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에는 따끈하고 칼칼한 국물이 어울리는 의령 고향칼국수 한 그릇 어떠세요?
비 오는 날에는 따끈하고 칼칼한 국물이 어울리는 의령 고향칼국수 한 그릇 어떠세요?
의령군 블로그기자 조윤희
고향칼국수
-주소: 경남 의령군 유곡면 의합대로 1702 (지번. 세간리 182-3)
-TEL. 055-573-4589
의령 여행 중에 비를 만나니 따뜻한 국물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함께 여행을 하는 선생님과 동시에 '칼국수'에 꽂혀 의령 내 식당을 검색하는데 칼국숫집을 찾기가 어렵던 차에 한적한 길을 따라 드라이브하던 중 만난 '고향칼국수'.
단출한 메뉴에 놀란 반면 얼마나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시길래 칼국수, 군만두, 돈가스, 팥빙수, 냉면이 다인가 싶을 정도였답니다.
칼국수라고 하면 밀가루나 메밀가루를 반죽해서 얇게 민 다음 칼로 얇게 썰어서 만들었다는 의미로 칼국수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국수를 먹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는 하지만 문헌을 통해서 살펴보면 고려 시대에야 국수를 뜻하는 글자가 등장한다지요.
칼국수와 군만두를 주문했더니 옛날 제가 어릴 때 엄마가 해 주신 것처럼 한 접시 담겨 나온 모습을 보고는 반가운 마음에 군만두에 얼른 손이 가더군요.
양배추와 케첩과 마요네즈가 적절히 배합된 소스는 군만두의 느끼함까지 잡으면서 추억의 맛을 다시 맛본다는 즐거움에 빠지게 하더군요.
드디어 나온 칼국수 좀 보소~~~
일단 담긴 그릇부터 큰 데다가 제법 많은 양의 해물과 국수, 국물까지 그득한 것이 보기만 해도 든든할 것 같았답니다.
조선 시대 여러 조리서에 나올 정도로 칼국수는 주로 밀가루를 반죽해서 방망이로 얇게 민 다음 칼로 가늘게 썰어서 장국에 넣고 끓여 만드는 것을 말하며, 뜨거운 칼국수는 여름 국수로, 조선시대에 밀이 귀해서 수확할 때나 한 번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지만, 6.25전쟁 이후 미국의 원조로 밀가루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값싸고 흔해지면서 서민음식으로 자리 잡았지요.
조선시대 최고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에도 등장하는 칼국수는 한국인들이 가장 즐기는 국수라고 할 수 있는데 의령에서는 의령소바에 가려서 찾아서 먹기가 솔직히 어려운 메뉴이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세간리를 지나면서 손맛과 정성이 진심으로 우러난 칼국숫집을 만난 것이 참 다행스럽더라고요.
삶의 흔적: 민속 전시관
식당을 들어가면서 마당에 옹기들이 즐비한 게 좀 이상타 싶었었는데 식사하는 동안 사장님께서 당신이 평생 수집한 골동품으로 민속 박물관을 차리는 게 소원이라고 하시던 말씀을 증명이라도 하시려는 듯 저희를 당신의 수집소로 이끄셨습니다.
수십 년간 모으신 당신의 시간과 세월을 뛰어넘는 것들도 있었고 제 기억으로도 어느 부분에 들어맞는 시간과 공감할 수 있는 것들도 있어서 정말 반갑고 귀한 자료들을 보여주신 사장님께 몇 번이나 감사하다고 그랬었네요.
의령에 박물관을 지을 예정으로 부지를 돌아보고 있다고 하시는데 등록은 의령군이 아닌 경상남도청에 신고하고 건물을 짓고 운영할 꿈을 갖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사라진 시간이지만 사람의 기억이 존재할 때까지 함께할 추억 속에서 살아있을 의미들이 날개를 접은 채 한 개인의 수집소 안에서 숨을 죽이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언젠가는 칼국수 사장님의 꿈이 현실이 돼기를 응원하게 되더라고요.
맑은 느낌의 국물에 멸치와 해산물의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칼국수 한 그릇하러 함께 가보실래요?
그리고 한 사람의 대단한 꿈이 현실로 잉태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으로 준비하고 있는지도 둘러보실래요?
여기는 유곡면 세간리 고향 칼국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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