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영 이야~길(토영이야길)

토영은 통영 토박이의 경상도식 사투리 발음.

이야는 언니나 형님을 부르는 말로,

뜻이 맞고 말이 통하는 사람끼리

정답게 걷는 길을 의미합니다.

토영 이야~길은 예술의 향기길 1, 2,

미륵도길 제1구간, 제2구간으로 나누어져

통영을 찾는 사람들에게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구분을 어떻게 하였던 오늘 저는 통영의 골목길

속으로 통영의 참맛을 느껴보려고 합니다.

제가 오늘 처음으로 만난 통영의 골목길은

충렬사 앞 여황로길 옆에서 들어가는

작은 골목에서 시작을 합니다. 충렬4길입니다.

토영 이야~길 제1코스 예술의 향기길이라는

표지가 반갑습니다.

골목길에 놓아둔 의자에 잠시 앉아서 쉬어갑니다.

나비야 청산가자

시와 그림이 있는 골목길입니다.

영부인 공덕귀여사 생가와 함안조씨 정문

영부인 공덕귀 생가는

근대 기독교 대표적인 여성 사회운동가

대한민국 제4대 대통령이었던 윤보선의 영부인

공덕귀(1911~1997) 나서 자란 곳입니다.

공덕귀 여사는 원폭피해자와 구속자 가족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람을 베풀며 한국 사회의

춥고 어두운 곳을 돌보는데 앞장 서왔습니다.

좁은 골목 안에 작은 표지석와

표지판이 있어서 과거를 기억합니다.

단정하게 복원된 작은 집 앞 높은 전봇대가

솟은 곳에 나비 한 마리가 앉아 있습니다.

골목 속으로 더욱 깊숙이 들어갑니다.

사람 하나 겨우 다닐 수 있는 작은 골목입니다.

박경리의 소설 속 한 문장씩 적혀있는

예술의 향기길입니다.

박경리의 시 "문필가" 중에서

한 귀절이 적혀 있어서 읽어봅니다.

사랑이 있어야

눈물이 있어야

생명

다독거리는 손길이 있어야

그래야 그게 참여다

골목길을 계속 걸어가니

충렬사 입구가 보입니다. 넓은 자동차길은

자동차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듯합니다.

충렬사 앞의 작은 공원으로 갑니다.

백석의 시비가 있습니다.

한국의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 백석의 시비라고 합니다.

그는 친구의 결혼식에서 만난

18살의 통영아가씨 란(박경련)에게

첫눈에 반해 몇 번이고 통영을 왔다가

만나지 못하자 낮술을 하고

충렬사 계단에 앉아 썼던 시가 통영2입니다.

<통영(統營)2 > 백석

구마산(舊馬山)의 선창에선 좋아하는 사람이

울며 나리는 배에 올라서 오는 물길이 반날

갓 나는 고장은 갓갓기도 하다

바람 맛도 짭짤한 물맛도 짭짤한

전복에 해삼에 도미 가재미의 생선이 좋고

파래에 아가미에 호루기의 젓갈이 좋고

새벽녘의 거리엔 쾅쾅 북이 울고

밤새껏 바다에선 뿡뿡 배가 울고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다

집집이 아이만한 피도 안 간 대구를 말리는 곳

황화장사 영감이 일본말을 잘도 하는 곳

처녀들은 모두 어장주(漁場主)한테

시집을 가고 싶어한다는 곳

산 너머로 가는 길 돌각담에 갸웃하는 처녀는 금(錦)이라는 이 같고

내가 들은 마산(馬山) 객주(客主) 집의 어린 딸은 난(蘭)이라는 이 같고

난(蘭)이라는 이는 명정(明井)골에 산다는데

명정(明井)골은 산을 넘어 동백(冬栢)나무 푸르른 감로(甘露) 같은 물이 솟는 명정(明井)샘이 있는 마을인데

샘터엔 오구작작 물을 긷는 처녀며 새악시들 가운데 내가 좋아하는 그이가 있을 것만 같고

… (중략)

충렬사 앞의 명정은 지금도 우물입니다.

1670년 제51대 김경(金鏡) 통제사 때

이 우물을 팠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위쪽 샘을 일정(日井),

아래쪽 샘을 월정(月井)이라 불렀다고 하며,

이를 합쳐 「명정(明井)」이라 일컫습니다.

충렬사까지 와서 이순신의 팔사품을

보고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보물 440호입니다.

이제 다시 골목 속으로 들어갑니다.

이 골목은 박경리 문학동네입니다.

커다란 표지판이 마을을 잘 안내하고 있습니다.

역시 충렬4길입니다.

01 일상이 그린 마을, 02 주민이 그린 마을,

03 글이 그린 마을입니다.

골목 속의 벽화는 이야기길입니다.

간단한 일상의 글 속에서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통영의 골목길에서 새로운 일상을 보게 됩니다.

작은 골목 속 작은 창문 위의 고양이들은

앙증맞기까지 합니다. 통영의 바닷가 시장통에서

보았던 고양이 골목길이 생각나는 순간입니다.

하동집입니다.

박경리 소설 김약국의 딸들에 나오는

정국주의 모친(하동댁)이 거주한

소설 속의 배경으로 추정되는 곳입니다.

과거에는 수십칸의 큰집이었으나

세월의 부침에 따라 지금은 쪼개져 개인 주택이

들어섰습니다. 세월의 무상함입니다.

통영의 골목길에서 보고 느끼는 인생입니다.

오늘 통영의 충렬사 앞

작은 골목길을 걸었습니다.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가는 작은 골목은

통영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소설과 시 문학이 있고, 그림이 있고,

사람의 흔적이 있습니다.

바로 통영의 역사이고 기억입니다.

< 오시는 길 >

충렬사 앞 골목길 충렬4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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