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인물 탐방

금강의 시인 신동엽

충남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501-21


올해는 충청남도를 대표하는 인물을 찾아 소개하는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충남의 대표 인물은 시인 신동엽인데요. 신동엽 시인은 충남 부여군에서 태어나 '껍데기는 가라', '금강' 등의 작품을 남긴 민중 시인입니다.

제가 대학을 다니던 90년대 초 학창 시절에는 신동엽 시인을 찾아 문학기행을 하기도 했는데요.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부여 백제교 근처에 있는 <신동엽 시비>부터 찾았습니다.

1970년 4월 18일에 충남에서 최초로 세워졌다는 신동엽 시비는 30년 전 학창 시절에 보았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시인이 노래한 '산에 언덕에'라는 작품은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마음속에 물결처럼 밀려오는 생명력이 있으면"이라는 시구처럼 여전히 저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습니다.

신동엽 시비 맞은편에 수북정이라는 정자가 있습니다. 신동엽 시인의 '금강'이라는 서사시가 떠올라 금강을 보기 위해 잠시 수북정에 올랐습니다. 수북정은 금강(백마강)을 조망할 수 있는 명소로 부여 8경 중 하나입니다.

수북정에 올라 내려다본 금강은 빼어난 경치와 함께 역사의 진중한 흐름을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신동엽 시인도 동학농민전쟁의 이야기를 다룬 '금강'을 창작할 때 이곳 수북정에서 금강을 바라보며 민중의 꿈과 아픔을 떠올렸을 것만 같습니다.

신동엽 시비와 수북정을 방문한 후 <신동엽 문학관>으로 향했습니다. 문학관으로 이어진 길은 '시인의 길'로 이름 붙여져 있었는데요. 평소에 그냥 지나치던 길을 걷기로 하고 입구에 차를 세웠습니다. 담장의 유리에 새겨진 시를 읽으면서 천천히 걷는 시간을 가졌는데 모르던 시인의 작품을 마주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신동엽 문학관은 생가와 함께 시인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신동엽 시인의 유품 자료들을 전시하고 다채로운 문학 행사도 열리는 곳이라 자주 찾게 되는 곳인데요. 충남을 대표하는 인물로 취재하려니 문학관에 들어서는 발걸음이 여느 때와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지난 12월 5일에 방문했을 때 생가의 초가지붕이 낡아서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새로 지붕을 덮는 이엉 잇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초가를 얹는 일을 보기가 드물기 때문에 유심히 일손을 살피면서 생가 내부를 관람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2013년 5월에 개관한 신동엽 문학관은 신동엽 시인의 문학정신을 보존함으로써 지역민과 전국의 문학인들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 덕분에 문학관을 찾는 보람이 있는데요. "우리 왜 인사도 없이 지나쳤던가"라는 글귀가 새겨진 작품을 보니 시인이 마중 나와 인사를 건네는 듯합니다.

신동엽 시인은 1930년 8월 18일에 태어나 1969년 4월 7일 38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시인은 신의 영역을 침범했기 때문에 신이 일찍 데려간다는 말처럼 짧은 생애 동안 뛰어난 작품을 남긴 신동엽 시인은 오늘날에도 큰 감동과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신동엽 시인의 유품과 여러 육필 원고를 보면서 시인이 얼마나 다재다능했는지, 그리고 시인으로서의 삶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시인이 노래한 '껍데기는 가라' 작품은 제가 즐겨 낭독하는 시인데요. 허상으로 가득 찬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강렬하게 꾸짖는 가르침으로 느껴집니다.

신동엽 문학관을 나서며 정림사지를 방문할 계획을 접고 시인에 대한 여운을 이어가기 위해 묘소를 찾기로 했습니다. 신동엽 시인의 묘는 세계유산 부여왕릉원 맞은편의 산자락에 위치해 있는데요.

이정표를 따라갔지만 몇 번을 헤맸습니다. 다행히 동네 사람을 만나 길을 물으니 찾아가는 길이 어렵다고 하더군요. 저처럼 처음 신동엽 시인의 묘를 찾는 분들을 위해 가는 길을 자세히 안내해 드립니다.

부여왕릉 맞은편 왕릉교차로에서 동문로를 따라 조금만 가면 군석마을 입구가 나옵니다. 입구 전에 왼쪽으로 작은 길이 있고 신동엽 시인 묘소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화살표의 방향을 따라 안길로 들어서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뉘는데 오른쪽 길을 가야 합니다.

축산 농가의 뒤편에서 길이 끝나는데 그곳에 차를 세우고 산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가면 신동엽 시인의 묘소가 보입니다.

신동엽 시인의 묘소는 경기도 파주에 있던 것을 1993년 11월 20일에 고향인 부여군으로 옮겨왔다고 합니다. 부모님의 무덤 아래에 신동엽 시인의 무덤이 있고, 아들 신좌섭(시인, 서울대 의대 교수)의 묘지석이 있습니다.

▲ 신동엽 시인의 묘

신동엽 시비, 신동엽 문학관, 신동엽 시인의 묘까지 학창 시절 문학기행을 하듯 시인의 자취를 찾아보았는데요. 충청남도 부여를 대표하는 시인 신동엽의 생애와 문학 작품을 통해 우리를 둘러싼 '껍데기'를 버리고, '금강'처럼 세파에 아랑곳하지 않고 유유히 흐르는 삶의 본 모습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시인신동엽시비

○ 위치: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계백로 180번길 9-6

신동엽문학관

○ 위치: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신동엽길 12

○ 관람 안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휴관)

○ 관람료: 무료

신동엽시인의 묘

○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능산리 산56-1

*취재일: 2025년 2월 23일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오르페우스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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