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보행교 이응다리 화단에서 만난 가을꽃과 보름달 야경(김기섭 기자)
산책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세종시 금강 한 가운데에는 동그란 모양의 보행교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 다리를 이응다리라고 부릅니다.
이응다리는 2층으로 되어 있으며 아래는 자전거 전용이고, 위층은 산책로입니다.
산책로 가운데에는 화단이 있습니다. 화단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갖가지 꽃이 핍니다.
윤슬이라는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이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는 순우리말입니다. 영어로 Sun glitter라고 합니다.
이응다리 한가운데에 생긴 아름다운 윤슬은 밤하늘의 은하수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책로에 접어들자 먼저 눈에 뜨이는 꽃은 구절초입니다.
구절초는 음력 9월 9일에 채취하면 약효가 뛰어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오늘이 양력으로는 10월 17일(음력 9월 15일)이니 구절초가 한창인 시기입니다.
구절초는 들국화의 가장 대표적인 꽃입니다. 꽃향기가 무척 좋으며 아름다워서 절이나 공원에 집단으로 재배하는 꽃입니다.
구절초는 하얀색이 대표적이지만, 분홍색이나 붉은색 꽃을 피우기도 합니다.
붉게 물든 홍가시나무 잎은 꽃 못지않게 아름답습니다.
이응다리 화단에는 구절초와 함께 큰꿩의비름도 한창입니다.
큰꿩의비름은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서 자라는 돌나물과의 야생초입니다.
큰꿩의비름에는 갖가지 곤충들이 날아듭니다.
부전나비와 큰호리병벌이 꿀 빨기에 여념이 없네요.
이응다리에는 억새 종류들도 한창입니다.
특히 마디에 무늬가 있는 억새가 있어서 눈길을 끕니다.
구절초 잎줄기 사이에 뾰족하게 얼굴을 내미는 패랭이꽃 색상이 무척 곱습니다.
꽃댕강나무 꽃도 가끔 보입니다.
여름에 피는 원추리가 샛노란 빛을 발합니다.
유모차에 아기를 싣고 구절초 핀 이응다리를 거니는 모습이 참 정겹네요.
해가 이응다리의 '뿌리깊은나무' 사이로 넘어갑니다.
금강에는 자연스럽게 형성된 섬이 곳곳에 있습니다. 이를 하중도라고 합니다.
하중도 너머로 해가 뉘엿뉘엿 넘어갑니다.
화단의 나무들은 단풍이 들기 시작합니다.
자전거를 타고 아래층을 지나가던 중 아파트 숲 사이로 떠오르는 둥근달을 보았습니다.
오늘은 추석이 지난 후 딱 한 달이 되는 날입니다.
달을 망원렌즈로 당겨 담아 보았습니다.
달의 표면의 밝게 보이는 부분은 '달의 고지'이며 어두운 부분은 '달의 바다'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달의 바다에는 물이 없고 약 35억 년 전 분출한 마그마가 식으면서 형성된 현무암질 암석이라서 어둡게 보인다고 해요. 주변보다 지대가 낮고 지형이 편평하다고 합니다.
이응다리 전망대에서 바라본 금강보행교의 야경입니다.
맑은 가을 해질 무렵 금강보행교 이응다리를 걸으면서 만나본 10월의 꽃들은 햇살을 받아 더욱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아래층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만난 둥근 보름달도 꽃 못지않게 예뻤습니다.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가 이어집니다. 세종시 이응다리를 거닐면서 아름다운 가을꽃과 즐거운 추억 쌓는 것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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