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기지개를 펼 춘삼월인데 드물게 함박눈이 영남알프스 봉우리에 삿갓을 씌운 듯 신비했습니다.

불현듯 아름다움을 보고 싶은 욕심이 일어나 영남알프스 막내 간월산으로 향했습니다.

눈이 내린 시간이 좀 지났지만, 울주의 상징인 영남알프스의 절경을 널리 알리기 위해

아름다운 눈 아가씨가 멋을 부리며 유혹하고 있는 간월산 설경을 포스팅합니다.

복합웰컴센터를 초입으로 살아온 인생의 역로 같은 굴곡진 된비알 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은 자연과 문화가 복합적으로 있는 열린 공간입니다.

알프스 시네마, 번개맨 체험관, 국제 클라이밍장, 산악문학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와 다양한 체험의 장소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의 오묘하고 환상적인 설경은 뭐라 형언할 수 없이 웅비합니다.

마치 절세미인을 능가하는 간월산 눈 아기씨가 무던한 마음을 속절없이 흔들어 놓습니다.

간월산은 약 1,500년 전 이 산기슭에 간월사라는 사찰이 있어서 유래되었습니다.

봄이 오려는 징조인가. 계곡과 산길에는 뭔가 꿈틀거리는 듯 역동적인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온몸으로 느껴지는 봄기운의 활력을 받아서 무릎에 힘을 주입해 산을 오를 준비를 했습니다.

강을 건너서 뭔가 용트림이 느껴지는 호방하고 신비로운 산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앙상한 가지에 봄이 기지개를 켜는 듯 역동적인 기운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눈 아가씨가 꾸린 설경의 묘미를 느끼고 싶어 도끼 등을 닮은 간월 공룡능선 방향으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옛날 이 일대에서 살았던 화전민들은 이곳을 도치 등이라 불렀는데 도치는 도끼의 방언입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춘삼월에 갑자기 찾아온 눈 아가씨가 조금씩 발에 밟히기 시작했습니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나무들이 화들짝 놀라며 추위에 떠는 모습이 처량했습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많아진 눈 아가씨가 유혹의 눈길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길의 양쪽으로 초병처럼 얼어 선 나무들이 거수경례를 하며 환영했습니다.

아름다운 미모를 갖춘 눈 아가씨가 수려한 자연과 어우러져 동양화를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세상 어느 미인이 이보다 곱고, 오래 이목을 끌게 합니다.

어느새 나도 줏대 없이 미인의 미모에 흠뻑 반해 냉가슴을 끙끙 앓기 시작했습니다.

미인에게 점점 빠져들어 행복한 호사를 누리기 시작했습니다.

바위 한쪽을 덮고 있는 눈 아가씨가 밀애를 나누는 풍경이 예술품처럼 유장했습니다.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소나무를 품고 있는 바위가 숭고해 보였습니다.

고개를 들어 건너편에는 신불산을 덮은 설경이 황홀경에 빠져들게 합니다.

보기 드문 동양화 같은 설경에서 닮고 싶은 지혜와 통찰력을 얻었습니다.

지혜란 아름다움에서 얻을 수 있는 마음이고, 통찰이란 지혜를 적용할 능력입니다.

눈 아가씨가 나무를 덮어 천상의 아름다움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내 눈에는 아름답지만 무겁고 차가운 눈을 끈기로 견디고 있는 나무가 신령합니다.

인생의 고난의 현장을 보는 듯해 마음이 무겁습니다.

시련 없는 영혼은 없고, 혹독한 삶을 견뎌온 영혼이 참된 인생임을 마음의 귀로 들려줍니다.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눈 아가씨의 무게를 참고 견뎌내는 나무가 숭고했습니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절대적인 애니미즘으로 여겨져 마음이 경건해졌습니다.

신성한 나무의 힘에 기대어 힘든 인생길을 무사히 걷기를 비손했습니다.

산 중턱에 이르자 햇살에 반사되어 눈이 부시고 눈 아가씨가 발에 밟혔습니다.

신발 안으로 침입한 눈 아가씨에 허(虛)를 찔린 내 발이 욱신거립니다.

그러나 하얗게 내린 눈 아가씨는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사랑에 굶주린 눈 아가씨가 가시광선을 얼굴에 쏘며 사랑을 고백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눈 아가씨가 구애하면서 마음까지 흔들어 마구 놓았습니다.

​그 아름다움이 유년의 향수를 소환하고 동화를 불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눈 아가씨가 들려주는 동화는 마법처럼 속절없이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마음을 주지 않는 내가 미운지 눈 아가씨는 밧줄을 타고 오르는 구간에서 위협을 주었습니다.

그것도 시원찮은지 나뭇가지에 빚어낸 선경 같은 상고대로 유혹하기 시작했습니다.

​금방이라도 청을 들어 주고 싶지만 나이 많은 내 처지를 생각해 질끔 두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건너편 구렁이처럼 굴곡지고 구부정한 길이 내가 걸어야 할 인생길임을 알려 주고 있었습니다.

직선을 고집하며 살아온 인생길인데 오늘 보니 곡선길이었습니다.

살아갈 인생길은 쉽지 않은 곡선임을 깨닫게 해준 선경이 고맙기만 합니다.

양말을 적시며 열렬하게 구애했던 눈 아가씨를 털어내며 잠시 올라왔던 길을 뒤돌아봅니다.

저 아래 복합웰컴센터서부터 길게 이어지는 간월산 공룡능선이 참으로 유려합니다.

정상에 오르기 전에 중생대 침엽수가 화석으로 변해 규화목의 생장 모습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중생대에는 이곳 일대가 낮은 곳임을 암시해 주고 있었습니다. ​

산 아래 간월재에도 눈 아가씨가 만든 황홀한 풍경에 빠져 감탄사만 쏟아냅니다.

눈 아가씨가 억새를 부둥켜안고 아름다운 연가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유격훈련하듯 올라 1,069m 정상에 섰습니다.

참선에 들었던 주변의 영남알프스 봉우리에 하얀 이불을 덮고 동안거에 들어있었습니다.

응달진 골짜기마다 두꺼운 이불을 덮고 봄이 올 때까지 잠에 빠져있었습니다.

앙상한 나뭇가지마다 형용할 수 없는 상고대가 피어 있어 장관이었습니다.

천상에서 내려온 눈 아가씨가 최고의 미를 보여준 설국에서 나는 한없이 호강했습니다.

내려와서 만난 간월재 돌탑에 내게 차인 눈 아가씨가 하얀 미색으로 서 있었습니다.

이들의 연애를 질투를 하는지 온 사방을 덮어 버렸습니다.

간월산 눈 아가씨와 이별하고 내려오는데 질퍽한 눈물을 흘리고 있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여간하면 눈 아가씨의 구애를 들어 줄 걸 그랬나 봅니다.

길게 이어지는 구비치는 길을 내려오는데 사이에 눈 아가씨가 눈사람이 되어 배웅해 주었습니다.

내년에 다시 찾아와 구애를 제대로 할 거라면서 말입니다.

하산해서 눈 아가씨와 황홀한 시간을 즐겼던 간월공룡능선과 설경을 뒤돌아 봅니다.

눈 아가씨와 끝없이 인생 이야기를 나누며 닫혀 있던 마음까지도 활짝 열어 인생의 에너지를 얻었습니다.

하여, 영남알프스의 묘미를 즐기려면 눈 아가씨가 놀다 간 간월산을 한번 들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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