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콘텐츠는 수원시 SNS 시민 서포터즈가 취재한 내용입니다."

생로병사(生老病死)라는 말 아시죠? 누구나 불로장생을 꿈꾸며 천년만년 살고 싶겠지만, 인간은 늙고 병들어서 죽기 마련입니다. 의학 기술 발달로 100세 시대를 연 요즘 웰 다잉(Well-Dying)이 유행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언제나 슬프죠. 수원시 연화장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추모하기 위해 쓴 편지나 그림을 모아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수원시 연화장은 영통구에 있는데요, 저는 이번에 처음 가봤습니다. 원래 수원시립화장장은 팔달구 인계동에 있었는데 혐오시설 이전 요구로 2000년 8월 8일 깨끗하고 쾌적한 무연 무취의 최첨단 시설을 갖춘 연화장을 준공하게 되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관리는 2001년 1월부터 수원시설관리공단에서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연화장을 소개하려는 게 아니라 장례식장 로비와 제2 추모의 집 로비에서 열리고 있는 추모 그림 편지 전시회(이하 추모 편지 전시회)를 보러왔습니다. 어떤 전시일지 궁금했습니다.

추모 편지 전시회는 장례식장 로비와 제2추모의 집 두 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저는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제2추모의 집부터 가봤습니다.

"사랑하는 당신이 그립습니다"

제2 추모의 집 입구 앞에 헌화대가 있습니다. 헌화대 앞에는 꽃과 고인이 평소에 좋아하는 커피, 음료, 과일, 떡 등이 놓여 있습니다. 사랑하는 아빠를 위해 시원한 커피를 앞에 놓았는데요, 하늘에서 이 커피를 마시겠죠.

제2추모의 집 로비입니다. 유가족이 전하는 그림 편지 전시회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고 그 뒤로 계단식으로 된 쉼터에 그림 편지 28점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연화장을 찾은 사람들이 그림 편지를 보고 있는데요, 나이 지긋하신 어머님께서는 편지 하나하나를 읽으며 연신 ‘어휴~’ 하시면서 편지에 적힌 사연에 눈물을 훔치셨습니다. 한 초등학생도 편지를 읽고 있는데요, 무슨 생각을 할까요?

‘국화보다는 장미 같았던 너에게’라는 제목으로 매년 어김없이 만개한 장미를 보며 고인을 추모하며 쓴 편지에는 빨간 장미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여러 번의 계절을 삼키며 고인에게로 가는 중이라고 썼습니다.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하늘로 떠난다면 그 부모 마음은 어떨까요? ‘무지개’ 제목으로 우리 막내아들 이제 다 내려놓고 예쁜 무지개를, 예쁜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그림과 함께 절절한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쓴 편지입니다.

부모를 떠나보낸 자식의 마음은 또 어떨까요?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제목으로 부친의 이름을 크게 써놓고 꼭 전하고 싶은 말을 썼습니다. 아버지가 회초리를 들던 것이 당신의 깊은 사랑이었는데, 그걸 몰랐던 것을 죄송하다고 전합니다. 그리고 이 편지가 아버지가 보고 듣는 편지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합니다.

연화장을 찾은 많은 사람이 로비에 있는 그림 편지를 관람했습니다. 편지를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져 온 것은 저도 하늘로 떠난 부모님, 할아버지가 계시기 때문입니다. 마치 저 대신에 편지를 쓴 듯이 구구절절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제2추모의 집 그림 편지를 보고 나오는데, 노란색 기부 나눔 박스가 보였습니다. 수원시 연화장에서는 고인의 유품을 모아 기부하는 ‘사랑의 물품 기부’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생전 유품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뜻깊은 일입니다. 기부 물품은 의류, 가방, 신발, 모자, 잡화, 레저용품, 유아용품 등입니다.

제2추모의 집에서 장례식장으로 가는데 봉안담을 지납니다. 봉안담에는 생전 고인의 사진과 고인을 추모하는 꽃이 걸려 있습니다. 하늘로 떠나서도 부부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서 ‘생전에 잉꼬부부처럼 잘 지내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긴 연화장 중 장례식장입니다. 고인이 하늘로 떠나기 전에 마지막 의식을 치르는 곳인데요, 제가 갔던 날도 두 분의 고인이 떠날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장례식장 1층에서도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제2추모의 집 로비와 같이 이곳도 할아버지, 남편, 아내, 아빠, 엄마, 친구에게 보내는 추모 편지를 전시 중입니다.

하늘로 떠난 엄마가 얼마나 보고 싶은지 당사자가 아니면 짐작이 되지 않을 겁니다. ‘보고 싶은 그리운 엄마’라는 제목으로 쓴 편지를 보니 하늘에서는 아프지 말고 우리(자녀) 걱정하지 말고 지켜봐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밑에 손자는 군대 잘 갔다 오겠다며 복무기간까지 써놓았습니다.

친정엄마에게 쓴 편지도 있습니다. 친정엄마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일을 했는데, 사랑으로 잘 보살펴주어 감사하고, 마지막 임종 직전에 고통스러워하는데 손을 잡아주지 못해 너무 마음에 걸린다고 썼습니다. 다시 태어나 돌아오신다면 평생 무한정으로 효도하고 싶다고 했지만, 한 번 떠난 사람은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저는 제2추모의 집과 장례식장 로비에 있는 추모 그림 편지를 다 읽어봤습니다. 여기서 다 소개하지는 못하지만, 고인들을 추모하며 쓴 편지는 구구절절 그리움과 사랑, 감사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생전 고인이 하지 못했던 말을 편지로 전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훌쩍 떠나보낸 후 그 상실감에 우울증 등을 겪는 사람이 많은데요, 수원시 연화장에서는 애도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연화장 유가족이나 추모객 누구나 상담이 가능한데요, 1~4기까지 오는 12월까지 운영합니다. 신청은 ‘수원시 연화장’ 홈페이지 공지사항 내 신청서를 작성 후 이메일로 보내면 됩니다.

지금까지 수원시 연화장의 추모 그림 편지 전시회를 소개해드렸습니다. 전시회를 보니 고인께 차마 못다 한 말들을 모아, 하늘나라로 부치는 그림 편지를 모아놓아 가슴을 먹먹하게 했습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했던 소중했던 기억을 떠올려 그림으로, 마음속의 메아리로 남은 말들을 글로 쓴 편지들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오늘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전하면 어떨까요?

수원시연화장(장례식장, 추모의집)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호수로 278 수원시 연화장

2024 수원시 SNS 서포터즈 이재형님이 작성해 주신 글입니다

이재형 서포터즈님의 블로그 : https://blog.naver.com/rotc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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