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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일 전
명절을 앞둔 전통시장 풍경-강경 5일장
요즘은 대형 마트가 많이 생기고 교통이 편리해져 시골에서도 재래시장은 점점 쇠퇴해지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5일 장이 서는 곳엔 여전히 옛 정취가 남아있어 아련한 추억을 되살려주기도 합니다.
강경 장날은 매 4일과 9일입니다. 강경 장날도 다른 곳과 별반 다르지는 않지만 주민들은 장날에 나가서 반찬거리도 사고 새로운 상품도 구경하며 소일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평소보다는 손님들이 많이 있어 보이지만 명절의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한참 부족해 보입니다. 명절을 앞둔 장날의 풍경은 다른 때보다 좀 더 풍성해 보이지 않을까 기대하며 나갔지만 아직 추위가 풀리지 않은 탓인지 아니면 전체적인 불경기 영향인지 시장은 활기가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강경 시내에 있는 몇 개 되지 않는 아파트를 뒤에 두고 대흥천을 따라 5일 장이 펼쳐지는데 날씨는 꾸물거리고 추위는 가시지 않아 시장통이 한산해 보입니다.
수없이 많이 쌓여 있는 옷들을 보며 우리 어린 시절 설빔을 기다리며 마음 설레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물건이 풍성해서 여유가 많아 좋기는 하지만 설을 맞아 설레던 마음을 다시 찾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모든 공구류를 파는 만물상입니다. 장날마다 한 자리에서 보게 되는 갖가지 공구며 일상생활에 필요한 도구들을 파는 곳인데 손님들은 눈길도 주지 않고 지나고 있습니다. 그래도 주인아저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장날마다 이 자리를 지키고 계십니다.
그런데 시골에 살다 보니 이런 도구들이 꼭 필요할 때가 있는데 구하지 못해 당황할 때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이런 곳이 생각나지요.. 그래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요긴한 물건을 제공해 준답니다.
장날에 빼놓을 수 없는 뻥튀기 차 앞에 손님들이 모여있습니다. 옛날에는 아이들의 간식이었는데 지금은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간식이 되었지요. 장날에 뻥튀기가 없으면 장날 기분이 안 난답니다.
옛날 사탕도 이곳의 터주대감님처럼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계피 사탕, 박하사탕, 유과, 콩사탕 등등.. 모든 종류의 사탕이 모여있습니다. 어린 시절에 먹고 싶었던 사탕들이 이제는 그 시절을 기억하는 어르신들의 애호 식품이 되었네요.
꽈배기 가게 앞에 좌판을 펼친 생선가게 아주머니는 항상 이렇게 깔끔한 모양으로 생선을 예쁘게 올려놓고 큰 소리로 손님을 부릅니다. 명랑하고 씩씩하고 적극적인 아주머니 모습을 보며 활기찬 삶을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맛있는 꽈배기와 도넛도 군침을 돌게 하는데 추워서인지 손님이 별로 없어서 좀 안쓰러워 보입니다. 한 봉지를 사서 먹어보니 역시 맛이 있습니다.
항상 이곳에서 판매되는 신발, 지갑, 벨트 등입니다. 오늘은 좀 가격이 내린듯합니다. 손님이 없어유 ㅠㅠ
우리나라 전통 한과는 제사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가는 음식이랍니다. 이곳에서 직접 굽고 파는 한과인데 다른 가게는 한산해도 여기는 손님들로 붐비는 편입니다. 즉석에서 만드는 한과가 종류도 많고 만드는 것을 직접 보니까 더 맛있어 보입니다.
보온 내의와 양말을 가득 쌓아 놓았습니다. 아파트 생활에서는 별로 필요한 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방한 시설이 잘 되어있지 않은 시골의 주택에서 살려면 필요한 것이랍니다. 신비한 요술 버선도 있네요 ^^
소박하게 노점에 펼쳐진 배추와 무 그리고 버섯과 나물 등은 시골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마트가 멀기도 하고 또 마트에서는 이런 신선 식품을 만나기가 쉽지 않아 5일 장에서 만날 수 있는 신선 야채라서 오히려 인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후추를 팔고 있는 상인 옆으로 지나기만 했는데도 정말 후추 냄새가 향긋하게 퍼져 옵니다. 그런데 100% 후추를 강조하고 있는 것을 보니 100%가 아닌 후추도 있나 봅니다.
여기서 파는 된장은 직접 농가에서 만들어 가지고 나오는 제품이랍니다. 요즘엔 대형 식품 제조회사에서 토속 된장을 많이 출시하고 있는데 여기서 만드는 손맛에는 비교할 수가 없다고 이곳 주인은 자랑합니다. 우리도 여기서 된장과 손두부를 샀습니다.
명절에 과일은 빠질 수 없는 제수용품이지요. 추석엔 사과가 많이 비쌌는데 지금 사괏값은 조금 내린듯하지만 뱃값이 다시 엄청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오늘 장날에는 과일이 흔하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사계절 이곳에서 마늘만 파는 할머니 모습을 오늘도 이곳에서 보게 됩니다. 항상 쌓여 있는 마늘의 양이 줄어들고 있지 않아 잘 팔리고 있지 않은지 걱정이 됩니다.
추위에 힘겨워 하시는 모습을 보이는 노점상과 흥정하는 모습도 보이고 작은 책상 위에 다소곳이 올려놓은 잡곡들이 주인의 손길을 떠나 팔려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구경 삼아 나온 듯 시장을 거닐고 할머니는 장날에 나와야 이것저것 생필품을 살 수 있어 5일 장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시장 한편에 자리 잡은 교회의 높은 종탑이 명절을 앞둔 전통시장에서 서민들이 분주하게 삶을 영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응원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명절의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 5일 장에서 꾸물거리는 날씨와 같이 밝지 않은 분위기였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을 엿보며 모두에게 즐거운 명절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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