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전
영천 가볼만한 곳, 선원마을 연정고택 탐방기
경상북도 영천시 임고면, 자호천이 흐르고 학산이 병풍처럼 감싼 그곳.
도시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공동체’와 ‘전통’이라는 단어가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곳, 영천 선원마을에 다녀왔어요.
조선 인조 시기 입향한 영일 정씨의 후손들이 300년 넘게 거주해온 마을로,
풍수와 유교, 삶과 학문, 건축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한국 전통 향촌의 정수를 간직한 곳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곳을 대표하는 선원마을 연정고택을 둘러보았어요.
선원마을은 조선 인조 때 의병장이자 유학자였던 호수(湖叟) 정세아(鄭世雅)의 장손인 정호례(鄭好禮)가 정착하며 시작되었어요.
그 후손 정석달(鄭碩達)이 이 마을에 뿌리를 내리고 강학과 교화를 실천하며 유교적 이상향으로서의 마을 문화를 형성했지요.
영천 선원마을의 벚꽃은 대체로 해발고도가 조금 있는 학산 자락에 자리해 있다 보니,
다른 지역보다 조금 늦게 피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연정고택 근처나 자호천변의 벚꽃길은 늦봄까지도 은은한 봄 정취를 간직하고 있죠.
연정고택은 조선 후기 성리학자 정용준(鄭龍濬, 1653~1732) 선생이 살았던 가옥으로, 그의 호인 ‘연정(硏汀)’에서 이름을 따왔어요.
고택은 1725년 정용준 선생의 8대조가 건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요민속문화재 제107호로 지정되어 지금까지도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연정고택은 조선 후기 성리학자 정용준(鄭龍濬, 1653~1732)
선생이 살았던 가옥으로, 그의 호인 ‘연정(硏汀)’에서 이름을 따왔어요.
고택은 1725년 정용준 선생의 8대조가 건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요민속문화재 제107호로 지정되어 지금까지도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연정고택의 마당은 지금 봄이 한창입니다.
살포시 내려앉은 벚꽃 가지 아래, 오랜 세월을 품은 나무들과 봄꽃들이 가득차 있었죠.
고택 곳곳에 봄이 기운이 흠뻑 스며 있었어요.
연정고택의 마당에는 봄의 빛깔들이 가득차 있어 사진에 쏘옥 담아두게 됩니다.
고택의 구성은 안채·사랑채·곳간채·아래채 등이 ㅁ자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요.
팔작지붕과 전통적인 맞배지붕, 그리고 목재 구조의 결구 방식까지,
이 모든 것이 조선 후기 영남 사대부 가옥의 정수를 보여주는 전통 건축물이에요.
연정고택 앞마당 한켠에는 소박한 돌담으로 둘러싸인 우물이 있어요.
이 우물은 누군가에게는 생수를 퍼 올리던 생활의 중심이자, 누군가에게는 가족의 안부를 나누던 마당의 기억이었을 겁니다.
지금은 나무 뚜껑이 닫혀 있지만, 우물에는 연정고택에 살았던 이들의 시간과 기억,
그리고 봄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겨 있지 않을까요?
연정고택의 담벼락 길에는 이렇게 벚꽃과 초록색 나무들이 줄지어 있어요.
담장 아래 정원에는 연분홍 벚꽃나무, 연둣빛 느티나무, 진분홍꽃이 어깨를 맞대고 서 있죠.
연정고택에서 인상 깊었던 곳은 고택 앞을 흐르는 개천을 막아 만든 연못, 그리고 그 옆에 자리한 연정(蓮亭)입니다.
이 정자는 정용준 선생의 후손인 정일릉(鄭一錂)이 1788년(정조 12년)에 건립하였으며,
온돌방 3칸과 대청 5칸 규모로 구성된 건축물이죠.
깊은 처마 아래서 햇살을 피하고, 연못 위로 고즈넉이 흐르는 바람과 물소리를 들으며 학문을 이어갔을 것 같아요.
연정고택뿐 아니라 선원마을 곳곳에는 근대와 조선을 아우르는 다양한 고택과 정자, 재실이 남아 있습니다.
조선 후기 성리학자의 강학 공간이자 정석달이 1702년에 세운 정사,
조선 말기 사대부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곳이자 정천휴가 1872년에 건립한 괴헌고택(槐軒古宅)이 있죠.
또한 정치술이 1863년에 지은 대표적인 살림집 송고헌고택(松皐軒古宅),
학자 정백휴를 추모해 후손들이 세운 정자 동연정(東淵亭),
괴헌 정천휴를 기리기 위해 1938년에 세운 정자 경괴재(景槐齋) 등이 있어요.
이 모든 유산은 개인의 삶을 넘어 가문과 지역, 그리고 시대를 대표하는 정신적 문화재로,
지금 이 순간에도 선원마을에 이어져 오고 있어요.
선원마을을 걷는다는 건 곧, 시간을 따라 걸으며 사라지지 않은 정신의 결을 만나는 일이죠.
한옥의 처마 아래 피어난 벚꽃, 오랜 세월을 품은 돌우물,
그리고 담벼락을 따라 줄지은 고목들까지—이곳 연정고택은 시간의 흔적이 이어져가는 곳입니다.
300년 넘는 세월 동안 한 가문이 이어온 삶의 터전이자, 성리학의 이상향을 실현한 동족마을 선원. 그 중심에 연정고택이 있어요.
도시의 빠른 흐름 속에서 잠시 벗어나, 조용히 숨 쉬는 봄날의 선원마을과 연정고택을 걸어보았어요.
여러분들도 잠시나마 이곳에서 쉼표를 가지시기 바랍니다.
연정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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