길에 달은 지고 있는데 잊는다 하고 무슨 이유로 눈물이 날까요 아~아~ 길 잃은 사슴처럼 그리움이 돌아오면 쓸쓸한 갈대숲에 숨어 우는 바람 소리 숨어 우는 바람 소리~” =

▲ 보기만 해도 갈대스럽네요

2007년에 가수 김연숙이 불러 히트시킨 <숨어 우는 바람소리>다. 11월 20일 오랜만에 찾은 신성리 갈대밭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애창곡이자 대중가요다. 신성리 갈대밭은 충청남도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에 있는 갈대밭이다.

▲ 저기 올라가면 갈대밭이 더 잘 보여요

충남 서천군과 전북 군산시가 만나는 금강 하구에 펼쳐져 있는 갈대밭으로, 너비 200m, 길이 1.5km, 면적 10만여 평이 넘을 정도로 규모가 대단히 크다. 제방도로에 올라서면 드넓은 갈대밭이 눈 아래로 내려다보인다. 이 지역은 예로부터 곰개나루터(진포)라고 불렀던 곳으로, 고려 말 최초로 화약을 가지고 왜구를 소탕시킨 진포해전이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 전망대와 푸른 금강의 콜라보

지역적으로 금강 하류에 위치한 까닭에 퇴적물이 쉽게 쌓이고 범람의 우려로 인해 강변 습지에서 농사를 짓지 않아 무성한 갈대밭이 조성되었다. ‘한국의 4대 갈대밭’으로 꼽히는 동시에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갈대 7선’에 속할 정도로 전국적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 신성리 갈대 체험장 - 현재는 내부 수리 관계로 휴관 중

각종 교육기관의 자연학습장은 물론 전국 사진작가들의 촬영 장소로 인기 있으며, 2000년에 만났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촬영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지금도 당시의 영화 포스터를 포토존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신성리 갈대밭에 왔음에도 여기서 사진을 안 찍으면 ‘간첩’ 취급을 받는다.

▲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지였음을 알려주는 포토존

예전에는 단순히 무성한 갈대숲이었으나 자연훼손을 막기 위해 전체 갈대밭 면적의 일부를 '갈대 공원'으로 조성해 개방한 덕분에 전국에서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자연친화적인 갈대 공원은 양옆으로 갈대가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고, 2㎞ 남짓한 갈대밭 산책길에 박두진·김소월·박목월 등 서정시인들의 시를 써놓은 통나무 판자가 걸려 있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 신성리 갈대밭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일품

갈대는 습지나 갯가, 호수 주변의 모래땅이나 바닷가 뻘에서 잘 자란다. 군락을 이루며 최대 3m까지 큰다고 알려져 있다. 8~9월에 피는 갈대꽃은 처음에는 자줏빛을 띠다가 가을이 되면 완연한 갈색으로 변한다. 이 시기(10월 무렵)에 줄기와 꽃차례가 갈색이 되고 대나무처럼 생긴 마디가 있어 ‘갈대’라는 이름이 붙었다. 염분에 강해서, 강가 하류 지역 퇴적토(기수지역=바다와 닿은 강 하구)에서 유난히 많이 볼 수 있다. 대규모 자생지가 보통 강 하류에 있기 때문에, 가을이 되면 드넓은 평지에 펼쳐진 갈색 물결의 장관을 볼 수 있다.

▲ 신성리 갈대밭 삼거리 걸어보아요

갈대는 여러 가지 쓰임이 있는 식물인데 빗자루가 대표적이다. 사료나 펜의 재료로 쓰이기도 하며 대금 연주자들에게도 친숙한 식물이다. 이는 대금의 청 부분이 갈대의 속껍질로 만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갈대는 또한 미나리와 함께 대표적인 수질 정화 식물이기도 하다. ”여자 마음은 갈대와 같다“는 말이 있다. 이는 갈대가 바람에 쉽게 흔들린다는 것에서 비유된 것으로 보이는데 나는 이를 강력히 불신한다.

▲ 막혔던 마음까지 툭 트이는 풍경도 압권

신성리 갈대밭을 함께 찾은 아내는 자그마치 40년 이상 고락을 같이하고 있는 나의 조강지처이자 첫사랑이기 때문이다. 여생도 생사고락(生死苦樂)으로 동반할 아내의 손을 꼭 잡았다. 신성리 갈대밭 앞을 흐르는 금강의 건너편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풍광(風光)이 백년해로(百年偕老)를 축원한다며 박수를 보내왔다.

▲ 신성리 갈대밭 강 너머는 그야말로 ‘배산임수’ 명당

신성리갈대밭

충남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 22-50

* 방문일 : 2024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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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홍경석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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